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국 시민들 함께 외친 눈물의 외침
끝나지 않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책임
[환경데일리 추진호 탐사보도국장 기자]"시리샤(10)는 집에서 뛰쳐나와 검은 탄소 구름에서 대피하던 중, 엄마의 품에 안겨 숨을 거뒀다. 근처의 탱크로 대피하던 여섯 살 스레야도 부모님의 품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세 찬드라모울리(19)는 100m를 달려갔지만, 끝내 가스를 피하지 못했다."
대참사가 일어난 인도 현지 사람들의 당시 재앙을 그대로 전했다.
인도의 항구도시 비사카파트남에서 살고 있는 라오(Ch. Narasinga Rao.)씨는 담담하게 이름을 호명했다. 그는 사고현장의 주민대표이다.
"고빈다 라주, 산카르 라오, 벤카얌마, 나니, 바라라스미, 압팔라나라삼마, 강가라주, 강가드하르, 크리스나 머티…. 스틸렌 가스 누출로 인해, LG 폴리머스 공장 인근 지역에서 현재까지 14명이 숨졌다." 그는 사고에 노출된 수백 명의 피해자들이 불안해한다고 했다.
최근 유명을 달리한 두 명의 희생자는 사고발생 20일 후에 사망했기 때문. 그는 "화학물질에 노출된 누구라도 심각한 건강피해를 겪을 수 있고, 또 사망에 이를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전했다.
지난주 여의도 쌍둥이 빌딩 LG화학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인도에서 왔다. 기자회견은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사망사고 시민사회네트워크와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네트워크(ANROEV)가 주관했다.
이 자리에는 당사자인 인도주민이 온라인으로 참여해 LG의 책임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새벽 인도남동부에 위치한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에서 스타이렌 가스 누출로 주민 14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주민과 공장직원 등 1000여명이 병원이 후송됐고 수만 명이 대피했다. 아비규환의 현장이였다고 전했다.
최근 LG화학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1명 사망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유해물질추방국제네트워크(IPEN)의 과학기술 선임고문인 조 디간지(Joe DiGangi)씨는 "화학사고를 일으킨 기업의 경영진을 엄벌해야, 참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인도 국립녹색재판소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참사의 원인을 지적했다.
인도 국립녹색재판소는 우리나라로 치면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와 같은 인도의 환경분쟁에 서 최고의 법적 권위를 갖는 곳이다.
이번 LG화학 인도 공장에 직간접 치명적인 가스누출 사고 원인을 무사안일한 안전 불감증으로 지적했다. 회사측은 노후된 저장 탱크를 모니터링 없이 방치됐고 장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고당시 별도의 경보 발령도 없는(No alarm to warn of releases)과 평소에 주민대피 훈련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이 모든 인재를 LG측에 있다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작업자들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하고, 치료비 지원과 배상을 비롯해 건강모니터링과 환경복원까지 힘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도 동참했다. 손수연 씨는 큰아이를 위해 제품을 사용했는데, 아이의 폐가 손상됐다고 했다.
그는 "LG는 옥시와 애경에 이어 3번째로 가습기살균제를 많이 판매한 기업"이라며, (기업이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다루지 못했고,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인도의 비극과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에서 피해인정과 배상에 소극적이던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가스누출 사고와 관련 LG의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아시아 10여개 국 100여명의 시민들이 국제법 등을 적용해 움직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던 시간, 인도의 사고지역에서는 주민집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아시아 각지에서 LG의 책임을 묻는 불씨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인도 구자라트 섬유공장 여성노동자, 산업안전보건단체, 네팔 카트만두의 환경단체, 베트남 하노이 산업보건단체, 인도네시아 베카시의 시민단체, 홍콩 시민단체 회원, 일본 도쿄의 안전센터의 활동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