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학자 사비 털어 온 눈물의 사연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5-10-20 18:23:42
홀로세생태보존연, 멸종위기종 복원 연구
박홍배 의원, 멸종위기 사업 문제 공식 거론
이강운 소장 "몇십 년간 자긍심 갖고 혼신"
물장군 번식 필요 물고기값 1년 3~4천만 원
"붉은점모시나비 수년 간 현장서 싸운 결과"
착한 아들 딸 대출 받아서 연구소 이어가
"돈 벌어서 50% 대라는데 국가 폭력" 반문
멸종위기종인식조사, 88.8% 국민 우호적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위기가 높아지면서, 생태적 약자인 멸종위기종을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해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야생생물법은 멸종위기종을 지키기 정책 수단인 서식지외보전기관 지정제도를 운영중이다. 이에 필요한 경우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 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법 상 '필요하면 전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2003년 이후 20년 넘게 국고보조금 대 자부담 50 대 50 이상 룰로 변질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니다는 공감대로 나왔다. 문제는 신념 하나로 사재를 털고 대출받아 자부담을 매워 온 분들이 있다. 더 도와주지를 못할 망정 '50대 50' 지원 구조가 상식적인지 의문이라고 국감장에서 터져나왔다.
20년 넘게 멸종위기종 증식과 복원에 헌신해 전문가는 눈물을 보였다.
2025년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안호영) 외청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곤충학자가 한 숨을 뱉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펴와야 할 멸종위기종 보전 및 확산에 주력 사업이 한 민간에서 추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회 국감장에는 참고인으로 이강운 (사)홀로세 생태보존연구소장, 그는 2014년에 자연보전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자다. 2005년부터 서식지외보전기관인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를 통해 애기뿔소똥구리, 물장군, 붉은점모시나비 등 멸종위기종 증식과 복원 연구를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멸종위기 사업이 국가 산업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질의를 통해 기후환경부 국장에게 국가 멸종 서식지 보존기관으로 지정이 되는 순간에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지 보존 기관임을 꼬집었다.
안호영 위원장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보존 성과 보고서의 제목에 대해서 물고 "2025년까지 현재 28개의 서식지에 보증료가 있는데 213종의 지정이 모든 종이 멸종위기종"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서식지 보존기관 관리 지침에 "보존 대상은 서식지 보존 기관 중에서 멸종 위기 확보와 증식 복원은 국가가 할 일"이라고 원점에서 되짚었다.
박 의원은 "국가 사업이 아닌 지원 사업이라 얘기하면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라고 따졌다.
이강운 소장은 "몇십 년의 세월을 국가 사업이어야 할 중요한 일로 여겨 자긍심을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해왔는데 한 순간에 날아가 사비로 버텨왔다."고 했다.
서울대 농학박사로 1997년 국내 최초로 홀로세생태학교를 개교해 환경교육을 펼치고 있다.
2005년부터 기후에너지부 지정 서식지외보전기관인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를 통해 붉은점모시나비, 소똥구리, 물장군 등 멸종위기종 복원과 멸종위기종의 산업적 활용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물장군 번식을 위해 일년이면 물고기만 수천만 원을 쓰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의 발언대에서 거침없이 그리고 울컥거리면 하소연하듯 쏟아냈다.
친구의 말을 빌어 "미친 듯이 일만 하다가 가족들 다 고생시키고 결국엔 니가 멸종할 거야?" 저를 걱정하던 그런 소리가 귀에 쟁쟁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들 딸들이 아니 아빠가 왜 그 일을 하냐고 우리가 왜 그 일을 해야 되냐고 물어봤을 때 마음이 흔들렸다."며 "내가 멸종위기종을 한 거나 너희들이 아이를 많이 낳아서 우리나라 100년 되는 꿈꾸는 것과 똑같은 일"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은 다섯 손주의 할아버지인데 착한 아들 딸이 대출을 받아서 보존연구소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일을 하면서 어떤 보상을 받았던 게 아니지만 정부가 기존 법이 형벌적으로 저희한테 주고 있다."고 했다.
이 소장에게 최근 더 황당한 일이 닥쳤다.
23년부터 알량한 국고 보조금을 아무것도 못 받아 멸종위기종 보존을 위해 제 사비를 들여서 3년 동안 견디고 있다고 한다.
