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습지', 습지보전법 개정 촉구

3일 '세계 습지의 날' 한국습지학회 입장 내놔
희귀 습지 연안습지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주장
홍수저감용 유수지, 댐 등 습지보전법 규정없어
람사르습지 숫자 능사아냐 실질 습지보전 모색
자연적 습지 국내 매달 10ha(약 3천여 평)증발
환경부, 국내 습지 46개소 넓이 1,558.129㎢
국가습지보고서 작성시 민간 참여 넣어달라 주문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1-02-04 10:47:41
▲50주년을 맞은 세계 습지의 날 공식포스터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습지의 보존이 시급하다. 습지는 거대한 호수도 습지의 하나이며 물이 고인 땅은 습지라고 볼 수 있는데 많은 생명체가 존재하지 못해 걱정이다. 농약이나 제초제는 이러한 습지생물의 생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습지보존을 위해 특별히 전국의 저수장을 호수를 모두 점검해 생태환경을 점검해주세요."

우리나라는 아시아 첫 번째로 단일법으로서 습지 보전 및 관리를 위한 법률(습지보전법 1999년 제정)을 가진 국가다.

지구촌에서 습지로 등록된 곳에서 먹고 사는데 의존하는 인구는 10억 명이 넘는다. 안타깝게 습지조건을 갖춘 논을 비롯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매달 10ha(약 3000여 평)가 사라지고 있다. 산업단지 및 도시택지개발 조성을 빌미로 해안, 해양, 내륙습지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습지는 46개 지역으로 넓이는 1,558.129㎢(환경부 지정 27개소, 해양수산부 12개소, 시도지사 지정 7개소, 개선지역 및 주변관리지역 포함)에 달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습지로 지역민들에게 큰 선물을 주는 순천만, 우포늪이 대표적이다. 익히 알려진대로 생태관광, 운송, 수산양식, 환경교육과 연계로 숙박, 유기농 먹거리, 학습체험, 생태기념품 등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까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형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한국습지학회(회장 유철상)는 2일 습지의 날 기념을 시점으로 3일 입장을 내놨다.

습지학회는 '습지보전법' 개정의 필요성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람사르협약에서 정의한 습지는 '자연적이거나 인공적이거나 영구적이거나 일시적이거나, 또는 물이 정체하고 있거나, 흐르고 있거나, 담수이거나 기수이거나 염수이거나 관계없이 소택지, 늪지, 이탄지 또는 수역을 말하고, 간조 시에 수심의 6m를 넘지 않는 해역을 포함한다.'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안습지가 문제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간조시 6m 내에 있는 잘피밭과 같은 조하대습지나 암반조간대의 조수웅덩이와 같은 희귀한 습지를 연안습지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수저감용 유수지, 댐호 등과 같은 인공습지도 습지보전법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부가 기존 습지보전법 상 모호한 표현들은 적극적으로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호소했다. 습지학회는 사실상 습지는 사각지대이자 수 많은 습지가 사라지고 있는데 방치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 해안습지(Outer Banks Wetland)는 학생들이 생태체험을 하고 있다. 

람사르협약은 당사국들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1개 이상의 습지를 람사르습지로 지정하고 그 면적과 숫자를 늘리도록 장려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역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초 협약 가입 시 강원도 대암산 용늪을 제1호 람사르습지로 지정했고, 두 번째로 경남 창녕군 우포늪을 지정했다. 국내 습지중 현재까지 23개의 람사르습지가 지정돼 있다.

습지학회가 지적한 사각지대가 문제다. 물새서식지로서 중요성이 높고 규모가 큰 한강하구, 낙동강하구, 임진강하구 등의 습지와, 생태적으로 중요한 강화도갯벌이나 동해안석호, 겨울철 주요 월동지인 주남저수지나 서산 간척지, 철원이나 연천 DMZ일원 습지는 지정돼 않고 있다.


