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브리아 풍력 단지 조성, '기술' 아닌 '정치적 결탁' 의혹 확산

고용철 기자

korocamia@naver.com | 2026-03-18 03:04:03

지역 시민단체 및 환경단체, 주정부의 편향적 보고서 비판... "대기업 이익 대변하는 밀실 행정" 규탄


(C) ecoticias.com


스페인 칸타브리아주 내 풍력 발전 단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기술적 타당성 논란을 넘어 정치적 특혜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와 환경운동가들은 최근 주정부가 추진 중인 풍력 발전 프로젝트의 인허가 과정에서 객관적인 기술적 검토 대신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보고서가 활용되고 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환경 평가 보고서, 기술적 근거 없는 요식 행위"
'스탑 거대풍력(Stop macro-eólicas)'을 비롯한 '영토 수호를 위한 이웃 공동체', '손 기간테스(Son Gigantes)' 등 주요 시민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풍력 발전 단지 승인 절차가 투명성과 전문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주정부가 제출한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가 생태계에 미칠 누적 효과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으며, 경관 훼손 및 생물 다양성 파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합' 판정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의 결과가 기술적 데이터가 아닌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전에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역 전략 계획(PROT)을 둘러싼 차별 논란
비판의 화살은 칸타브리아 주정부의 로베르토 메디아(Roberto Media) 개발·환경부 장관(국민당, PP)과 페드로 에르난도(Pedro Hernando) 지역주의당(PRC) 대변인에게 향하고 있다. 단체들은 주정부가 수립 중인 '신규 지역 영토 전략 계획(PROT)'이 특정 지역을 풍력 발전 구역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불균형과 차별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체 측은 "주정부가 보호하겠다고 공언한 가치들이 풍력 단지 예정지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됨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만을 '배제 구역'으로 설정한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인구 밀도가 높고 조직적인 저항이 가능한 지역은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농촌 지역을 에너지 착취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대 자본의 '영토 수탈'과 경제적 갈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프로젝트의 배후에 산탄데르 은행(Banco Santander)이나 블랙록(BlackRock)과 같은 거대 금융 자본 및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이 맞물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풍력 발전이 농촌 지역 발전을 가져온다는 주장은 '경제적 사기'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외부 자본이 지역 주민의 생활 터전을 투기 대상으로 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지역주의당(PRC)이 인구 밀집 지역 인근의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서만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두고, "표심을 의식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자 시민의 지적 수준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대규모 시위 예고... "현장 투쟁 이어갈 것"
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대중적인 저항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오는 3월 15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캄포-로스 바예스(Campoo-Los Valles)를 희생시키지 마라'는 슬로건 아래 셀라다 마를란테스(Celada Marlantes) 교회에서 출발하여 코티오-베스타스(Cotío-Vestas) 실험용 풍력 발전기까지 행진하는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사태는 탄소 중립을 위한 신재생 에너지 확대라는 명분과, 지역 공동체의 생존권 및 환경 보존이라는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행정 당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진정성 있는 소통이 선행되지 않는 한, 칸타브리아를 둘러싼 풍력 발전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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