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 보호 강화 체계적인 돌입

최진경 / 2019-04-22 09:33:37
지리산 세석평전, 구상나무 숲 구성 어린나무 활발 자라
구상나무 숲 생육환경 분석 자생지 보호 및 복원에 노력
국립공원연구원, 10년간 지리산 생육실태 조사 결과 발표

[환경데일리 최진경 기자]지리산 구상나무 보호, 세석평전에서 실마리 찾는다.

구상나무는 1900년대 초 서양인들에 의해 해외로 넘어가게 된 것이 계기가 돼, 외국에서는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리지만, 국내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사라지고 있다.

원인은 생육스트레스때문으로 구상나무 숲의 급격한 환경변화와,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가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상록수로 수형이 곧고 아름답다. 해외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나무로, 정원수로도 큰 인기를 끌어 해외 조경시장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지리산 구상나무 분포도

국립공원공단은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석평전의 구상나무 숲이 지리산 내의 다른 곳에 비해 어린나무가 활발하게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석평전 일대에는 직경 5㎝ 이하의 어린나무 개체수가 1ha 당 평균 1000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서쪽으로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북동쪽으로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북동쪽으로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 등으로 조사됐다.

세석평전의 1ha 당 구상나무 어린나무 개체수가 제석봉에 비해 14배나 많은 셈이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향후 구상나무 숲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 및 토양환경, 바람세기, 서식 동식물 등과 같은 구상나무 주변 생육환경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는 세석평전은 해발고도 약 1500~1600m에 있는 오목한 산악지역으로,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는 뜻에서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었다.

경사도 15~20도의 완경사지로, 개울이 흐를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2018년 평균기온은 약 5.8도이며, 총 강우량은 2,974mm이다.

지리산 전체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4180ha로 축구장 6000개 면적에 달하나 최근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다.

고사목은 1ha 당 50여 그루에 이른다.

국립공원공단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를 분석 오랜 기간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압박(스트레스)이 누적돼 구상나무가 고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상나무 고사목 115그루를 분석한 결과, 65% 이상이 2010년 이후부터 고사하기 시작했으며 약 70여 년간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돼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앞으로 구상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찾기 위해 세석평전, 제석봉 등 지리산 일대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비교하는 조사·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얗게 말라간 구상나무가 죽어 있는 것을 확연하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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