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환경 중요하지만 실천 뒷전 "맞습니다"

추호용 기자 / 2020-01-02 20:20:37
마트서 테이프 끈 안주면 '사면 된다' 생각 팽배
환경부 정책 시행 테이프·끈 사용금지 현장 풍경
위장환경주의 유통기업들 생각 바꿔야 소비자 변화

[환경데일리 추호용 기자]"아이들 위해 장바구니 생활화 하세요"

 


​대한민국 여전히 '배출의 민족' 답다. 이제는 마트를 가기 전에 필수품이 하나 더 있다. 꼭 챙겨야 하는 건 '장바구니'다. 물론 집에 있는 종이박스나 비닐봉투를 계속해서 재사용한다면 무방하다.

환경부는 자원순환정책에 따라 2020년 새해가 시작되자 바뀐 소비생활 속에 변화되는 것 중 하나가, 그동안 공짜로 마트에서 제공된 종이박스와 붙이는 비닐 테이프다. 아울러 비닐끈이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형마트 내 풍경은 크게 바뀐 것이 없었다.

서울 수도권 일부 지역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 스타필드 내 생필품 매장은 테이프나 끈이 쉽게 눈에 띄었다. 소형 마트를 더할 나위 없을 정도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제도가 바뀐 것조차 몰랐고 관심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트 입구에 마련된 포장대는 크게 혼잡은 없었지만, 박스를 찾았고 끈이나 테이프를 붙이는 시민들의 종종 있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에서 연간 사용되는 포장용 테이프와 끈 등은 658톤이라고 통계수치처럼 이를 한 곳에 모아두면 서울 월드컵 상암축구장(9126㎡) 857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환경부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앞서 소비자들을 불편을 고려해 종이박스 사용을 허용할려고 했다. 환경부는 대형마트 3사는 자발적 협약을 통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한 발 물러서 종이박스는 남기고, 대신 포장용 테이프와 끈만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정부 정책과 달리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의 본래의 취지와 달리 포장용 테이프를 소비자들이 매장 입구에서 종이박스에 재포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렇다고 마트측은 이런 형태를 막거나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국내 대표적인 빵집 역시 1회용품에 대해 무상지급은 불가하지 

만 판매는 한다고 했다. 요식업도 마찬가지다. 플라스틱 빨대와

컵 사용은 줄지 않는 실정이다.  

대형마트에선 56ℓ대용량 장바구니를 3~4000원 가량으로 대여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이번 정책 조차 시민들은 손쉽게 편리함이 우선이라는 생각애 비닐테이프와 끈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은 찾아 볼수 없었다.

서울 영등포 신길동에 사는 이미영 주부는 "처음부터 1000원 짜리 테이프를 사서 박스에 산 물건을 담아 포장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 내 마트 매니저는 "회사 자체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정부 정책에 부합되는 아이디어를 고객과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이마트 매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법과 제도 추진은 좋지만, 이미 몸에 밴 생활습관인 편리함과 귀찮음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에서 분위기였다.

최근 서점가에 주목받는 책인 '위장환경주의,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에서 우리 기업들의 민낯을 오픈시켰다. "어느 기업이 과연 매출보다 먼저 환경을 걱정하고 소비자들을 겁주면서까지 경영을 하겠는가"라며 '녹색거짓말'은 이미 과대포장돼 두리뭉실하게 흉내만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깟 테이프, 끈 조차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고 소비자들에게 당당하게 선포하지 못하고 또 제지를 못하는 소극적인 태도의 소비형태를 비판하고 있다.

강력하지 않으면 너무 늦게 후회할 일들이 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것이 지금의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이중성으로 비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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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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