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궤라 강 유입 지속 및 희귀 조류 귀환으로 생태계 활력
- 전문가, "풍부한 수량 확보했으나 수온 및 수질 변화가 향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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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만차 평원의 생태적 보석이자 유럽 최대의 범람 습지 중 하나인 ‘라스 타블라스 데 다이미엘(Las Tablas de Daimiel)’ 국립공원이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가뭄의 고리를 끊고, 본격적인 봄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침수 면적 1,000헥타르를 돌파하며 생태계 복원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다이미엘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발표에 따르면, 현재 습지의 침수 면적은 약 1,000~1,050헥타르에 달한다. 이는 전체 침수 가능 면적인 1,750헥타르의 약 58%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회복의 속도다. 지난 2025년 12월 1일 당시 침수 면적이 180헥타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석 달 만에 5배 이상의 수면이 확장된 것이다.
수문학적 세부 지표 또한 긍정적이다. 공원의 핵심 지역인 '타블라소(Tablazo)'의 수심은 현재 60cm에 도달했으며, 전략적 요충지인 푸엔테 나바로(Puente Navarro) 지점의 해발 고도는 605.61m를 기록 중이다. 공원 측은 현재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이번 주말이 지나기 전 지난 해 기록했던 연간 최대치인 1,100헥타르와 수심 66cm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수량 증대의 일등 공신은 기궤야 강이다. 비록 카사블랑카(Casablanca)와 카냐다 델 가토(Cañada del Gato) 등 주요 지천의 유입은 잦아들었으나, 기궤야 강은 여전히 견고한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상류와 하류의 유량 차이에서 드러나는 ‘자연적 침투’ 효과다. 톨레도 주의 비야프랑카에서는 초당 21.43m3에 달하던 유량이 시우다드 레알 주 접경지인 에렌시아(Herencia)에서 6.44m3, 최종적으로 비야루비아(Villarrubia)에서는 1.80m3까지 감소한다. 카를로스 루이스 데 라 에르모사(Carlos Ruiz de la Hermosa) 공원 소장은 "유량이 줄어드는 것은 지표수가 지하 대수층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이며, 이는 습지의 장기적인 건강성을 뒷받침하는 매우 고무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수량이 풍부해지자 사라졌던 생명체들도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다이미엘 습지에는 약 1,800마리의 알락오리, 1,700마리의 청두오리, 2,000마리의 홍머리오리 등 거대한 조류 군집이 형성되었다.
특히 학계가 주목하는 것은 멸종 위기종의 귀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흰죽지오리(Ferruginous Duck)' 60여 마리와 멸종 위기 직전 단계인 '대리석무늬쇠오리(Marbled Teal)' 55마리가 관찰되었다. 무엇보다 수년간 자취를 감췄던 '수염오목눈이(Bearded Reedling)'가 다시 발견된 것은 이번 복원이 단순히 수량적 팽창을 넘어 질적인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완벽한 생태 복원을 위한 마지막 퍼즐은 '수생 식물 초지'의 형성이다. 지난해의 경우 침수 면적의 약 50%가 수중 식물로 덮여 생태 순환의 기반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물이 차가운 상태여서 생물학적 반응이 다소 더디지만, 봄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수중 식물들이 본격적으로 번식하며 조류들에게 풍부한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베리아 반도 전역의 습지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조류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르모사 소장은 "주변 습지들이 함께 살아나는 것은 광역 생태계 측면에서 축복이지만, 다이미엘만의 독자적인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질 관리와 온도 변화에 따른 정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의 봄은 다이미엘 국립공원에 있어 단순한 계절의 변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적절한 시기에 확보된 풍부한 수량은 습지 내 유기적 순환을 촉진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복원력을 제공할 것이다. '이베리아의 신장'이라 불리는 이 습지가 다시금 힘차게 고동치기 시작하면서, 스페인 환경 당국과 환경론자들은 이번 봄이 다이미엘 역사상 가장 찬란한 생태적 정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