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탄소중립' 체질 개선 '반도체 정복 밀알'

SHE 환경팀 민상근 TL, 물류팀 임상준 TL
ECO Vision 2022 선언 후 친환경 체계 순항
'에너지 누수 차단' 사업장 내 에너지 최적화
온실가스, 미세먼지, 공정가스 공정 내 저감
'클린 사업장 구축' 대체 에너지 인프라 구축
"친환경 반도체 생산공장 SK하이닉스 미래다"
CDP참여 7년 연속 '탄소 경영 최우수 기업'
'탄소 배출 제로' 친환경 그린 플랜트 구축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1-02-16 16:35:43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지난해 여름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와 태풍, 유례없는 폭염과 허리케인, 한파, 가뭄, 산불 등 괴물이 된 기후 앞에 기업들의 생존본능이 '친환경 경영 역량'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년부터 세계 주요국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의무 감축이 시행됨에 따라 제법 매출이 크다는 다국적 기업들의 더욱 눈여겨 보는 항목은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지수다. 즉 환경보호를 넘어 기업 생존이 걸린 문제로 인식했다.

차세대 반도체산업을 리더할 SK하이닉스도 멈춤없는 발 빠른 움직이고 있다. 2018년 에코비전 ECO Vision 2022(ECO, Environmental & Clean Operation)를 선언하고 친환경 생산 체계 준비로 분주하다.

 
오너나 말단 연구원의 커뮤니티 공간에서 공감한 부분이 바로 '적극적인 탄소 배출량 감축 활동이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건 물론, 지속가능한 녹색 경영 모델을 선도할 수 있다'고 동의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이런 노력이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SHE 환경팀 민상근 TL과 구매 물류팀 임상준 TL에게 들어봤다.

▲이천 캠퍼스 내에 운행되고 있는 친환경 전기 자동차 앞에 선 SK하이닉스 물류팀 임상준 TL(사진 왼쪽), SHE 환경팀 민상근 TL

이미 알려졌다시피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효력은 휴지통에 들어갔다. 이유는 2015년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신기후체제의 근간이 될 파리협정이 채택하면서다. 협약에 따라 지구적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95개 당사국 모두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어게인 어스'로 돌려야 한다는 절박함때문이다.  궁긍적으로 더 이상 지구 평균온도를 2℃ 이상 올리면 안된다는 배출량 감축 목표가 작동된 셈이다.

전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산업체는 비상이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하지 않으면 물건 만들어봐야 팔리지도 않을 뿐도 해외 시장에서 거들떠 보지 않게 된다. 이게 국제사회 약속이다. 우리나라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금은 평시같은 분위기지만 사실은 기후변화를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창출의 기회 포착이 충혈된 눈이 가실 날이 없을 정도다.


구구절절 말하기 지루할 수 있지만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BAU) 대비 30% 감축' 자발적 목표에서부터 숨가쁘게 달려와 지금 배출권거래제까지 와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 한국판 뉴딜정책이 실효성도 시험대에 놓인 건 부인할수 없다.

반도체산업으로 돌아와서 감축 성패는 제조업 입장에서 중요한 변수가 있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6가지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를 얼마만큼 약속데로 지킬 수 있느냐다. 대기업별로 환경전담 임원들이 좌불안석인 것도 정부가 감축 목표량을 각 업체에 할당했기 때문에 자칫 생산성 효율 하락으로 이어져 화살이 그들에게 꽂힐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수동적인 동참을 넘어, 선제적인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을 고민했다. ECO Vision 2022는 '환경 활동', '반도체 생태계 강화', '사회문제 해결' 각 분야에서 실행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환경 활동 분야에서 2022년까지 2016년 BAU 대비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 이를 달성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 통한 사용량 및 비용 절감 ▲기술 개발과 장비 개선으로 배출량 감소 ▲탄소 배출하지 않는 대체 에너지 인프라 구축 세 가지 지혜를 짜내고 있다.

