파라과이, 산림자원 투자 우리에게 준 교훈은?

권오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 법인장 현지 인터뷰
산림청,파라과이와 산림협력 및 조림투자의향서 체결
1ha 조림지 임대 120불 한국서 상상못할 파격 조건
10년 정도 128ha의 조림지 조림사업 모델 1차 목표
우리 선진 임업기술 코이카 등 기관과 협력 ODA발굴
독일기업 파라과이에 20여개 조합구성 자족 공동생활
불법 벌채 많아 나무 제값 받기곤란 시장 좁아 한계
권오복 "파라과이 산림투자 가치 높아 적극 돕겠다"
온라인팀
news@ecoday.kr | 2020-12-17 10:06:21

[임광수 남미동아일보 재외기자] 중남미의 새로운 산림강국으로 불리우는 파라과이는 산림투자에 미래를 걸고 있다. 이유는 딱 하미래자원이라고 정립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목재자급률이 16%에 불과하다. 산림면적 70%에 달하는데 아이러니하다. 그만큼 잡목이 많다는 뜻과 산림을 자원하는데 여전히 제자리라는 뜻이다. 해외에서 필요한 목재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치우쳤던 해외산림자원 개발을, 남미 땅으로 눈을 돌렸다. 땅도 넓고 기후도 나무 키우기에 알맞는 남미지역으로까지 눈을 돌리게 된 것.

우리 산림청 준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Korea Forestry Promotion Institute, KOFPI)은 2012년 5월 파라과이 현지법인(KOFPI Paraguay S.A.)을 설립됐다. 한국 산림청은 파라과이 정부와 2009년 7월 산림협력 MOU를, 2011년 2월에는 시범조림사업을 골자로 조림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 계기로 현지법인이 설립됐다. 설립 목적은 시범조림사업으로 해외조림 선진기지 구축과 돈이 되는 조림모델을 구축해 국내기업의 남미진출 돕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파라과이 숲을 가꾸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임업진흥원(KOFPI) 파라과이법인 권오복 법인장을 만나 활동상황과 계획을 들어봤다.
  

▲드론으로 본 조림지 전경 


■KOFPI 파라과이법인이 추진중인 주요사업은 무엇인지요?
권오복 법인장: 우리 법인은 2013년부터 아순시온에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Caaguazu 지역에 조림을 시작해 총 1,281헥타르(ha) 면적에 나무를 심어서 관리하고 있다. 심은 나무 종류는 제재목과 연료용(칩, 장작 등)으로 이용되는 유칼립투스라는 종이다. 우리 법인은 심은 나무를 잘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1년에 서너 차례 이상 풀을 베어주고 간벌(솎아베기)과 가지치기도 해주며 겨울철에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산불 예방에도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산불 집중 발생 시기인 8월부터 10월까지 산불감시원을 조림지에 고정 배치해 순찰하도록 해 다행히도 산불이 발생하지 않았다. 10월 중순경 조림지 관할 소방서를 방문해 소액이지만 기부금도 전달하고 조림지 화재 예방을 부탁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의 남미 산림 투자 진출을 활성화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이곳 파라과이에 (주)한파 등 세 개의 국내 업체가 이미 진출해 조림 사업 및 목제품 가공업을 운영하고 있다. 진출 기업이 원만하게 사업에 안착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적인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파라과이 산림청(INFONA)과 아순시온국립대학(UNA) 등 파라과이 정부 및 주요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국내 기업이 진출할 때 필요한 도움을 받도록 하고, INFONA와는 공동으로 시험조림림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임업진흥원(KOFPI) 파라과이법인 권오복 법인장

■파라과이와 한국 임업의 장단점은 무엇인지요? 한국의 선진화된 임산업 기술을 파라과이에 접목시켜 임업인들의 소득증대는 물론 산업화를 촉진 방안을 검토해보면?

권 : 파라과이는 기후와 토질이 나무가 자라기에 알맞는 장점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은 나무를 심은 지 50년이 지나야 벨 수 있는 반면 이곳은 10년 정도면 벨 수 있고 연료용은 5~6년 정도면 수확이 가능하다. 나무를 심을 조림지가 넓고 토지가격이 저렴한 것도 파라과이 임업의 장점 중 하나다. 파라과이는 시내에서 조금만 나가면 초지와 지평선밖에 보이지 않는 드넓은 토지를 가지고 있다. 아직도 나무를 심을 토지 면적이 2000만ha나 있고 이는 한국 산림 면적의 3배 정도 규모다. 토지 가격이나 임대료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에 비해서는 매우 싸다.

