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역사를 담다'특별전, 현장의 목격자되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 2020년 3월 1일까지 전시
소리로 남아 전해진 근현대사 역사적 순간 그대로
광복에서 부터 사회적 참사서 오빠부대 원조까지
한 사람 한 사람 터져 나온 광장의 외침 소리기획
추호용 기자
| 2020-01-03 15:18:49

[환경데일리 추호용 기자]남북 대치 속에 대형 확성기를 DMZ를 넘는 소리가 있다. 자연의 소리조차 소멸시키는 소리다.

우리끼리 극한 경헙의 대치되는 광장의 소리가 공존한다. 마치 참새들이 지저기는 소리처럼 들린다. 국가의 위기가 왔을 때, 권력과 맞셔야 했을 때 시민들은 아픔과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아이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소리가 있다. 국가의 중대한 사건과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던 사건사고들이 생경한 소리의 역사 현장이 오픈됐다.

전시장에 마련된 나무로 된 상자문을 열고 삼풍백화점 대참사가 절규의 아비규환의 소름이 돋음의 소리고 있고, 대구지하철 화재 안타까운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불행한 사건도 들을 수 있다.

모두 당시의 현장에서 목격자가 된 듯한 소리로 듣는 슬픈 자화상과 같은 곳곳에 일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특별전이 방학을 맞은 엄마와 아이들에게 인기다.

 

'소리, 역사를 담다' 특별전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2020년 3월 1일까지 기획전시된다.

우리 곁에는 늘 귀를 쫑긋 세우게도 하고, 가만히 귀 기울이게도 하고, 태연히 귓가를 맴돌기도 하고, 무심히 스쳐지나가기도 하는 수많은 소리들이 있다. 도처에 있지만 일순간 아득히 멀어지고, 끝내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 소리가 지닌 특성이지만 녹음 기술이 발달하면서 휘발적 숙명을 타고난 소리를 생생히 기록을 담아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박물관측은 이번 기획의도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과 사회의 변화를 포착한 소리에 주목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모여 폭발하듯 터져 나온 광장에서의 외침도 소중한 소리라고 밝혔다.

특히 시대상으로 터진 긴박하고 처절했던 사건사고의 순간들, 부를 수 없어 속으로 삼켜야 했던 노래, 계몽과 신념의 메시지, 익숙하고 친근한 일상의 기록까지 전시관에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기획전시는 크게 3가지 테마인 '소리길', '소리극장', '소리창고'로 구분에 당시 시대상을 엿보기 충분하게 꾸렸다.

먼저 소리길(Audio Promenade)는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다가 보는데 의미가 있다.

누구의 목소리일까? 언제일까? 어디일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때로는 환희와 기쁨이 넘쳐나고, 때로는 갈등과 대립으로 팽팽했던 그 소리를 따라 걷다보면 우리가 살아온 시간들이 역사적 순간들이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소리극장(Audio Theater)는 특정 사건을 지칭하는 용어, 기념일 또는 상징적인 날짜로만 기억되는 역사적 기록들을 생생한 목소리로 소환한다. 소리극장에서 상영하는 '그날의 우리'는 20세기 초반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굴곡의 시간 속에 각인된 소리들을 모아 구성한 15분 분량의 소리극이다.

구름 속 먼지가 비를 만들 듯 시대의 작은 웅얼거림에도 당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이 내포돼 있다.

순간순간의 편린들이 엮어내는 한 편의 드라마를 통해 작은 소리가 사회적 공감을 얻는 과정을 되짚어 보는 한편 '우리 삶에 중요한 소리는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마지막 '소리창고(Audio Warehouse)는 소리는 형체가 없이, 무형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소리를 기록·저장·재생·전송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음향 장비를 통해 언제 어디서고 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소리창고는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며 라디오 등을 통해 어렵게 접하던 나라밖 소식부터 청취자를 웃기고 울렸던 라디오 방송까지, 다양한 소리를 전하던 장비들을 한 데 모았다.

또한 그 소리들을 담아낸 다양한 음향 기기들이 '소리창고'를 함께 채운다.  소리창고는 단순한 장비의 나열, 소리의 모음이 아니라 소리의 기록이 우리의 역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그 메시지를 함께 나누는 공감의 공간이다.

주요 음원 자료로는 '조선어독본' 일제강점기 시절 국어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조선어독본의 낭독 음원. 1930년대 당시의 ‘표준 한국어 발음’을 들을 수 있다.

손기정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의 순간과 연설 손기정 기념재단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결승 독일방송 중계 음원과 조선 귀환 직후 손기정의 소감 낭독 음원. 강요된 원고 낭독을 주저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독립운동가의 육성 조소앙기념재단 등 광복 이후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을 호소하던 김구, 조소앙, 서재필의 육성(각각 1946년, 1946년, 1949년)도 만날 수 있다.

4·19혁명 보도 부산MBC 4.19혁명의 시발점이 됐던 3월 15일 마산 시위에서부터 이후의 확산 과정을 담은 부산MBC 라디오 중계 음원도 중요한 역사적 유물이다.

반공웅변대회 한국대중음악연구소 1969년 반공웅변대회 초등학생부 우수상을 받은 한 어린이의 웅변 음원이다.
1960년대 말부터 광범위하게 실시된 반공웅변대회는 수많은 '반공주의의 목소리들'을 만들어냈다.

'오빠부대'의 시작이 된 1969년 클리프리처드 내한공연 실황 한국대중가요연구소 1969년 클리프 리처드 내한공연 실황 음원으로 관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군사독재의 잔재물이자 일제의 관습인 국기하기식 국민체조 통행금지 사이렌 울산MBC등 권위주의 정권 시절 늘 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듣기 어려운 소리도 아이들에게 신기하게 들린다.

언론 흑역사도 빠질 수 없다. 1980년 언론통폐합과 마지막방송 CBS 1980년 언론통폐합 당시 CBS 고별 뉴스와 TBC [밤을 잊은 그대에게] 마지막 방송. CBS 뉴스 아나운서와 TBC 황인용 아나운서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산가족찾기, 1983년 KBS에서 방송한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음원. 접할 때마다 가슴 찡한 감동이 밀려오는 현장의 소리들이다.

 

그리고 눈물의비디오, IMF 구제금융 도입의 여파로 1998년 3월 2일자로 통폐합이 예정된 제일은행(현SC제일은행) 테헤란로 지점 직원들의 소감을 기록한 영상을 수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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