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땅 후쿠시마 원전사고 10년후, 우리는?

후쿠시마 10주년, 마포문화비축기지서 퍼포먼스
"탈핵 실천으로 핵발전소 이제 그만!"거듭 호소
기후위기와 핵사고로부터 안전한 미래 결단 필요
'311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 성명
원전 안전 대책,신규 건설 금지 제도 등 5개항
후쿠시마 사고후 반경 40km '영원히 죽은 땅'
"한국서 탈핵 맹비난 악의적 정치공세뿐"일축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1-03-11 14:23:14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3월 11일은 사실상, 원전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10년 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쓰나미로 인해 바닷물이 침투하면서 원자로가 폭발한 날이다.


그로부터 사고 10년, 일본은 그 후유증으로 시달리고 있다. 언론보도를 통제하고, 특히 올해 개최할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려는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일본 스가 정부는 갈수록 늘어나는 원전오염수를 여전히 조금씩 제염을 하지 않고 몰해 무단방류하고 있다. 급기야 250만 톤 이상을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이 세운 채, 시기를 엿보고 있다.


국내 사정은 엉뚱하다. 사회 안전불감증과 정치적 논리로 탈핵운동 폄하는 여전하다. 시민사회단체와 원전산업계는 상반된 서로를 향한 외침뿐이다. '기후위기시대의 에너지 생산의 유리한 해법'이라는 친원전 관련단체와 힘겨루기를 펴고 있다.

문제는 냉정한 현실이다. 일본은 대지진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부터 원전이 무사할 것이라고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바로 뼈아픈 참교훈을 준 후쿠시마 사태로부터 악몽의 학습한 상태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원전캠퍼니는 "후쿠시마 사고후 반경 40km는 사람이나 짐승들이 살수 없는 영원히 죽은 땅이 됐다."면서 "일본 원전산업도 가장 안전하다고 홍보해온 발전소가 지진 앞에 맥을 못추는 데 과학의 기술은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한국에서도 깨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전폭발은 일반 사고와 전혀 다른 차원으로, 한번 사고는 그 어떤 방재시스템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끌수 없는 재앙의 불"이라며 "한국에서 탈핵단체를 맹비난하는 건 당장의 이익만 좇는 무리들이 악의적인 정치공세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11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소재 마포문화비축기지에서는 국내외 언론사들이 취재열기 속에 흥미로운 "탈핵 이제 그만!"이라는 타이틀로 시민사회단체들이 후쿠시마 사고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에너지정의행동 등 종교·시민단체들로 구성된 '311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가 마련했다.


이날 활동가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핵발전소는 오염 물질을 내뿜고 있는 현재 진행형으로, 핵발전소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면서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가장 현명한 대책은 핵발전소 신규 건설을 금지하고,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의 즉시 폐쇄하며 수명연장 금지를 제도화하고,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한다."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탈핵을 선언했지만 신울진 3·4 호기 공사인가 기간을 연장하고, 고리 2호기의 수명연장을 시도하는 등 여전히 탈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며 "대통령 임기내에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의자 311개를 영문 'NO' 모양으로 배치고 의자에 '핵발전소 폐쇄하라', '핵 없는 깨끗한 세상에서' 등 시민들이 보낸 탈핵 문구가 적힌 피켓을 배치하는 '기억의 탈핵의자' 퍼포먼스를 벌였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5개항을 정부측에 시민단체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먼저 정부측을 향해 ▲핵발전소 안전 대책 마련 ▲핵발전소 신규 건설 금지 제도화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 제도화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 ▲대통령 임기 내 책임 있게 행동을 호소했다.


이날 마포구 관내 성미산 대안학교 학생과 교사 50여명은 함께 참여해 율동과 노래를 통해 후쿠시마 사태로 희생된 수 많은 일본인들을 기억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특히 원전문제 심각성을 듣고 자연소중함과 더불어 에너지 절약, 친환경제품 사용 권장하기, 환경 및 에너지 교육학습 등을 이해하고 더 적극적인 참여를 하기로 했다.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가장 현명한 대책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 금지와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의 즉시 폐쇄,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라면서 "후쿠시마 핵사고를 기억하고 정부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후쿠시마핵사고 10주년준비위원회 소속 시민단체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노동자연대, 녹색당, 녹색연합, 대전탈핵희망,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불교환경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아이쿱생협(강남, 강서, 도봉노원디딤돌, 서대문마포은평, 서울, 송파),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전환포럼, 에너지정의행동,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 원불교환경연대,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 정의당, 정치하는엄마들, 제주탈핵도민행동, 참여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 남자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천주교 예수회 사회사도직위원회, 천주교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초록을그리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탈핵부산시민연대, 탈핵신문, 탈핵에너지교수모임,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한국YWCA연합회,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회, 한살림연합, 핵없는사회를위한대구시민행동, 핵없는사회를위한충북행동, 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환경운동연합, 환경재단, 환경정의다.


 
<기자회견전문>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핵발전소의 핵연료가 녹아내리고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누출되었고, 16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사고 후 9개월 내에 방사성물질의 유출을 억제하고 핵발전소 위에 덮개를 씌워 방사능 확산을 막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 후 1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오염물질을 내뿜고 있고, 오염지역 대부분은 제염되지 못했으며, 오히려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하고 있다.


2월 또다시 후쿠시마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가 10년 전의 핵사고를 떠올리며 불안해 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당연한 일이다. 2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한국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소에 대한 안전 대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2021년에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한 수소제거장치가, 지난 2020년에는 자연재해로 인해 전원이 끊길 것을 대비한 비상발전차량이 결국 불량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우리는 자연재해이든, 인재이든, 어떤 이유로든 핵발전이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더 나아가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와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라는 공약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한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한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심사 연장 요청은 2023년이면 순리에 따라 폐쇄에 들어가는 핵발전소를 무리하게 수명연장하려는 시도다. 연이어 2월에 산업부는 신울진3,4호기 핵발전소의 공사계획인가기간을 2023년 12월로 연장하면서 정책의 후퇴를 가져왔다.

이 뿐인가. 10만 년 이상 안전하게 관리해야만 하는 핵폐기물은 우리가 핵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지금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전하게 처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엉터리 공론화로 주민들을 우롱하고 맥스터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심지어 산업부는 UAE 핵발전소 준공과 더불어 체코와 폴란드 등 해외 신규 핵발전소를 수주하는 데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지원에 나섰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을 보면서 충격에 휩싸였던 기억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후쿠시마 핵사고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남겼는가.기술 강국 일본에서 발생한 핵발전소 폭발 사고는 '평화적 이용'으로 포장된 핵발전소 안전 신화를 무너뜨렸고, 그 후 수십조원의 처리 비용은 핵발전소의 경제성 역시 완전히 무너뜨렸다. 10년이라는 시간으로 무마시키기에는 그 위험과 그에 따른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그런 의미에서 핵발전과 함께 안전한 미래를 만들 수 없음을 말해 주고 있다.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가장 현명한 대책은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 수명 다한 핵발전소 즉시 폐쇄,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에 있다. 탈핵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선명한 구호와 그를 실현하려는 행동이다. 후쿠시마를 기억하라. 그리고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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