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생명의전화', 한강다리 위 9492명 마음 돌려
12년간 자살상담 9492건, 119 출동 2103명 구조
이용층 10∙20대 전체 60% 차지…사회적 관심 필요
상담 유형은대인관계·적응 20.2%, 진로·학업 순
이장우 이사장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확산 노력"
[환경데일리 이은주 기자]"구직을 위해 서울로 왔지만 지난해에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고 살기가 쉽지 않네요."
"신용이 좋지 않아 대출받기도 어렵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너무 힘듭니다."
"열심히 취업준비 중인데 취직이 너무 힘들어요.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저 혼자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고 있는데 생활비도 감당할 수가 없어요."
우리 사회의 사회로부터 국가로부터 외면당한 청년들이 의외로 많다. 이같은 삶의 끈을 놓을 수 있는 위기의 아이들을 구하는 'SOS생명의전화'가 큰 역할과 도움의 손길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장우)이 운영 12년차를 맞은 'SOS생명의전화' 누적 상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201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SOS생명의전화' 상담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12년간 총 9492건의 자살위기상담이 진행, 이 중 투신 직전의 자살위기자를 구조한 건수는 2103명에 달한다.
'SOS생명의전화'는 자살을 고민 또는 시도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강 교량에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기다.
▲얘들아! 힘들면 참지 말고 전화해, SOS 생명의 전화가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돌리는 역할 의 통로가 되고 있다. |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20개 교량에 총 75대의 'SOS생명의전화'를 설치하고,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 365일 24시간 전화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상담 시 긴급상황이 감지되면 119 구조대 및 경찰과 연계해 생명 구조 작업을 진행하며 상담과 구조가 동시에 이뤄지는 종합 자살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월별 자살사망 통계' 및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살 사망자 수는 3229명으로 전년 동기간 2957명 대비 9.2% 증가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이후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경제적 변화로 자살률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생명보험재단은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자살의 기로에 놓인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SOS생명의전화'를 운영하며, 한국생명의전화와 소방,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협업하며 자살예방 종합대응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생명의전화 소방-경찰과 직접 연계를 통한 자살시도자 구조율은 2022년 기준 무려 99.6%에 이른다.
'생명의전화' 이용자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이 5404명(57%)으로 여성 3411명(36%)에 비해 1993명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075명(32.4%), 10대 2642명(27.8%), 30대 616명(6.5%) 순으로, 1020 이용자가 전체 중 60%를 차지했다.
상담 유형의 경우 친구 및 이성, 직장생활 등 사회적 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있는 대인관계·적응 관련 상담이 2399건(20.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진로 및 학업 관련 고민 2185건(18.4%), 무력감, 고독 등 인생 관련 상담이 1845건(15.6%)으로 뒤를 이었다.
SOS생명의전화를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는 교량 내 인적이 드문 밤 9시부터 자정까지 2445건(25.8%)이었으며, SOS생명의전화로 위기 상담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온 곳은 마포대교가 5609건(59.1%)으로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재단 이장우 이사장은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12년간 SOS생명의전화를 꾸준히 운영하며 자살예방 종합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 자살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며 "코로나 일상회복 후에도 경제불황 등과 맞물려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 재단은 코로나 이후 드러나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 집중하며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재단은 'SOS 생명의전화'뿐만 아니라 청소년·청년 등 연령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1월 청소년 고민나눔 플랫폼 '힐링톡톡'을 오픈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곰돌이 아바타, 대학생 멘토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자신의 마음을 진단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2017년 9월부터 SNS 기반 청소년 종합상담시스템 '다들어줄개'를 운영하며 전용 앱, 카카오톡 등으로 24시간 모바일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2030세대를 위한 마음 치유 플랫폼 '플레이라이프'를 통해 청년들의 정신건강 회복을 돕는 각종 콘텐츠 및 참여형 프로그램, 뉴스레터 등을 제공하며 생명존중 문화 확산 및 자살예방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