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권리', 제대로 된 어린이 놀이터 확대해야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3-03-02 21:11:08

행안부,학부모 눈높이 설계 신개념 놀이터 지원
경주시, 황성동 현진어린이공원 공원 내 착공
정부 민간기업 참여 창의 및 힐링 놀이터 참여
국제 NGO 세이브더칠드런 꾸준하게 확대 노력
전국 103호 놀이터 조성, '놀이터지켜라' 지속
어린이놀이터 아이들 웃음 사라진 배경 어른탓
천편일률적 시설, 관리허술, 위험한 구조 문제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놀이터를 지켜라", 이같은 외침은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를 기반으로 '모든 아동은 충분히 쉬고 재미있게 놀 권리가 있다'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놀이터에 가보면 낮 시간인데도 노는 아이들이 많이 없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초로 지난해 기준 103번 째 아이들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어린이 야외 놀이터가 들어서게 된다.


지금까지 어린이 놀이터는 정작 아이들 발길이 뜸한 이유가 있었다. 녹슨 쇠사슬 그네와 미끄럼틀, 폐타이어 받침대인 시소, 지저분한 모래밭이나 탄성바닥재가 찢겨지거나 색이 바랜 울통불통했다. 이렇게 관리가 제대로 안되거나 놀이시설 구성이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은 점점 설 땅을 잃고 있다. 

주인공이 없는 놀이터는 애물단지가 됐고, 놀이터 주변환경까지 나빠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보거나 게임하는 쪽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 곳에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볕에 쫴는 공간으로 변했다.

실제로 서울시 은평구 관내 놀이터 이용한 시간을 점검한 결과, 동네 아이들이 흥미롭지 않은 놀이기능으로 30분 내외로 떠나는 행태를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서울시 은평구에 놀이터를 전수조사한 결과 4살부터 10살 여아 중 놀이시설물이 너무 단순하고 모든 이용자를 수용할 만한 규모가 작고 운동기구에 머리를 다치는 아이가 종종 있었다고 파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어린이 놀이터 조성은 아이들의 신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되지 않도록 철저한 환경표지인증을

받은 제품(재질)을 쓰도록 하고, 안전진단 역시 지자체에서

2년마다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한 관리가 되도록 관련 법안을 적용하고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역사회의 '놀 권리' 인식을 향상하고 지자체와 함께 지역 내 놀이환경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놀이환경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청 아동정책팀 관계자는 "놀이터가 단순히 구청에서 만든 시설이 아닌 아이들의 일상에 꼭 필요한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정책적인 측면에서 아이들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더 황당한 점은 아이들 놀이시설물이 단순해 단지 친구들과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고 놀면서 나는 일상소음에 주변 어른들이 자주 호통을 치는 웃지 못할 풍경도 반복됐다. 심지어 청소년들이나 어른들이 흡연 장소로 어린이놀이터가 됐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창의력과 신남을 유발하고 안전한 놀이시설이 세이브더칠드런에 의해 탄생했다. 2021년 (주)코오롱의 후원으로 서울시 및 사랑의열매, 은평구와 손잡고 녹번동에 위치한 새록어린이공원을 새롭게 조성했다. 놀이터 개선과정에 지역주민과 아동이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이를 놀이터 설계에 반영 및 개선했다. 그리고 이곳 놀이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절로 나왔고 동네 명소의 신나는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국제아동권리 NGO단체의 자문은 물론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신개념 창의·힐링 놀이터가 경주에 들어선다.

2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시 황성동 1164번지 소재 현진어린이공원을 지역민 친화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달 27일 '현진어린이놀이터' 착공에 나섰다.

앞서 시는 지역 어린이공원 내 43개 놀이터 중 인구밀집도와 시설개선도 등을 감안해 필요한 현진어린이공원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번 어린이놀이터 조성사업은 '경상북도 어린이놀이터 공모사업'으로 총 사업비 5억원이 투입되며, 완공은 9월이다. 이를 위해 경주시는 착공 전부터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왔다.

특히 아동 전문가 자문을 위해 지난해 2월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황남초 학생 17명으로 구성된 참여단과 주민·교사·아동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협의체와 워크숍을 4차례 개최하는 등 주민참여형 사업의 의미를 더했다. 

이 같은 주민참여를 통해 기존 틀을 깨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조합놀이대, 트램폴린, 스파이더네트 등 설치하는 '설계안'을 지난해 12월 최종 확정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시공과정에도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 협의체와 지속 협력할 계획이다.

시는 현진어린이공원 놀이터 조성사업을 통해 어린이들의 창의력 증진 및 모험심과 호기심을 높여주는 아동 친화적 놀이공간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모사업에 뛰어든 칠드런 지역본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이뤄진 사업이지만, 위치에 따라 정부 예산이나 민간기업 지원으로 조성된다."며 "우려되는 놀이터 시설에 대한 바닥재, 페인트, 화학물질 용출로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주는 유해성 문제를 없애기 위해 철저한 친환경 소재가 채택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북도와 협약 차원에 이번 경주시에 놀이터가 만들어 지게 됐다."며 "도시도 마찬가지지만 농촌지역 경우 어린이 놀이터 시설이 턱없이 부족할 뿐더러 최근에 디지털 놀이 의존한 상황으로 정서상 개선돼야 중요한 사회적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시는 2022년 개장한 첫 번째 참여형 놀이터인 월성어린이놀이터의 큰 호응에 힘입어 현진어린이놀이터를 조성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공모사업 및 예산 확보를 통해 어린이공원 내 놀이터를 아동과 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참여형 놀이터 조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도 전국 초등학교 내 아동 놀권리 보장을 위해 '잘 노는 우리학교 만들기' 사업을 멈추지 않는다.

이 단체에 따르면 사업 기간은 3월 ~ 12월까지 진행된다. 학교에서 추가부담은 없다. 문의 세이브더칠드런 국내사업부문(070-7709-1506 / younhee.park@sc.or.kr) 관련 영상보기 https://youtu.be/BEkYHlpyZ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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