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한국마사회서 기증 퇴역 경주마 분변
한국마사회 생물다양성 보전 동물 복지 증진 협약
제주도 말 분변 그나마 농약 노출않아 사용 가능
▲소똥구리 |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소똥구리가 귀해졌다. 더 이상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뛸 만큼 뛴 경주마를 활용해 복원 확산에 나선다.
소똥구리(Gymnopleurus mopsus)는 현재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Ⅱ급이다.소똥구리의 증식‧복원에 중요한 매개체는 말 분변인다. 소똥구리가 좋아하는 먹이로 활용된다.
이를 위해 국립생태원와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손 잡고, 우리 토종 소똥구리 증식 및 복원 연구를 위한 '퇴역 경주마 기증식'을 19일 멸종위기종복원센터(경북 영양군 소재)에서 개최한다.
지난해 12월12일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동물 복지 증진을 위해 협약에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이번 퇴역 경주마 기증을 통해 소똥구리 먹이원인 말 분변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소똥구리가 살 수 있는 자연의 조건은 최악으로 방치돼 왔다. 왜냐하면 소똥구리가 찾던 깨끗한 말 분변이 없었다.
간신히 제주도에 사는 말은 그나마 화학농약에 노출되지 않아 제주도의 말 분변으로 소똥구리를 사육‧증식했으나 거리상의 문제와 높은 운송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한국마사회에서 기증한 경주마는 '포나인즈'라는 이름을 가진 6년생 국산마로, 경기중 심각한 골절상을 입었으나 수술과 재활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다. 이젠 소똥구리의 소중한 자원이 된 셈이다.
딱정벌레목에 속한 소똥구리는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 이전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었으나 1971년 이후 발견기록이 없어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몸길이 10~16mm, 성충은 늦봄부터 가을까지 활동하며 소, 말, 양 등 대형 초식동물의 분변을 먹이로 하고 있다, 땅속 굴로 먹이인 분변을 경단처럼 굴리면서 가는 특성이다.
우리나라 소똥구리과는 현재까지 38종이 알려져 있고 이들 중 동물의 배설물로 경단을 만들어 굴리는 종은 멸종위기종 Ⅱ급인 '소똥구리'를 포함해 왕소똥구리, 긴다리소똥구리 등 단 3종뿐이다. 소똥구리는 앞뒤로 약간 긴 오각형에 가깝고, 등판은 편평하며 광택이 없는 흑색이며, 앞다리 끝 가까이에 3개의 큰 톱날이 있으며 발목마디는 매우 작다.
70~80년초까지만 해도 소똥구리가 아이들이 장난감이었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소똥구리 200마리를 몽골에서 도입해 342마리로 증식시켰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한국마사회와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연구와 퇴역 경주마의 동물복지 증진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양 기관의 협력을 기반으로 소똥구리 복원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단을 굴리고 있는 소똥구리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