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헌재 결정 수용 여부 묻는 공론화 아냐"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6-03-18 17:29:54
유엔 제출한 2035NDC 미달, 파리협정 원칙 위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행해야하는 공론화 과정에서 위헌적인 선택지가 검토되고 있다.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위가 최근 감축경로 의제에 대해 시민대표단에게 물어볼 설문 문항에 소위 '볼록 경로'를 포함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기후특위 공론화의 목적과 취지 자체를 망각한 일이다. 공론화위는 '볼록감축경로'를 선택지에 포함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공론화 목적이 '헌재 결정에 부합하는 '기후대응 방안을 마련에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볼록경로'는 감축 부담이 후반부에 집중되는 형태의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가리킨다.
헌재는 2024년 탄소중립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향후 2031~49년의 감축 목표를 정할 때 필요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과학적 사실과 국제적 기준 근거', 둘째 '전지구적 감축노력 공정 기여', 셋째 '미래 과중한 부담 전가 NO'를 제시했다. 즉 당장의 감축노력을 게을리 하면서 미래로 책임을 미루는 소위 '볼록 경로'는 헌재가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당연히 시민들에게 제시할 선택지에서 배제돼야 한다.
'볼록 감축 경로'는 국제 기준도 위반한다. 우리 정부는 2025년 유엔에 제출한 2035년 NDC는 최소 53%부터 최대 61%를 감축하는 것. 53%라는 최소 감축목표를 따르더라도 2030년에서 2050년까지 선형 경로에 해당한다.
볼록경로는 이미 한국이 유엔에 제출한 2035NDC에도 못미치고, 파리협정이 정한 '진전의 원칙'에 위배라는 주장이다.
공론화위의 시도는 민주주의 원칙에도 깨는 행위로 공론화의 의제를 선정하기 위해서 2월 말 2박3일간 30여 명의 의제숙의단이 오랜 기간 토론과 논의를 거쳤다.
결과는 감축목표, 감축경로, 이행방안 3개의 의제에 합의했다. 쟁점인 '볼록 경로'의 포함여부는 토론 끝에 표결을 통해서 압도적인 반대 의견을 확인했다. 공론화위가 볼록경로를 포함시킬 근거나 명분도 없다는 입장이다.
공론화위는 볼록경로의 포함을 근거로 정당화할 수 있는지 볼록경로를 시민들에게 선택지로 제시하는 것은 헌재 결정을 따를지 여부를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제사회에 대한 신뢰도 저버리고 340명의 시민대표단에게, 헌재의 결정과 국제사회의 원칙을 수용할지 말지를 물을 것인가? 헌재 결정을 위배하는 선택지를 시민에게 물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스스로 정당성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대응 위한 공론화위' 명칭에서도, '헌재 결정 이행'이라는 방향은 드러나지 않는다.
공론화는 백지상태에서 기후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 이번 공론화의 목적은 '헌재 결정에 부합하는' 기후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 3월말에서 4월초 개최되는 시민대표단의 토론회 명칭과 발표내용, 토론회 구성에서부터 명확히 반영돼야 한다.
의제숙의단 워크숍과 국회 기후특위 등에서 확인되는 것은, 산업계와 국민의힘 의원이 끊임없이 헌재 결정을 흔들고 있다.
현실가능성과 경제계 부담을 운운하며, 과학적 사실과 국제기준에 맞는 감축목표보다 위헌적인 볼록감축경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공론화위는 이러한 산업계와 일부 정치인의 목소리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녹색연합은 볼록감축경로를 선택 문항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 공론화가 '헌법재판소 결정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확히 하고, 시민토론회의 명칭과 구성에 반영해야 한다. 위헌적인 선택지를 시민에게 제시는 공론화의 실패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환경데일리 = 김영민 기자]
[ⓒ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