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긴급 토론회 에너지 전환 시급
가격 상승 문제 아닌 에너지 공급 위기
각국 전략 에너지원 다각화 공급 다변화
정유사도 문제 5조 원 지원, 책임 회피까지
도시가스 요금 폭등 사후약방문 땜질식
단열·주거 개선 등 에너지 구조 대응 필요
다시 찾아온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제조강국인 우리나라는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 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는 11일 국회에서 긴급 토론회를 열고 정부 국회 민관이 의견을 교환됐다.
주제는 <다시 찾아온 에너지 위기, 기후·에너지정책 어떻게 가야하나>하는 놓고 열띤 공방이 펼쳐졌다.
이재명 정부는 전쟁의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차량 5부제까지 시행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심지어 휘발유와 경유는 물론 서민의 기름인 등윳값이 역전되는 현상까지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플라스틱 산업까지 타격권이 들어서면서 의료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에너지 수급 불안은 러-우 전쟁 이후 겪었던 에너지 위기로 겹치면서 화석연료 중심의 구조적 틀을 깨야 할 때와 왔다는 의견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토론회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이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 등 전쟁이 아닌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에너지 구조의 취약성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자리에서 토론 참석자들은 특정 지역의 위기만으로도 전력, 물가, 산업 전반이 동시에 흔들리는 현실을 공감하고, 에너지 시스템의 구조적 전환이 시급하다며 정책을 리셋할 때라고 주장했다.
우리와 달리 선진국들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시스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기존 기후-에너지 정책마저 후퇴를 우려도 제기됐다.
기조발제자인 윤성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에너지 위기는 미-이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기로 촉발된 것으로, 세계 석유·가스 운송의 핵심 병목지점이 차단될 경우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 이상이 감소하는 등 특히 아시아 국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윤 연구위원은 "단순한 가격 상승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공급 자체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된 위기"이라며 "국제에너지기구가 비축유 방출과 수요 감축을 동시에 제시했음에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우 전쟁 이후 심화된 LNG 의존 구조 속에서 전 세계 인구의 60%가 순수입국에 거주하고, 한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의존도가 높은 현실은 이번 위기가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체계의 근본적 취약성에서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의 대응 전략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 유도, 적극 수요 감축 및 효율 개선, 에너지원 다각화 및 공급 구조 다변화 등을 제시했다.
윤 연구위원은 "에너지 가격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취약계층 선별 지원,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수요 대책 집중, 전기화 및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기조발제자인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러-우 전쟁 이후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됐지만, 정치권은 전기요금과 탈원전 공방에만 몰두하며 재생에너지 전환과 탈화석연료 논의는 사실상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도시가스 요금 폭등과 난방비 논란이 이어졌음에도 정부는 사전 대응 없이 사후 대책에 그쳤다."며 지적하고, "바우처 중심의 지원 역시 높은 미사용률 등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고 모순을 지적했다.
또 "정부가 근본 원인 진단 없이 화석연료 지원 정책에 의존하고, 안전성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소 재가동까지 추진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반복되는 에너지 위기의 구조적 원인을 짚었다.
이 위원은 "70년대 이후 에너지 위기의 본질은 화석연료 중심 구조로, 2022년 위기 경험조차 정책적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단기 대응에 머물러 동일한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요금 지원을 넘어 단열·주거 개선 등 에너지 빈곤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단기와 중장기 대응을 구분한 정책 전환과 교통·난방 등 에너지 이용 전반에 대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수홍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원전은 반복되는 에너지 위기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이번 위기는 화석연료 수입 의존 구조가 낳은 결과이며, 핵발전 확대는 이를 더욱 고착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정부 정책으로 제시된 정비 중 원전의 조기 재가동은 안전성과 민주적 절차를 동시에 훼손하는 위험한 선택"이라며 "지금은 원전을 무리수를 두기보단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시스템 전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선임캠페이너는 "중동 의존이 미국 의존으로 바꿨을 뿐, 화석연료 의존 구조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LNG는 글로벌 가격에 연동되기 때문에 수입선을 다변화하더라도 국제 가격 충격은 그대로 타격받는 구조"라고 했다.
또한 "석탄발전 수명 연장과 LNG 설비 확대는 좌초자산 위험과 재정 낭비를 키울 뿐"이라며 "신규 LNG 제한을 넘어 기존 설비의 단계적 축소 로드맵과 명확한 퇴출 시한을 마련하고, LNG 건설 투자와 용량요금은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유연성 자원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용순 공공운수노조 발전산업노조위원장은 "발전사들이 2026년까지 부채비율을 낮추라는 요구 속에서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했고, 오히려 에너지 위기 대응 지연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 위원장은 "LNG 발전 확대 역시 고용 불안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며 "민간 중심 투자로는 에너지 전환을 지속할 수 없는 만큼, 발전 공기업 통합과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정의로운 전환과 에너지 위기 대응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에너지 수급 안정화 예산에 대한 문제도 들췄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위원은 "정부는 실제 예산 중 이번 추경 역시 석유 가격 인하에 약 10조 원을 쓰면서 수요 대책과 재생에너지에 5600억 원만 배정하는 등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정유사 지원 5조 원을 예비비로 편성하면서도 기준과 책임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며 "지속 불가능한 가격 통제 정책이 아니라, 수요 관리와 재생에너지 확대 중심으로 예산과 제도 전환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후부 입장은 달랐다.
안드레 기후에너지환경부 서기관은 "석탄 가동 제한 완화와 원전 운영은 단기 수급 대응 조치일 뿐이며, 중장기적으로 석탄 폐지와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기관은 "중동 위기 등 에너지 불안 상황 속에서 태양광 중심의 보급 확대와 주민 참여형 모델을 통해 전환 속도를 높이고, 시민사회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언론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환경데일리 = 김영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