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게 극심 고통 야기 축산시스템 정비 필요
축산과 육식 근본적 줄일 인간 자연 공존찾아야
국내 조류독감,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역습
돼지까지 가스사 매장 살처분 인간만 위한 조치
육식 서구권 국가조차 육식 줄이길 권하기 나서
[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우려했던대로, 돼지 방역망이 뚤렸다.
17일, 경기도 파주시, 연천군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 AI 조류독감, 구제역에 이어 돼지별병까지 국내 축산업은 사실상 품질 좋은 돼지고기 공급에 초점이 맞춰지는게 아니라, 얼마만큼 방역을 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지게 됐다.
뚫린 방역망과 관련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민들도 안심하고 국산 돼지고기를 소비해도 됨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이틀간 파주, 연천에서 벌어진 수천의 죽음을 애도하며,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후 차단 방역의 속도 및 절차에만 집중된 정부 대응 및 언론 보도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돼지열병의 발병으로 한국 축산 피해 동물을 위협하는 가축전염병이 하나 더 늘었다. 치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로 온몸의 혈관이 파열되며 고통스럽게 죽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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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의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함께 육식문화를 부추기는 자영업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
가축전염병 창궐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대량 살처분을 강행한다면, 이를 최대한 인도적으로, 제대로 시행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질병에 걸리거나 거리상 걸릴 가능성이 높은 돼지들을 격리, 치료하거나 안락사하는 것이 맞지만 국내 방역당국은 이들 돼지를 대상으로 가스 질식으로 '살처분'해야만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물었다.
'가축' 동물을 집약(집단)적으로 사육해 고기를 대량 생산하는 축산 시스템의 비윤리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이제는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돼지 사육 농가의 형태는 평상시에도 감금틀에 갇힌 모돈의 강제 임신시킨다. 이들을 통해 태어난 새끼 돼지들은 이빨과 꼬리가 자르고, 수컷이면 거세까지 당한다.
사육 환경은 더 험악하다. 좁고 열악한 사육장에서 6개월 남짓을 살다 긴 운송 과정을 거쳐 도살장에서 최후를 맞는다.
특히, 해외여행이 자유롭게 되면서 전 세계를 오가는 사람의 이동으로 가져오지 말라고 하는 육류 등을 가져와 가축전염병에 걸리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전염병에 걸리면 즉각 살처분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에서 도살이든 살처분이든, 의식 소실이라도 완전히 이뤄졌다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살처분되지 않는 축산 피해 동물은 어차피 도살되기에, 돼지들의 떼죽음은 이유와 방식만 다를 뿐 새삼스럽지 않다. 아무리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백신이 없고 치사율 100%까지 이르는 질병이라 한들 감염되지 않은 돼지까지 가스사시켜 땅에 묻어버리는 살처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만을 위한 조치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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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가 내걸어 놓은 방역 현수막이 무색케 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은 또다른 축산농가를 위축되게 할 수 밖에 없다. |
국내 식문화가 유별나게 돈벌이용 목적 하나만 가지고 무분별한 육식 프랜차이즈가 성업하면서, 소돼지 고기 공급과잉에 따른 환경훼손, 동물복지 파괴 등 사회전반에 다양한 부작용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선진국은 우리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전통적인 과육식 유럽 등 서구권 국가는 물론, 국제기구, 학계 및 관련 운동계는 이미 육식의 건강, 환경, 동물 피해를 인지하고, 줄이길 권하기 시작했다.
'도살'이라는 일상적이고 합법적인 동물 대학살도 모자라 질병의 위험에 처한 돼지를 매정히 죽여 없애는, 매년 반복되는 사태에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측은 우리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축산업과 육식이 불러오는 문제를 바로 보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가축전염병 발병 사태의 진정한 해법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돼지 밀집 사육단지를 방문하며 말한 '전광석화'와 같은 살처분과 차단 방역만이 아니라, 축산과 육식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탈피해야 인간과 자연이 동시에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