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열 히트펌프 문제 없나?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6-01-22 11:23:04

21일 공기열 히트펌프 재생에너지인가 토론
김소희 의원, 기준 없이 재생에너지 '역효과'
안전성까지 공기열 히트펌프 재생에너지 논란
전력 투입분 및 생산 과정 화석연료 비중 고려
전문가들 "기준 · 검증 · 사후관리 철저해야"
김 의원 "무작정 밀어붙이기 저탄소 전환 아냐"

재생에너지원이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히트펌프'의 정체성에 대해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노위 소속 김소희 의원(국민의힘)은 21일 '히트펌프 과연 재생에너지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열 히트펌프의 재생에너지 인정 확대를 둘러싼 핵심 쟁점과 문제점, 대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열 부문 저탄소 전환은 필요하지만, 성능기준 · 산정방식 · 검증체계 · 사후관리 없이 '재생에너지 인정'부터 서두르는 방식은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경희대 기계공학과 홍희기 교수는 공기열 히트펌프가 공급하는 총열량을 곧바로 재생에너지로 간주하는 접근에 문제를 제기하며, 재생으로 인정되는 열량은 '총 공급열량'에서 '전력 투입분'과 '전력 생산 과정의 화석연료 기여'까지 고려해 엄격히 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성능이 낮은 설비는 탄소중립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배출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는 "먼저 '인정'이 아니라, 실측 데이터 기반의 성능 기준과 검증체계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숙명여대 기계시스템학부 임용훈 교수는 시장 · 수용성 관점에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확대의 리스크를 짚었다.

임 교수는 공동주택에서 가장 큰 민원 요인으로 급탕(온수) 공급의 반응성과 품질 문제를 제시하며, 히트펌프는 구조적으로 급탕 응답이 느려 '아침에 찬물이 나오는' 순간 민원이 폭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별보일러 대체를 전제로 할 경우 축열조 · 보조열원 · 배관 공사 등 부대설비 비용이 수반돼 "설비 한 대를 지원한다고 해결되는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유럽 숫자를 따라가기보다 , 국내 전력믹스와 기후 조건을 반영해 '실제 운전효율'로 판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에서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단국대 경제학과 조홍종 교수가 좌장으로, 서울시 건축기획과 김승환 건축설비팀장은 인허가 · 행정 집행 관점에서 "설치 의무를 맞추기 위해 보급됐지만 실제 운영은 되지 않는 설비"가 반복되는 현실을 문제를 지적했다. 

김 팀장은 "사용계획 없이 시공되거나 운영이 멈춘 채 방치돼 온 설비 사례와 공기열 히트펌프 역시 기준 · 운영관리 체계가 미비하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실외기 설치 공간, 안전 이슈 등 건축 설계 단계에서 고려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산업연구원 이슬기 연구위원은 재생열 논쟁 근본 원인으로 "현행 제도가 재생열 설비를 '설치 시점 성능'으로 실적화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포인트를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운영평가(실측) 체계를 병행해야 재생열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오세신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더라도 히트펌프가 공급하는 총열량 전체를 재생으로 인정하지 않고, 유럽처럼 구동 전력 투입분을 제외하고 남는 열량만 재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혜명 이창현 변호사는 공기열을 시행령 개정으로 재생에너지 범주에 포함시키는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법률이 열거한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을 시행령으로 추가하는 것은 위임입법 한계를 벗어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공기열을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정책 판단일 수 있으나, 그 판단이 국민적 합의와 국회 논의를 거쳐 법률로 정비되어야 예측 가능성과 정당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기후부 열산업혁신과 권병철 과장은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주요 핵심은 정책 대상은 상업용 시스템에어컨이 아니라 난방 · 급탕을 위한 공기 - 물 (air to water) 방식 설비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재생에너지 인정 기준의 경우 고시를 통해 유럽 기준인 SPF(계절성능계수) 2.875 보다 높은 수준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중으로, 국내 외기온도를 반영해 지역별 가중치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권 과장은 2026년 설치 지원 예산(145억원)은 온난지역 중심의 시범 성격이며 업계 반대 의견과 간담회 등을 통해 추가 의견수렴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열 부문 저탄소 전환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부 지원으로 한 번 설치하고 작동하지 않는 설비가 10년, 15년 방치되는 구조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운영평가(실측) 체계를 제도화하는 것을 포함해 실질적인 건물 부문 저탄소 전환을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소희 의원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추진중인 '공기열 히트펌프 묻지마 재생에너지 인정'을 우려의 입장을 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향해 성능기준과 검증체계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왜 재생에너지 인정부터 이렇게 밀어붙이는지를 묻고, 공기열 히트펌프는 전기를 필수 사용 설비로 혹한기에는 다량의 전력소모가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력소비를 크게 늘리는 설비 보급을 무작정 밀어붙이는 건 저탄소 전환이 아니라, 배출 증가만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2026년에만 145억원 예산을 편성하고 2035년까지 350만대를 보급한다는 정량 목표부터 제시했다.

김 의원은 방식의 정책 추진에 동의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재생에너지 인정과 재정지원 모두에 전제조건을 엄격하고 명확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아울러 '탄소중립은 검증되지도 않은 수단을 하나 늘린다고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며 "정부에 즉각, 무차별 재생에너지 인정과 보급 확대를 중단하고, 실제 운전 조건을 반영한 최소한의 성능기준부터 마련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지열협회 김태원 회장, 대한설비융합협회 이성희 부회장,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기계기술인회 김종국 회장, 한국에너지기술인협회 문종수 본부장, 한국기계설비기술사회 박상욱 이사,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박정석 상무, 삼일이엔이 윤영삼 대표, 한국보일러공업협동조합 이종호 전무가 배석했다. [환경데일리 = 김영민 기자] 



[ⓒ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