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용산 삼각지를 가다

용산미군기지 주변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에 어떤 것들?
국가용산가족공원, 북한산서 한강둔치까지 흐름 이어가야
용산기지 안팎, 역사적인 희노애락 장소 건물 보전가치
녹색연합, 미군기지 담벼락따라 풍경 지도 만들기 착수
미스킴라일락, 위수감옥, 만초천, 삼각지로타리 등 추억
용산 미군 기지 기름범벅 오염토 정화 대책 차질없어야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1-01-12 15:20:36
▲박정희 군사독재시절 세운 삼각지 로타리에 회전교차로는 80년대 명소였다. 신호등 없는 지상에 놓인 교차로는 자동차 통행흐름에 도움되는 기능성에 비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하지만 추억은 추억이다. 네이버 왕짱구 발췌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삼각지 로타리에 궂은 비는 오는데, 잃어버린 그 사랑을 아쉬워하며, 비에 젖어 한숨짓는 외로운 사나이가, 서글피 찾아왔다 울고 가는 삼각지....~" 돌아가는 삼각지, 배호의 히트곡이다.

이곳에는 미군이 주둔한 용산미8군기지가 있다. 용산미군기지 주변에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에 어떤 것들이 있었나.

지금은 없어진 4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삼각지역 한 가운데 회전 로타리가 있었다.

전쟁기념관 옆에는 일본식 잔재물 적산가옥들이 있었다. 주변에 캠프킴을 비롯해 군사독재의 치욕적인 만행이 있었던 남영동 대공분실, 이태원 넘어로 해방촌, 지금도 있는 아이랑택시, 남일당 등이 있다.

남일당은 한강로2가 224번에 있던 용산참사로 유명한 건물명이다. 철거과정에서 경찰, 주민 5명이 목숨을 앗아간 곳이다. 

용산이란 이름은 사실 '둔지산'이 맞다. 많은 사람들이 용산기지 안에 용산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미군기지 내 등줄기 이루는 구릉지의 이름은 둔지산이다.

물론 용산 이름을 따서, 드래곤힐이라는 기지내 호텔이 있다. 이곳에는 한국사람들이 어떻게 출입증을 만들었는지, 카지노를 제집 드나들듯 빠징코를 단골손님들이 많았다.

드래곤힐 호텔은 용산기지가 반환되고 국가공원으로 조성돼도 공원 한가운데 잔류할 예정이다. 호텔이 공원의 허리를 끊는다고 비판도 커,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크다.

용산기지내에는 둔지산, 만초천, 멀리 남산, 4번 게이트쪽에는 위수감옥, 미스킴 라일락이 있다.

네이버 자료에 따르면, 미스김 라일락은 1947년 미국인 식물 채집가가 북한산에서 야생의 털개회나무(수수꽃다리) 종자를 채취해 미국으로 가져가 원예종으로 개량한 뒤 붙인 이름이다. 꽃 이름이 한국 근무 당시 같은 사무실 여직원의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더 유명하다. 아담한 수형과 병해충에 강하고 진한 향기를 내 조경용으로 인기를 얻었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일락 품종이다. 미국 라일락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부터 비싼 로열티를 물어가며 역수입하는 아픔도 있다.

만초천(蔓草川)은 서울 서대문구 무악재에서 서대문사거리 · 서울역 · 서부역 · 청파로 · 원효로를 따라 용산미군기지 안을 걸쳐 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지금은 복개돼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만초천은 만초(덩쿨이 무성한 풀)가 무성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길이는 7.7㎞이고 유역의 폭이 매우 좁은 장방형이며 중하류로 내려오면서 점점 넓어져 호리병 형상을 하고, 1967년 이후 복개가 시작돼 지금은 물줄기를 찾을 수 없다. 여기에 또 하나의 아픔이 있다. 일제 침략자들은 만초천 이름을 버리고 욱천으로 이름을 지기도 했다.


용산위수감옥은  군형법을 어긴 일본군인, 군속들을 가두기 위해 일제강점기 서울 용산에 주둔했던 일본군 제20사단이 기지 내 건설했던 군 시설이다. 1909년 준공 후 11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용산 미군기지에 건물 일부가 남아있다. 이 건물도 허물지 말자는 의견이 학계의 목소리다.

국내 최초 회전교차로인 삼각지로터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입체 로타리는 1967년에 건설됐다. 그리고 27년만인 1994년에 늦가을에 철거됐다.


건설 당시 서울시는 도로건설 계획에 삼각지 로타리 목적을 도심교통난 완화와 강남 개발을 촉진시키고, 외곽지역끼리 교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에 따라 1967년 12월 교통량이 많은 용산 삼각지에 입체교차로가 완공됐다.


삼각지 입체교차로는 한강으로도, 서울역으로도 원효로와 반대편인 이태원까지 갈 수 있도록 했다. 신기한 입체식 로타리는 우리나라 최초로 전국민의 관심이 뜨거워 시골에서 일부러 관광버스를 타고 한바쿼 돌아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당시 지인들이 말에 따르면, 시골사람들이 서울구경길에 삼각지 로타리를 한 바퀴를 돌 때마다 1년씩 수명이 연장된다고 해 7회를 돌기도 했다.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27년 만인 1994년 11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물론 용산 근무 미군들도 입체 교차로 배경을 찍은 사진을 본국으로 가족들에게 자랑하듯 보냈다는 이야기도 많았던 명소다.


불행한 건 또 있다.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이다.


"그냥 하수구에 다 부어요, 미스터김,", "하수구에 그냥 부어버리면 한강으로 흘러들어갈 텐데요." 이 대화 내용은 봉준호 감독이 1000만 관객을 끌어들인 괴물 영화 속 이야기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캠프김 기름유출사고가 있었다. 이태원광장 집수정에는 많은 기름이 유출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용산가족공원에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있고, 좀 더 가면 미8군 전용 헬기 이착륙장이 있다.

녹색연합은 올해 첫 번째 프로젝트로 '용산기지 담벼락을 따라서' 가는 지도를 만들어준다. 용산지도 미리보기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용산의 풍경을 읽고, 걷는 지도를 시민들에게 만들어준다.

녹색연합측은 코로나 때문에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새해에도 용산기지 주변을 봄이 오면 돌아다녀볼 지도 한장을 들고 한바퀴 걸어보기 위해 미리 준비한다고 밝혔다.


아무튼, ​116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용산 미군기지, 어떠한 모습의 공원을 만들어야 할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장이 필요하다.

국가용산공원으로 지정된 이상, 대한민국 대표적인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생태공원으로 구축돼야 하는 것도 필수다.


당초 계획대로, 청와대 북한산을 기점으로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광장, 시청광장에서 프라자호텔을 가로 질러가는 남대문과 남산, 한강둔치까지 생태축을 복원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특히, 남대문로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정신을 말살하고 정기를 훼손하기 위해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일직선을 틀어서 큰 길을 냈던 아픔이 있다.


고인이 된 전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이런 잘못된 역사를 지우기 위해 국보1호 숭례문에서 바라볼 때 광화문이 바로 보일 수 있도록 구상했지만, 여러가지 여건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녹색연합은 이번 용산지도 그리고 시민 참여는 공원이 된 반환기지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용산기지의 미래를 그려보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녹색연합은 지켜야 할 자연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보호방안을 만드는 일, 환경파괴 현장을 고발하고 대책을 세우는 일, 자연과 조화로운 삶의 방식을 교육하고 확산하는 일에 힘써왔다. 또, 환경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시민의 일상이 지구를 살리는 방식으로 변화하도록 돕는 일을 29년째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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