 
SHE 환경팀 민상근 TL은 "SK하이닉스는 이미 감축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며 "세계반도체협의회(WSC) 자발적 감축목표에 합의해 과불화탄소(PFCs) 배출량을 10년 전에 1997년 대비 10%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부터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참여해 7년 연속 '탄소 경영 최우수 기업'에 선정되는 등 감축을 위해 노력을 여과없이 전체 사업장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최적 가용 기술(BAT)과 장치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감축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제조업에서 불편한 물질은 '과불화탄소'다. 이 물질은 탄소(C)와 불소(F)의 화합물로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온실가스의 한 종류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CO2에 비해 많게는 수만 배에 이르고 일부 경우 대기중에 5만 년에 머문다. 이 물질관련, 기상청에서 한반도 대기물질을 측정한 결과, 경기 파주, 충남 서산, 경북 구미 등 일대에 많이 분포로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최적 가용 기술(BAT) 확보를 위해, 환경부가 고시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 관리 운영 지침'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절약과 관련 경제·기술적으로 사용 가능한 효율적인 활동이나 운전 방법에 심혈을 쏟았다.

SK하이닉스는 자체적으로 혹은 그룹계열사의 기술 자문 등을 위해 친환경 기술 개발부터 전기자동차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지 않았다.

가정에서 전기 소비억제를 위해 플러그를 뽑는 것처럼, SK하이닉스의 에너지 저감 활동도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됐다. 규격화된 에너지 운영 시스템 ISO50001을 도입해 건물과 장비를 가동하는 데 사용되는 전력량을 최소화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동시에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처리하는 스크러버 장비를 개선해, 밖으로 배출량을 확 줄여나갔다. 또 대체 에너지를 찾아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 플랜트(Green Plant)로 거듭날 준비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착한 친환경 반도체에만 찍히는 환경성적표지(탄소발자국 5개, 저탄소제품 6개)인증도 획득한 상태다. 생산라인에는 탄소 배출 부문에서 전과정평가(LCA)로 '탄소발자국'인증을 획득한 제품 중 저탄소 기술을 적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획득한 '저탄소 제품'이 11개에 달한다.


민상근 TL는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내내 꺼지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 반도체 공장은 수 많은 장비를 가동하고, 또 가동된 장비의 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과 공업용수가 필요하다."며 "쓴 만큼 배출되는 배출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에너지 사용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누수를 막고,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저탄소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첫 번째 단추"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전사적인 에너지 운영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전 사업장 내 에너지 사용 현황을 체크하고, 지속적인 성과지표 관리를 통해 에너지 저감 활동의 효과를 파악해 왔다. 그 결과 2014년 영국표준협회로부터 친환경 에너지 경영 국제표준인 에너지경영시스템(ISO50001) 인증을 획득했다. ISO50001 운영을 통해 개선점을 찾고 실제 에너지 절감을 이뤄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외기조화기(Out Air Conditioner) 에너지 효율 개선 작업'이다. 클린룸 내외부의 공기 순환 장치인 외기조화기에 인공지능을 접목, 소모의 전력량을 크게 줄였다. 효과는 있었다.총 27억5000만 원의 비용을 아꼈다.

다양한 종류의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 장비에서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아산화질소(N₂O) 등 온실가스의 원인이 되는 공정가스를 사용한다. SK하이닉스는 ▲1차 스크러버(POU, Point Of Use Scrubber) ▲미들 스크러버(Middle) ▲2차 스크러버(Main)의 3단계 처리 절차를 거쳐 분해하고 있다. 그중 1차 스크러버는 제조 장비에 직접 연결돼 전체 공정가스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매우 중요한 장치. 일정한 처리 효율 유지를 위해 적외선분광기(FT-IR)를 통해 꾸준히 성능 검사를 진행한다. 기존 FT-IR장비는 1차 스크러버 쳄버 내부에 유입된 공기로 인한 희석으로 공정가스 농도의 정확한 결과값을 얻기 어려웠다.

 
장비에 따라서는 실제보다 처리 효율이 더 높은 것처럼 잘못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함께 1차 스크러버 내부의 공기 희석 효과를 감별해내는 측정 장비(QMS)를 활용한 기술을 개발했다.


QMS를 통해 공기 희석량을 측정함으로써 정확한 처리효율값을 얻을 수 있게 된 것. 이를 통해 사업장 내 1차 스크러버 전반에 대한 성능 검사 및 장비 개선이 이뤄져, 이천 사업장 경우 PFCs에 의한 공정가스 배출 감축률은 2015년 대비 2배 늘렸다.

