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감축 협약 예견된 실패 원인
고용철 기자
korocamia@hotmail.com | 2024-12-02 19:49:39
플라스틱 협약 합의 실패에 유감
내년 열릴 INC-5, 5차회의 넘어가
다국적기업, 석유화학업계 로비력
한국, 멕시코와 파나마 제안 불참
국내 첫 오염 없는 미생물 기술 주목
당초 플라스틱 생산 감축은 글로벌 석유화학, 다국적 대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로비에 녹아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실상 희망적인 고문으로 그치면서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WWF에 따르면, 협상 시한 2일 종료를 앞두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정부간 협상 위원회(INC-5)의 결과는 참패로 돌아갔다다. 이번 협상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강한 협약과 야심찬 조치를 요구한 대다수 국가들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가장 눈길을 끈 국내 최초로 오염이 없는 미생물 생분해가 가능한 신물질 기술력을 알리는 초점조차 협상을 한 몸에 받지 못했다.
결국 내년에 열릴 INC-5 2차 협상 회의로 넘어가게 됐다. 2일 부산 벡스코 현장에서는 각국 옵저버들이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구속력 있는 근본적 조치에 힘을 모으고, 금지 제품 및 화학물질의 목록을 구체화 협상 마무리를 촉구했다.
최종 협약에 유해 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의 전세계적 금지 및 단계적 퇴출, 글로벌 제품 설계, 탄탄한 재정 메커니즘, 점진적 협약을 강화 이행 방안 등의 조치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에이릭 린데뷔에르그(Eirik Lindebjerg) WWF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는 "일주일간 격렬하고 답답한 협상 끝에, 각국 정부는 심각해져 가는 플라스틱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종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 위한 법적 구속력 협약 합의한 지 1000일이 넘었고, 다섯 차례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8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은 쏟아지고, 3000만 톤 이상은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인간의 삶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매립지로 보내지거나 소각된 플라스틱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했다.
오랫동안 소수의 국가들이 협상 과정을 인질로 삼아왔다. 해결책을 찾을 의도가 없음을 드러났음에도, 해결책을 찾으려는 대다수 국가들의 노력을 계속해서 방해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의 큰 피해 국가들이, 규제되지 않은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로 이익을 얻고 있는 국가들에 의해 스스로 해결책을 모색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 위한 법적 구속력 조치를 포함한 의미 있는 합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수 국가들은 '의지가 있는 국가들이 참여하는 협약'을 채택하거나 투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
정책책임자는 "INC-5가 보여준 것은, 우리가 절실히 필요한 해결책을 기존 방식으로는 찾을 수 없다는 사실과 플라스틱 오염의 위기는 큰 조치를 요구하고, 사람들과 야생동물들은 더 많은 요구를 실현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고 강조했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INC-5 개최국 우리 정부를 향해 입장도 밝혔다.
박 총장은 "한국과 각국 협상단이 내린 결정은 미래 세대를 외면한 선택"이라며 "1000일 넘게 플라스틱 오염 종식의 실질적 진전을 못하고 결정 유보는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막상 협상 과정에서 멕시코와 파나마가 제안한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요구하는 최종 입장문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전 지구적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내년에 열릴 INC-5 5차회의 추가 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실질적이고 노력을 보여주길 촉구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