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갈리시아 대서양 연어 멸종 위기…환경단체, ‘보호종 지정’ 촉구 총공세
고용철 기자
korocamia@naver.com | 2026-04-20 04:36:01
- 하천 오염, 보·댐으로 인한 생태계 파편화, 행정 당국의 소극적 태도 및 스포츠 낚시 허용
- 뱀장어, 칠성장어 등 수생 생태계 전반의 연쇄적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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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의 상징적인 수생 생물인 대서양 연어(Salmón Atlántico)가 전례 없는 멸종 위기에 직면하면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환경단체 ‘알레르타 살몬 가예고(Alerta Salmón Galego)’를 포함한 5개 주요 환경 조직은 최근 갈리시아 자치정부(Xunta de Galicia)에 2,500여 명의 시민 서명부를 제출했다. 이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대서양 연어를 ‘갈리시아 멸종위기종 카탈로그’에 즉각 등재하고, 멸종을 막기 위한 긴급 회복 계획을 수립하라는 것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현재 갈리시아 하천의 생태계 지표인 연어 개체수가 사실상 붕괴 수준에 도달했다”며, “정부의 공식적인 보호종 지정만이 행정적·재정적 자원을 동원해 이들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열쇠”라고 강조했다.
대서양 연어의 위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대서양 연어 아틀라스(Atlas del Salmón Atlántico)’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갈리시아 내 연어 개체수는 1970년대와 비교해 80% 이상 급감했다. 특히 2025년 한 해 동안 포획된 연어는 단 4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어, 사실상 자연 번식 및 생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모천으로 돌아오는 특성을 지닌 종으로,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연어의 실종은 곧 갈리시아 하천 생태계 전반의 기능 상실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어 멸종 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하천 생태계의 파편화와 오염을 꼽는다. 댐이나 보와 같은 물리적 장벽이 연어의 회귀 경로를 차단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수질 악화가 서식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위기가 연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천 생태계의 또 다른 주요 종인 유럽 뱀장어(Anguila)와 칠성장어(Lamprea) 역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며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갈리시아 내륙 수계 생태계가 총체적인 붕괴 과정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상황이 이토록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스포츠 낚시 대회가 열리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아 에스트라다(A Estrada)에서 열리는 국제 낚시 대회는 환경단체들로부터 “생물학적 생존보다 유흥을 우선시하는 모순적 행태”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단체들은 예방적 보호 원칙에 의거해 모든 관련 행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자치정부의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법적 의무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갈리시아 생물다양성 관측소’는 2025년 한 해 동안 단 한 차례도 회의를 소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이러한 수수방관적 태도가 위기를 키웠다고 주장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만약 대서양 연어가 공식 보호종으로 지정될 경우, 갈리시아 정부는 의무적으로 하천 준설, 수질 정화, 물리적 장벽 제거 등을 포함한 ‘하천 연결성 회복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이번 서명 운동과 환경단체의 공세는 단순히 한 종의 보존을 넘어, 갈리시아 환경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갈리시아 자치정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대서양 연어의 운명은 물론, 향후 지역 생물다양성 보존 정책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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