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바다 속에 심상치 않다

법정 보호종 산호 '해송'집단서식지 폐사
서귀포 문섬 바닷속 '천연기념물' 사려져
난대성 생물 지표종 담홍말미잘 폐사 확인
문화재청,해수부 등'보호종·보호구역'부재
기후변화 수온 상승 등 원인, 실태 '시급'
제주 바다서 물고기 50% 이상 아열대 어종
산호충류 변화상 추적, 변화 대책 수립해야
녹색연합, '산호보호센터' 추진 거듭 촉구
장수익 제주취재본부 기자
| 2020-06-03 17:36:49

[환경데일리 장수익 제주취재본부 기자]국립수산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제주 연안에서 관측된 연평균 수온은 1988년 19.2도에서 30년 만에 20.4도로 1.2도 상승했다. 최근 30년간(1989~2018) 우리나라 평균 해수면은 매년 2.97mm 상승, 특히 제주 부근이 연 4.26mm로 가장 높았다.

제주 연안 아열대 어종 출현빈도는 해마다 증가해 제주 바다에서 발견되는 물고기의 50% 이상이 아열대 어종으로 확인됐다. 제주수산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대만, 호주 등 전 세계 열대 및 아열대 해역의 산호초 지대에 서식하는 그물코돌산호가 제주 바다에 정착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특히 문섬 일대의 감태, 모자반 등 해조류가 수온 상승으로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하는 현상이 현지 다이버에 의해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2006년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관리기반을 확보했다. 생존을 위협받거나 보호해야 할 가치가 높은 해양생물 77종을 현재 '해양보호생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해수부령이 정하는 '해양보호생물'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종,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는 종, 학술적 경제적 가치가 높은 종으로, 국제적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종 등을 포함한다. 산호충류는 19종이 보호대상해양생물에 포함된다.

녹색연합은 4월과 5월 서귀포 문섬 일대 바닷속에서 법정 보호종 '해송'과 '긴가지해송'의 집단 폐사를 확인하면서 심각한 바다의 침몰을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난대성 생물 지표종이라 할 수 있는 담홍말미잘이 해송에 기생하면서 집단 폐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녹색연합측은 국내 최대 해송 집단 군락지인 문섬 새끼섬 동쪽, 수심 20~30m 사이에서 확인한 해송 집단 폐사는 충격적이다고 밝혔다.

이같은 원인은 해송의 뿌리, 줄기와 가지에 부착한 담홍말미잘은 점점 서식영역을 확장하고, 해송은 담홍말미잘의 기생으로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앙상하게 말라 죽고 있었다.

'바다의 소나무'라 불리는 해송은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해수부 지정 해양보호생물, '멸종위기종의 국가 간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II로서 국가 차원에서 시급히 보호해야 할 국내외 멸종위기종이다.

그러나 관계 행정기관은 보호종, 보호구역 지정 후 관리에 손 놓았다. 해송에 대한 구체적인 연차별 모니터링 자료도 없다. 해송의 집단 폐사도 파악하지 못했다.


산호충류 연구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염분의 밀도 저하,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교란 등 다양한 원인을 지목하고 있다.

바닷속 문화재이며 보물인 산호 '해송'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담홍말미잘의 급격한 확산과 해송의 집단 폐사에 대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녹색연합은 문섬 새끼섬 동쪽, 수심 20~30m 일대를 네 차례 직접 수중 잠수해 사진과 영상으로 해송 집단 폐사를 기록했다.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담홍말미잘은 문섬 새끼섬 일대 해송 서식지를 급속히 훼손하고 있었다. 담홍말미잘은 해송, 긴가지해송 등 각산호류의 뿌리, 줄기와 가지에 한두 개체씩 부착해 기생하다가 점점 서식 영역을 확장했다.

해송의 가지 전체에 담홍말미잘이 부착된 것도 있었고, 이미 폐사된 해송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해송 주변의 암반에 부착해 서식하는 담홍말미잘도 확인했다.

국내 최대의 해송 서식지라 할 수 있는 문섬 새끼섬의 해송 대부분이 담홍말미잘에 의해 말라 죽고 있었다. 해송류의 가지에 무리지어 사는 담홍말미잘의 존재는 이미 학계에서 10년 전부터 확인하고 있었지만, 이번 경우처럼 해송 서식지가 전체적으로 훼손되는 경우는 처음이다.


담홍말미잘에 의한 해송 폐사는 문섬 한개창, 범섬, 송악산 형제섬 일대에도 보고되고 있다. 제주 연안에 국내 산호충류 160종 중 125종이 다양하게 서식하며, 특히 서귀포 문섬과 범섬 일대는 세계 연산호 서식지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번에 해송 집단 폐사가 확인된 문섬 일대는 그 자체로 국내외 보호구역으로 지정 철저한 관리가 요청되는 지역이다.


문화재청은 서귀포 일대와 송악산 일대를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으로 지정, 문섬과 범섬은 그 자체로 천연기념물 제421호 '문섬 범섬 천연보호구역'이다.

법적 영역만 따지면, 해송은 철저하게 보호, 관리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문화재청,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해송 등 법정 보호종 산호충류에 대한 개체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않았고, 관련 예산과 인력은 전무하다.


▲긴가지 해송 

법정 보호종 산호충류 관리를 위한 독립 기관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멸종위기 산호충류를 법정 보호종으로 중복 지정하면서도 현장 관리는 떠넘기기에 바빴다. 이번 '해송'집단 폐사의 사례처럼, 관계 행정기관은 현장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담홍말미잘이 급격히 확산한 이유는 정확한 모니터링 정보가 없기에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국가생물다양성 정보공유체계에 소개된 담홍말미잘은 한반도 난류성 생물의 특성을 잘 반영하는 생물지리적으로 중요한 종’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해양생태계 변화에 민감한 난류성 지표종임을 알 수 있다. 즉 기후변화가 담홍말미잘의 확산과 해송 집단 폐사에 연관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녹색연합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생태계, 특히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된 산호충류의 변화상을 추적, 변화에 따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제주 바다 산호충류의 현장 모니터링, 연구와 조사, 교육과 홍보 등을 총괄할 '산호보호센터'를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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