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 숲 생육환경 분석 자생지 보호 및 복원에 노력
국립공원연구원, 10년간 지리산 생육실태 조사 결과 발표
[환경데일리 최진경 기자]지리산 구상나무 보호, 세석평전에서 실마리 찾는다.
구상나무는 1900년대 초 서양인들에 의해 해외로 넘어가게 된 것이 계기가 돼, 외국에서는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리지만, 국내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사라지고 있다.
원인은 생육스트레스때문으로 구상나무 숲의 급격한 환경변화와,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가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상록수로 수형이 곧고 아름답다. 해외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나무로, 정원수로도 큰 인기를 끌어 해외 조경시장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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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구상나무 분포도 |
국립공원공단은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석평전의 구상나무 숲이 지리산 내의 다른 곳에 비해 어린나무가 활발하게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석평전 일대에는 직경 5㎝ 이하의 어린나무 개체수가 1ha 당 평균 1000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서쪽으로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북동쪽으로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북동쪽으로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 등으로 조사됐다.
세석평전의 1ha 당 구상나무 어린나무 개체수가 제석봉에 비해 14배나 많은 셈이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향후 구상나무 숲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 및 토양환경, 바람세기, 서식 동식물 등과 같은 구상나무 주변 생육환경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는 세석평전은 해발고도 약 1500~1600m에 있는 오목한 산악지역으로,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는 뜻에서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었다.
경사도 15~20도의 완경사지로, 개울이 흐를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2018년 평균기온은 약 5.8도이며, 총 강우량은 2,974mm이다.
지리산 전체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4180ha로 축구장 6000개 면적에 달하나 최근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다.
고사목은 1ha 당 50여 그루에 이른다.
국립공원공단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를 분석 오랜 기간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압박(스트레스)이 누적돼 구상나무가 고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상나무 고사목 115그루를 분석한 결과, 65% 이상이 2010년 이후부터 고사하기 시작했으며 약 70여 년간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돼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앞으로 구상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찾기 위해 세석평전, 제석봉 등 지리산 일대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비교하는 조사·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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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말라간 구상나무가 죽어 있는 것을 확연하게 눈에 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