이 소장은 "원주환경청에서 성과 보고서를 내라고 해 2023년, 24년까지 냈다."며 "이때까지 돈을 벌어서 50%를 대라고 그러더니 이젠 니네가 다 해 하는 건 국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2021년 환경부 산하에서 멸종위기종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했다.
놀랍게 88.8% 국민들이 자기 돈을 내서라도 멸종 위기를 지키겠다고 응답이 있었다.
이 소장은 "국가가 할 일인데, 너 왜 미친 듯이 일을 하느냐,"며 물음에 "우리나라를 위해서 하는 일이다. 그리고 내 손주뿐만이 아니고 아이들의 미래, 멸종위기종에서 얻어들이는 굉장히 중요한 생물 자원을 활용해 질 높은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어필했다.
그러면서 이 보물을 우리가 왜 버리느냐? 이런 말을 지금 하고 있다는 이강운 소장은 "귀한 멸종위기종 보존을 위한 일이 멈춰질까봐 두렵다."고 호소했다.
또한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제가 하는 연구를 계속해서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이 일과 달리 어떤 얻는 수익(생태교육관광 등)은 없은 형편이다.
그는 "그냥 키워서 죽이지 않는 게 목표"라며 "현재 강원도 깊은 산속이기 때문에 차도 못 들어온 지역이라서 관광은 못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서 애기뿔소똥구리는 다른 사료를 주지 않으면 소를 키워야 되고, 물 작물을 키우려면 살아 있는 물장군 번식에 필요한 먹이용 물고기 값만 1년에 한 3~4000만 원이 들어간다.
이런 노력으로 2014년에 원주지방환경청은 2012년부터 횡성군 둔내면 일원 소류지에 멸종위기 생물인 물장군을 방사했다. 지금까지 물장군은 잘 서식하고 있다.
왠일인지 중앙정부 등 지자체는 연구소에 지원 보조금을 1년에 한 번 나오는 게 아닌 두 번으로 나눠서 지원하고 있다. 결국 중간에 보증금 안 나올 때는 본인 돈 빌려서 운영할 수 밖에 없다. 5개월 동안은 50%조차도 안 주니 본인이 메꿔야 할 형편이다.
안호영 위원장은 이 소장에게 "아까 왜 횡령이 됐다는 거죠?"라고 질의했다.
이 소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보조금 이야기를 할 때 감사원조차도 저희한테 대부분 서식지 보조 기관에 정식 사업에 들어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횡령 얘기하는 건 개인적으로 썼던 한 4000만 원 하는데 그것조차 50%면 2000만 원인데 나머지 부분도 저희가 20배 이상 들어가는 돈으로 들어갔다는 걸 확인해도 법원은 인정을 안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멸종위기종의 복원과 보존을 성공시킨 붉은점모시나비는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닌 수년 간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싸운 결과"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 소장의 노력으로 국내외 보전학계에서 IUCN 보고를 통해 공식 인정을 받았다.
또한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의 진짜 의미, 과정의 어려움에 대한 이해 없이 결과만 소비하는 과학적 전문성 경시와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에 대한 정책적 연속성, 정보 공유 체계에 대한 시스템 미작동 등 구조적 문제가 국립생태연구원의 붉은점모시나비 '기적의발견' 발표에서 드러난다"고 꼬집었다.
박홍배 의원은 기후환경부 김태오 자연보전국장에게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은 해야 되는 필요한 일이죠.?"라고 되물었다.
김 국장은 "현재 실내에 보존 기관이 29군데 지정이 돼 있다."며 "대부분 규모가 있는 식물원 이런 것들 또 지자체의 센터, 도로공사 등에서 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고 공익적 성격의 보조금 지급 제도를 전액 지급이나, 변경이나 합리적인 운용을 해서 애로를 겪지 않는 방안을 찾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묻고, 김태오 국장은 "지원 비율을 좀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 등 협의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안호영 위원장은 "어차피 국가가 할 일을 국가가 다 못하니까 나눠서 하는 것 같은데 애로 사항을 겪지 않고 제도를 잘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대책을 요구했다.
이 소장이 운영하는 생태교육학교는 학생 대상으로 1인당 2만원(평일), 2만 5천원(토/일)을 받고 멸종위기종의 중요성과 생물다양성에 대해 열중하고 있다.
그간 기후환경부를 중심으로 전국 지자체에 멸종위기종 복원에 성공한 개체들을 방사하는데 협력했다.
붉은점모시나비는 환경부가 지정한 1급 멸종위기 야생물이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보호를 받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환경데일리 =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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