습지학회 유철상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단은 람사르습지 지정에 숫자만 늘일 것이 아니라 물새 서식지 질이 높은 습지를 지정해서 실질적인 습지보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한 당사국총회 제출하는 국가습지보고서에 대한 입장도 언급했다. 3년마다 개최되는 람사르총회에는 당사국은 의무적으로 국가가 등록한 람사르습지에 대한 국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이 보고서에 담는 것은 람사르협약의 가입국으로서 권고 이행사항과 NGO와의 협력 부분 등을 적시하게 돼 있다.

일본은 국가습지보고서 작성 시 NGO인 일본람사르네트워크에서 의견을 취합해 이를 국가보고서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형식적인 사후 검토(review) 수준에 머물고 있다.

습지학회는 우리 정부는 람사르협약 정신인 '국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한 습지보전과 현명한 이용'이라는 '습지협치'를 진정성있게 풀어나가기 위해 민간부문이 보고서 집필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습지의 수난사는 2009년, MB정부 들어서 무너졌다. 습지보전과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4대강 정비사업을 강행한 탓이다. 환경영향평가조사 매우 형식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사회적 갈등이 극에 대한 4대강 사업은 여의도 면적 10배의 습지 기능이 훼손되거나 사라졌다.

국내 포털의 대표인 네이버가 2월2일 습지의 날을 기념해 습지 일러스트를 메인에 내걸었다. 우리와 다른 해외를 보면, 습지가 배경인 소설인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쓴 첫 소설도 있다.

실제로 소설 배경이 된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 해안습지(Outer Banks Wetland)는 자연 풍경이 으뜸이다. 매년 습지체험 관광객만 100만 명이 훌쩍 넘는다. 자연애호가들의 놀이터로 풍성한 자연생태계 관광 휴양지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습지는 수천 마리의 이주하는 물새들에게 편안하지만 일시적인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뉴욕귀족이나 유럽 방문객들을 끌어 모았던 붐비지 않은 해변과 자연 야생동물을 발견하기를 열망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정은 정반대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는 법원읍 일대 10만 여 평의 산업단지 부지 중 70년 이상 논농사를 더 이상 못하게 됐다. 도요물떼새 등 다양한 새들이 습지가 사라지면서 기착지로 없애버린 결과를 낳게 했다.

습지학자들이나 환경시민단체들이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고 자연을 보호해야하고. 자연은 식물 곤충 동물 인간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달리 순식간이 사라졌다.


▲네이버가 습지의 날 기념 로고 제작한 이희은 작가 작품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람사르협약의 '세계 습지의 날' 주제는 '습지와 물(Wetlands and Water)'로 정했다.

지구 표면의 70%가 물로 덮여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마시고 사용할 수 있는 담수의 양은 이 중 1% 미만이다. 습지는 담수의 대부분을 저장하고 있으며, 오염물질을 걸러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지구 표면의 6%에 불과한 습지는 모든 생물종의 40%가 살고 있는 생명의 요람이다.


습지 생물의 25%와 담수 생물의 33%가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 습지의 중요성은 기후위기시대, 습지 보호와 복원, 물 이용의 효율성, 습지의 현명한 이용 등이 기후변화를 회석시키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고 습지학회는 밝혔다.

​네이버측에서 습지의 날 기념한 로고 제작 의뢰했던 이희은 일러스터 작가는 "20대 초반, 첫 전국 여행할 때 갔던 아름다운 순천만과 어릴 적 외갓댁에 갈 때마다 봤던 갯벌, 논 등을 떠올랐다."며 "게다가 과거 시흥갯골축제 포스터 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담았던 그림들도 습지의 일부란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삼 내가 겪었고 그렸던 자연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됐다."면서 "누군가의 추억이 점점 사라져가는 습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2012년에 세워진 국립습지센터가 있다. 2019년 5월에 국립생태원으로 흡수됐다.


국립생태원 강성룡 습지전문 박사는 "습지가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인간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라며 "가치있도록 잘 지켜내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며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큰 이익으로 안겨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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