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옆 소각장" 소각장 광풍시대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3-10-17 18:04:53

전국 소각장 건립 광풍, 자원화 정책 딜레마
광릉수목원 근접 의정부시 폐기물 소각장 반대
2023년 국감서 산림청 질타, 소각장 이전 추진
30여 곳 시도 소각장 추진 찬반 갈등 민심 흉흉
환경부, 소각시설 필요하지만, "자원화가 먼저"
국회 환노위, 농해수위 2023 국감장 창과 방패
전문소각기업, "열에너지화 시스템 강화해달라"
국감장서 소각장, 영향 아주 없다 할 수 없어"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전국 지자체 마다 자원회수시설 즉 소각장 건립에 붐처럼 일어나고 있다.

전남권역은 순천시, 목포시 등을 비롯해 충북 충주시, 청주시, 괴산군, 강원도 춘천시, 홍천군, 경북 문경시, 안동시, 울산광역시, 서울시 마포구, 인천시, 전북 전주시,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 김포시, 안성시, 광주시, 부천시, 화성시, 남양주시, 제주시 구좌읍 등 30여곳에 달한다.

소각장은 지자체 단독 사용규모와 달리, 인근 지자체 생활쓰레기를 대신 소각하는 광역소각장으로 나눠진다.

이들 지자체들이 주민들간의 갈등을 마다하지 않고 건립 추진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소각시설 운영 자체는 세수확보에 유리한 인센티브가 작동되기 때문이다.

가장 핫한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 신규 소각장 건립을 위해 서울시는 강력한 추진동력을 가지고 주민 설득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반면 마포구는 시와 정반대로 노선을 타고 있다.

고양시는 3기 창릉신도시 입주를 대비한 덕양구 고양동과 관산동 중 한 곳으로 소각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주민들간의 찬반을 갈리고 있다.

현재 고양시 일산동구 요진와이시티 내 소각장은 운영기한이 8년밖에 남지 않아서 조속히 다급한 상황이다. 이 곳 역시 잦은 고장과 점검으로 소각운영이 매끄럽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다.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입주민들은 "소각장에서 비산되는 소각재 등으로 고통받은 지 오래됐고, 악취 문제로 창문을 열어두는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고 조기 폐쇄를 희망하는 입장이다.

고양시 자원순환팀장은 "덴마크 코펜하겐, 일본, 핀란드 등 친환경적인 자원회수시설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는다고 청사진을 내걸고 다양한 주민 복지혜택까지 지원하겠다."고 입장이다.

파주시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유럽 소각장 시스템을 탐방하고 현재 탄현면 낙하리 노후된 소각시설을 폐쇄하고 복합자원회수시설(유기성 음식물류, 열분해유)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 입장에서 냉소적이다. 자원선순환경제를 지향하고 온실가스 저감 및 탄소중립실현을 해야 하는 측면에서 소각장이 지자체별로 난립할 경우, 자칫 열분해유 산업과 폐플라스틱, 폐스티로폼, 폐합성수지 자원화에 역행할 수 있다는 팽팽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국회환노위 소속 노웅래 의원실은 "당장은 소각장 플랜트 사업자들이 유리하는 사업아이템일 수 있지만, 정작 자원화측면에서 보면 소각장 원천기술력이 크고 작은 리스크도 엿볼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대기환경보전법 등 외부 배출되는 물질과 기존 폐기물 재활용 정책에도 위배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도 중 또 하나의 불화산은 의정부시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최춘식 의원(경기 포천시ㆍ가평군)에 따르면,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 옆 소각장이라는 간판을 달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최 의원은 16일 2023년도 국감장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국립광릉수목원에서 열린 국감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의정부시 소각장 이전은 전면 백지화돼야 하고, 산림청 차원에서 의정부시 소각장 이전에 대해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언급했다.

현재 의정부시는 장암동에 있는 생활폐기물 소각장을 광릉수목원과 불과 5.6km 거리인 자일동으로 이전ㆍ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최춘식 의원은 의정부시 소각장 이전 문제를 국정감사 핵심 쟁점으로 다루기 위해 산림청 국정감사가 광릉수목원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했다.

최춘식 의원은 16일 증인으로 출석한 지우현 의정부시 생태도시사업소장에게 질의를 통해 "소각장이 광릉수목원에 미치는 영향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냐"며 "광릉수목원에 영향이 없는 후보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우현 소장은 "(소각장과 광릉수목원 간의 거리가) 5km 정도 범위에 있다. 영향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최춘식 의원은 남성현 산림청장에게 "의정부시 소각장 이전 문제에 대해 산림청 차원에서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산림청에서도 이 문제를 의정부시와 논쟁을 벌일 것은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포천시에 있는 우리 시민들은 의정부시 소각장 이전 인정 못한다. 백지화돼야 된다."고 밝혔다.

남성현 청장은 "내년도 연구 계획에 광릉숲에 미치는 대기질 영향에 관한 예측 분석 과제를 가지고 있고, 연구 결과에 따라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2월 20일 열린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도 남성현 청장에게 의정부 소각장 이전 문제에 대해 산림청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소각장이 광릉숲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사ㆍ연구하도록 질의했다. 광릉수목원은 내년에 '소각장에 따른 광릉숲 영향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춘식 의원은 "포천시민이 반대하고 광릉수목원에도 악영향을 미칠 의정부시 소각장 이전을 강력 반대한다."며 "향후 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공동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목포환경운동연합측은 여기저기 자원회수시설 건립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치화로 변질되면서 시장 군수, 지역구 기초의원과 국회의원들은 서로 표심에 따라 표정관리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소각시설을 회원사로 둔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은 소각장의 기능이 벗어난 자원정책은 신중해야 하며, 그간 꾸준하게 주장해온 폐기물 정책의 방향성을 자원이 가능한 쓰레기를 덜 태우고 자원화를 가야 탄소중립실현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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