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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공군 학사장교회 부회장(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근무) |
[환경데일리 온라인팀]대한민국 핵무기 개발론이 비등점으로 간다. 기포가 올라온다. 적어도 한반도에 전술핵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북한의 8배가 넘는 세계 10위 국방비로 도대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해왔나 질타한다. 현실로 다가온 북핵 정국의 모습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그리고 중국은 핵의 무기화에 제재가 없다. NPT(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를 맺을 1967년 1월 1일 이전 것은 모두 합법화해 줬다.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이스라엘도 핵무기를 개발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도 일부만 받는다. 조약 이후에도 핵개발을 밀어 붙인 사실상 핵보유국이기 때문이다. '엎질러진 물'을 기정사실이라고 한다. 그런 국제적 관행이 북한 스스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하는 욕구를 불 질렀다.
우리의 핵무기 개발은 18개월이면 된다고 한다. 기술적으로 그렇다. 그러나, 제도적으로는 해체불가의 벽에 둘러싸여있다. 3중이다. 첫째는 1956년의 한미원자력협정이다. 둘째는 1975년 가입한 NPT다. 셋째는 1991년의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다. 모두 뚫어야 핵무장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핵무기개발을 못해도 북한의 위협을 당해 낼 수 있나?
우선, 미국 제공의 핵우산이 있다. 미국은 1976년 협약을 통해 한반도에 핵억제력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탐지와 요격의 방공망은 사실상 미국에 의지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것은 선택의 문제다. 싸드는 남한의 2/3까지 방어한단다. 하지만, 북핵 공격에 반격할 전술핵 폭격기 B-1B는 괌기지의 당일 기상 때문에 못 떴다.
둘째는, 우리의 자체방어다. 한국형 3축의 방어체계를 갖고 있다. 첫째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고(Kill Chain), 둘째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시키고(KAMD), 세 번째는 북한의 전쟁 지휘부를 궤멸시키는 것(KPMR)이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이 당연히 준비되어 오던 것이지만 전술핵에 비하면 파괴력은 부족하다.
최선책(最善策)은 물론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은 경제 제재를 당할수록 생존을 위한 핵개발의 가속기를 밟았다. 4차까지는 핵실험을 3,4년 주기로 하다가 5차는 불과 8개월만에 했다. 미사일은 4년 간 무려 36발을 날렸다. 김정일 통치 18년간은 16발이었다.
마치 김정일의 김정은에 대한 유지가 핵무기 개발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북한은 핵을 소량화하고 로켓기술을 발전시켜 전세계를 핵의 공포로 몰아넣을 것이다. 가지고 있는 미사일만 1천기라 하지 않나?
냉전이 한창인 1983년 9월 26일. 소련의 스타니슬라프 예브르라포비치 페트로프 소령은 핵전쟁 경보를 들었다. 미국으로부터 모스크바로 날아오는 다섯 기의 탄도미사일를 인공위성으로부터 보고 받았다. 상부에 보고할 수 없을 극도로 짧은 시간이다. 즉각 대응하라는 매뉴얼만 있다. 결국 반격 미사일 보턴을 누르지 않았다. 착오일 수 있는데 대응 발사하면 인류가 멸망하는 지경의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측 미사일은 대기에 의한 빛 반사로 밝혀졌다. 그는 나중에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으로 유엔(UN) 포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미담도 한반도 상황과는 먼 이야기다. 이곳은 불과 1,2분 안에도 핵이 터질 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상황에서는 제일 중요한 것이 '징후'를 포착하는 일일 것이다. 얼마 전 국회에서 있던 긴급간담회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은, “한미간의 공조만큼 세계 그 어느 것도 이보다 더 확실히 각종 수단을 통해 (적을) 예의주시하는 곳이 없다. 이번도 징후를 알고 대비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 징후를 포착하고 적어도 동시에, 잘 하면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차차선책(次次善策)이지만 말이다.
차선책(次善策)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쏘지 않게 하는 것이다. 6.25전쟁은 미국이 애치슨라인을 그어 한반도를 제외시키면서 촉발됐다. 공격의 빌미를 줬다.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게 하려면 이른바 핵의 '억지(Deterrence)' 그리고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 필요하다. 우리 한반도에 전술핵을 들여오는 것을, 앞서 본바와 같이 어렵지만, 옵션에 넣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핵무기개발은 그 이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글 : 배준영 공군 학사장교회 부회장(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