이와 더불어 1차 스크러버의 부산물 중 하나이자, 미세먼지의 원인이기도 한 질소산화물(NOx)을 제거 기술도 개발했다. 산화환원 반응의 원리를 활용한 De-NOx 시스템을 미들 스크러버에 장착, 기존의 습식 처리 방식만으로는 잡아내지 못했던 질소산화물까지 포집처리할 수 있게했다. 90% 이상의 높은 질소산화물 제거율을 자랑하는 De-NOx 시스템은 향후 이천 사업장 내 M14 공장을 중심으로 신규 팹(Fab)인 M16과 청주 사업장까지 적용된다.

▲SHE 환경팀 민상근 TL

민상근 TL은 "QMS와 De-NOx의 도입으로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질소산화물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국내 사업장 내에는 흔한 모습은 하루 종일 바쁘게 많은 차량들이 왔다갔다한다. 이 차량들은 사업장 내부 물류 운송과 이천 및 청주 사업장 간 협업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사업장 안팎으로 조성된 40여 개의 운행 노선을 따라 100대가 넘는 대형 디젤 차량들이 매일 1600회 이상, 무려 2만 3000km에 이르는 주행거리를 왕복하며 자재를 나른다. 이 차량들로부터 발생하는 매연의 양은 하루 8톤, 연간 2600톤에 달한다.


이러한 매연 문제 해결차원에서 사업장 내 운행되는 화물 운송 차량들을 전기자동차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업용 전기 구동 화물차량이 출시되자마자 바로 교체에 나선 것. 이 차량의 최대 용량이 1톤인 것을 감안해, 전체 100여 대의 차량 중 40대에 해당하는 소형 1톤 트럭부터 교체하기로 했다. 연식이 오래돼 배기 장치가 노후한 차량 10대를 최우선 교체 대상으로, 이천 사업장은 7대, 청주 사업장에서 3대의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연말까지 이천 사업장 내 1개소, 청주 사업장 내 2개소, 총 3곳의 전기차 전용 충전 시설도 설치될 예정이다. 향후 5년 안에 사업장 내 모든 1톤 차량을 전기차만 볼수 있게 된다. 목표가 달성되면 연 400톤 가량의 온실가스 저감이 예상된다.

▲SHE 환경팀 민상근 TL

이 부분에 대해서, 물류팀 임상준 TL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술 등이 발전해 2.5톤, 5톤 등 대형 차량도 전기차로 대체가 가능해지면 그 효과는 더 클 것"이라며 "기술 변화 추이를 보며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어느덧 ECO Vision 2022가 발표된 지도 3년이 됐다. 지금까지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가 준비하고 있는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의 다음 스텝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5개년 계획으로 수립된 ECO Vision 2022는 매년 단계적으로 정해 이를 실행해오고 있다. De-NOx, 태양광에너지 발전 설비 확대 등을 비롯한 ECO Vision 2022의 남은 활동들은 2021년의 단기 목표 및 지향점에 따라 수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ECO Vision 2022의 목표 달성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2022년 이후의 환경 보호 활동을 위한 새로운 중장기 로드맵도 검토 중이다.


민상근 TL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탄소중립(Carbon Net Zero)'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체제 구축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며 "한정된 에너지 자원을 수동적인 소비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그린 플랜트(Green Plant) 기업으로의 체질 바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재생에너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내외 재생에너지 정책을 살펴서, 신규 공장과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도 꾸준히 늘릴 예정이다. 최근 이천 캠퍼스 내 641kW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이 대표적 사례. 이 설비는 월평균 약 60MWh의 전력으로 식당 조명 등에 자체 공급하고 있다. 탈플라스틱 정책에 참여하기 위해 제품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쓰는 플라스틱 소비량을 줄일 방안도 모색 중이다.

임상준 TL은 "반도체 칩 손상을 막기 위해 겉면을 포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플라스틱이 사용된다."며 "대체 친환경 포장재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시야를 국내외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발 앞선 대비와 노력으로 친환경 기업이라는 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끝낸 SK하이닉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이러한 변화에 모든 구성원들이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당부했다.

 

"온실가스 감축은 더 이상 몇몇 기업만의 과제가 아닌,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만큼 범지구적으로 빅이슈가 됐다. 이럴 때일수록 '나의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작은 실천에 동참이 필요하다. 작게는 사무실 전기를 아껴 쓰려는 노력부터, 나아가서는 기업이나 정부에서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 관련 활동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이 꼭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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