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기둥”... 제4회 UNEF 저장·수소 서밋 개최

고용철 기자 / 2026-03-07 15:47:28
- 제4회 UNEF 저장 및 수소 정상회의 개최... 마드리드에 정·재계 전문가 집결
- IVPEE 7% 세금 폐지 및 전력망 유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
- 수소 경제, 원대한 포부 대비 지연되는 실무 절차와 수요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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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향방을 결정지을 ‘제4회 UNEF 저장 및 수소 서밋(IV Cumbre de Almacenamiento e Hidrógeno de UNEF)’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서밋은 에너지 저장 장치(ESS)가 더 이상 선택적인 ‘미래 기술’이 아니라, 국가 전력 시스템을 지탱하는 ‘구조적 핵심 요소’임을 공고히 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 규제 기관 및 산업계 전문가들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호안 그로이자르(Joan Groizard) 에너지국 차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저장 장치의 확대는 국가의 미래뿐만 아니라 당장의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양수 발전소(PHS)의 인허가 절차를 가속화하기 위한 공청회를 추진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서밋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세제 개편이었다. 태양광 및 저장 부문 기업들은 **전력생산가치세(IVPEE) 7%**를 사업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했다.

이중 과세 문제: 저장 시스템이 전력을 충전할 때와 방전할 때 발생하는 구조적 세금 부담이 사업 경제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호응: 알베르토 나달(Alberto Nadal) 국민당(PP) 경제부차관은 해당 세금의 폐지를 지지하며, 국가 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든 형태의 에너지 저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승인된 왕립령(Real Decreto) 997/2025에 따라 태양광 발전과 저장 장치의 하이브리드 운영이 용이해진 가운데, 업계는 구체적인 운영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계통 유연성: 스페인 전력망 공사(Redeia)의 미겔 데 라 토레(Miguel de la Torre)는 “배터리는 기존 화력 발전소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계통 안정화 기여도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주장했다.
수익 모델 다각화: 전력망 연결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보조 서비스 시장 및 하루 전 시장(Day-ahead market)에서의 전력 거래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의 은행 대출 적격성(Bankability)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금융 모델이 소개되었다. 특히 **‘톨링 어그리먼트(Tolling Agreement)’**가 주목받았다.

톨링 어그리먼트란? 오프테이커(에너지 구매자)가 일정 기간(7~10년) 동안 고정 가격을 지불하고 배터리 운영권을 갖는 방식이다. 이는 개발자에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여 대규모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스페인은 2024년 국가 에너지·기후 계획(PNIEC)을 통해 유럽의 수소 수출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실제 보급 속도는 장밋빛 전망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이 나왔다.

[주요 장애 요인]

계통 포화: 전력망 연결 지점(Node)의 부족
행정 지연: 환경 영향 평가 및 인허가 절차의 병목 현상
수요 미비: 확실한 최종 소비처(항공유, 정유 공장 등) 확보 부족
전문가들은 수소 경제의 성공을 위해선 생산뿐만 아니라 인근 산업 단지와의 연계를 통한 ‘최종 수요 시장’ 창출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지방 자치 단체와의 협력이 강조되었다. 도시 계획에 에너지 저장 시설을 사전에 반영하고, 지자체 기술 인력 및 소방 인력에 대한 전문 교육을 실시하여 행정적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UNEF 서밋은 스페인이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저장'이라는 열쇠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보여준 이정표였다. 세제 개편과 규제 혁신이 뒷받침된다면, 에너지 저장과 수소는 스페인 산업 경쟁력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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