우리 법인은 1ha(3000평)의 조림지를 빌리는 데 평균 120불을 지불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조건이다. 외국인이라도 해도 토지를 빌리거나 구매하는 데 문제가 없고 나무를 심으면 나무 소유권을 확실히 보장해 주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동남아는 아직도 외국인이 토지를 구매하거나 빌리는 데 제약이 많고 나무에 대한 소유권도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외국인이 조림사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만 파라과이의 단점은 아직도 불법 벌채가 많아 정상으로 키운 나무를 제값 받고 팔기 곤란한 면이 있고 시장이 좁아 판매에 한계가 있다. 조림 및 나무 가공 기술 수준이 낮은 점도 아쉬움 중 하나다. 내륙 국가이다보니 외국으로 수출하는 데 물류비가 많이 든다. 이러한 단점들 중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기회요인도 있다. 예를 들어, 목재의 다양한 처리 및 가공 기술 등 한국의 발전된 목제품 가공 기술을 이곳에 접목시키면 내수 시장 확대와 수출도 가능하다. 한국의 나무 육종 기술도 파라과이 임업과 접목시키면 여러 가지 쓰임새를 갖는 나무 품종과 제품을 개발해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은 지 1년된 조림지 모습, 사람 키를 6배가 넘는다. 

 
■현지 역점 사업과 한국에서 파견된 임업 전문가는 있는가.
권 : 우리 법인이 시범조림사업 추진 목적은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파라과이 산림, 임업분야에 진출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동안 우리 법인의 시범조림사업 결과와 독일과 같은 다른 나라의 파라과이 산림투자 사례를 국내에 소개해 더 많은 기업들이 파라과이에 관심을 갖고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잘 정착해서 사업에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도 우리 법인의 책무다.


현재 한국에서 파견 나온 직원은 저 혼자이고, 동포 직원 1명과 파라과이 조림전문가 1명이 같이 일하고 있다. 우리 진흥원은 수십 년간 연구개발 경력과 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 조림 전문가는 물론 목제품 가공 전문가들이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자문을 구하고 있다. 파라과이 산림청과 국립아순시온대학 교수진들도 우리 시범조림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한인동포들이 궁금해 하는 파라과이 유칼립투스 시범 조림사업은 무엇인지.

권 : 유칼립투스라는 나무는 원래 호주가 원산지로 유럽인들이 남미에 들여와서 퍼진 수종이다. 파라과이는 1990년대 중반 파라과이 정부가 재조림법을 제정하면서 일반인들이 상업용으로 심게 됐고, 2000년대 초반부터 광범위하게 퍼졌다.


유칼립투스는 아열대 기후대에서 잘 자라는 나무다. 파라과이도 아열대 기후대에 속해서 유칼립투스는 그 어느 나무보다 잘 자란다. 우리 법인 조림지 나무들을 보면 1년에 보통 5m 이상 자라서 심은 지 2년만 지나도 10m를 훌쩍 넘는다. 저희들은 1년에 2~3회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조사해서기록으로 남겨두고 있다.

다 자란 나무는 제재목이나 바닥재 등으로 쓰이고 장작이나 칩 등의 형태로 연료용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나무를 심은 지 3년 정도 지나면 1차 간벌(솎아베기)을 하는데, 그 때 나오는 나무는 대부분 연료용으로 판매한다. 2차 간벌은 심은 지 6~7년이 되면 하는데, 간벌목의 일부는 제재목이나 베니어 원료로 판매되고 일부는 연료용이다. 심은 지 10~12년 정도면 제재목 등으로 판매한다. 유칼립투스는 연료용으로 심으면 5년 정도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다 자란 나무도 10년이면 수확이 가능해서 10년 정도 기다리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심은 지 6년된 조림지 모습

우리 법인이 유칼립투스 수종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법인이 먼저 시범적으로 조림과 관리를 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이 이곳에 진출하게 하는 게 목적이다. 우리는 토지를 임대해서 나무를 심었는데 일부는 '분수-임대계약'형태로 임대료를 내지 않는 대신 나중에 나무를 수확해서 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 조건으로 토지를 이용하고 있다. 조림지 토지주들은 혼목조림 형태로 조림지 안에서 소를 함께 키워서 부수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정지작업(석회 및 비료시비, 경운 및 굴토, 배수로작업 등)과 무육작업(나무 생장을 위한 필요작업으로 간벌, 가지치기, 제초작업, 방화선 관리 등)을 품종 특성에 따라 잘 해줘야만 좋은 생장을 기대할 수 있다. 나무 역시 혼자 저절로 자라는 일은 없다.
 
■파라과이에서 일을 하시면서 특별히 보람이 있었거나 괄목할만한 사업이 있다면?
권 : 올 1월에 이곳에 진출한 임업분야 기업들의 협의회를 만든 것을 말씀드릴 수 있다. 협의회 결성식날 우인식 주파라과이 한국대사, 크리스티나 파라과이 산림청장, 구길본 한국임업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현재 협의회 회장은 (주)한파의 정완준 대표다.

협의회는 비슷한 업종의 국내 기업들에게 정보도 공유하고, 원료 공급 및 가공 등에서 협력을 통해서 상생을 도모하고자 결성됐다. 협의회가 좀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산림투자 분야에 진출해 산림 클러스터를 형성하길 원한다. 그 단지 안에서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부터 가공, 판매, 수출까지 이뤄지면 좋겠다.

■앞으로 어떤 계획은?
권 : 10년 정도 128ha의 조림지에 심은 나무를 잘 가꾸고 판매를 잘해서 훌륭한 조림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에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파라과이 시장 상황과 제도 변화 등을 한국에 소개해 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이곳에 진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건이 허락한다면 우리나라 선진 임업기술을 이곳에 접목시키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발굴해서 추진하면 좋겠다.

▲나무와 소가 함께 자라는 조림지 모습 (사진제공 한국임업진흥원 파라과이법인)


​■파라과이 한인동포사회에 바람이 있다면?
권 :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여건과 산업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민들께서 산림투자 쪽에도 관심을 가져보시면 어떨까 싶다.

이와 관련해서 제가 일전에 방문한 적인 있는 독일기업인 FELBER를 소개하고 싶다. 이 회사는 독일 현지에서 800여명의 투자자들이 참여 1만3000ha, 여의도 면적의 40배에 달하는 규모의 조림지에 나무를 심고, 거기에서 나온 나무들을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 파라과이는 물론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산림회사다. 부러움 그 자체다. 투자자들은 자기가 투자한 만큼 자기 명의의 토지를 갖고 그것을 조림회사에 위탁해서 나무를 심고, 가꾼다. 투자자 중에 1ha만 갖고 있는 소규모 투자자에서부터 수백ha의 토지를 구입한 투자자도 있다. 투자자들은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을 얻는다고 한다.

또 하나의 부러워 부분도 있다. 파라과이에는 20여개가 넘는 독일 사람들의 협동조합이 있다. 말 그대로 조합원들이 힘을 합쳐 농사도 짓고 나무도 키우면서 병원과 학교까지 갖춘 자족적인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명의 투자자가 모여 조림지 구매 및 관리 비용을 부담하고 전문 회사가 조림-무육관리-벌채를 대행해 생산물을 구매해 가공, 판매하는 독일회사의 파라과이 산림투자사업모델은 참고할 점이 많다.

파라과이는 아직까지 조림할 수 있는 저렴한 토지를 큰 어려움 없이 임대와 구입할 수 있고, 생산된 나무는 파라과이 내수시장에서 연료용 및 제재용으로 판매하고 일부는 수출할 수 있다. 이 나라는 2020년 9월 외래종에 한해 원목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해 인근의 브라질 등으로 원목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파라과이 정부는 2025년까지 천연림의 벌채, 이용을 감축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앞으로 조림목의 소비가 더 늘어나고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끝으로 권오복 법인장은 "파라과이에서 산림투자사업은 하나의 블루오션이 아닐까 싶다."며 "개인 또는 독일의 경우처럼 몇몇 분들이 함께 뜻을 모아 산림투자를 시작하실 수 있다. 혹시 산림투자에 관심을 가지신 교민들이 계시면 조림지 확보 및 조림 등을 우리 법인에서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다."고 성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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