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강 38% 더 악화, 3단계 개선사업 운운 혹세무민
사업 실패부터 선언해야, 재생에너지사업도 해수유통
새만금유역 수질 최악의 낙동강보다 더 나빠진 상태
새만금 지속가능 발전 새만금 민관협의회 구성 제안
▲저어새 서식지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도 새만금이 썩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
[환경데일리 이수진 기자]새만금, 해수유통만이 답이다.
새만금 수질개선 2단계사업이 마무리되고, 해수유통 여부를 결정할 2020년이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전북녹색연합 확인결과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은 20년 전보다 더욱 악화되고, 새만금호는 저층부터 썩어 수질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은 2001년부터 19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1차(2001~2010) 사업에서 1조2000억원, 2차(2011~2020) 사업으로 3조원 등 총 4조원이 넘는 예산이 쏟아부었다. 하지만, 새만금유역의 만경강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기준으로 2000년 10.7㎎/l에서 18년 11.0㎎/l로 오히려 악화됐고, 6급수 수준의 최악의 수질을 추락했다.
원인은 지류, 도랑 등에서 유입되는 축산폐수, 생활하수, 공장폐수는 물론 간척목적으로 갯벌을 막아버린 채, 민물과 바닷물이 상호 교류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다.
결국, 지난 20년간 4조원이 넘는 막대한 수질개선 예산을 모두 쏟아 부었지만 오히려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이 더욱 악화됐다는 것은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018년 새만금호의 수질은 COD기준으로 5.2~11.0㎎/l로 4~6급수의 수질을 나타냈다. 새만금호는 현재 제한적이지만 해수가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새만금호 내부의 수질은 해수유통량과 염분농도에 따라 13개 조사지점마다 수질이 다르게 나타난다.
바닷물이 거의 다다르지 않는 새만금호 상류의 ME1지점은 COD기준으로 11.0㎎/l을 나타내 6급수의 최악의 수질을 보였으며, 바닷물이 많이 유통되는 배수갑문 부근의 ML4지점은 5.2㎎/l으로 4급수 수질을 나타냈다. 결국, 현재의 새만금호 수질은 바닷물의 유통량(염분농도)와 비례해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ML4지점은 25psu로 비교적 높은 염분농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질이 5.2㎎/l로 4급수를 유지하는 것은 그 만큼 새만금호 전체의 수질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며, 수질개선에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담수화를 전제로 한 정부의 새만금호의 수질목표는 하류의 도시용지구간에서 3급수, 상류의 농업용지 구간은 4급수이다.
또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2018년 8월 새만금호의 용존산소(DO)량을 조사한 결과 수심 4~5m 이하는 사실상 무산소층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새만금 상류는 6급수 수준의 오염된 강물이 유입되고, 새만금호 내부에서 유속의 감소로 인한 유기물퇴적과 부영양화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새만금 담수화를 진행하다면 새만금의 수질은 기하급수적으로 악화해 그야말로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새만금호와 새만금 상류의 수질은 4대강사업으로 악명이 높은 낙동강유역의 수질보다도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의 창녕합천보와 낙동강하구언 등은 수질악화로 인해 연례적인 녹조발생과 생태계파괴로 신음하고 있다.
2018년 낙동강의 창녕합천보와 낙동강하구언의 수질은 COD기준으로 각각 7.3㎎/l, 6.7㎎/l로 4급수 수준의 수질을 나타냈다. 반면, 만경강(김제)과 새만금호(ME1)의 수질은 각각 11.0㎎/l, 11.0㎎/l로 6급수의 최악의 수질을 나타냈다. 담수화 추진 시 새만금은 그야말로 재앙이 될 수밖에 없음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새만금유역 상류의 만경강 수질은 최악의 6급수 수질을 보이고 있으며, 새만금호 저층은 무산소층으로 전락하고, 제한적인 해수가 유통되는 새만금호 표층만이 겨우 4~6급수의 수질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완전담수화를 추진할 경우 새만금호가 죽음의 호수로 전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도청은 '새만금 3단계 수질개선사업' 운운하며 여전히 담수화추진의 속내를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전북도민을 바보취급해서는 안된다. 새만금호의 담수화는 애초 불가능하며, 필요하지도 않다. 전북도와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속이고 새만금개발을 미궁에 빠트려서는 안된다.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전북도와 정부는 새만금 수질개선과 담수화 추진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당장 해수유통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 오직, 강과 갯벌, 생태계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만약, 전북도와 정부가 2020년에도 새만금 해수유통을 결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담수화 추진의 꼼수를 부린다면 전북도민과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자연의 이치는 거슬린 자연재앙은 곧 사람을 공격하는 때가 온다."고 경고했다.
전북녹색연합측은 성명서를 통해 해수유통 결정이 늦으면 늦어질수록 새만금개발은 차질을 빚고, 오히려 후퇴할 수밖에 없다며 뒤늦은 해수유통 결정은 기반시설을 비롯한 새만금 개발을 다시 해야 하고, 사업의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어 엄청난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전북도는 지금 당장 해수유통을 결정하고, 진정한 새만금의 발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하기 위한 새만금 민관협의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2018년 10월 30일 발표한 새만금 재생에너지 추진계획도 해수유통을 전제로 하여 개발을 수정·추진해야 할 것이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은 빨라야 2020년이 돼야 공사가 가능하다. 2020년에는 새만금 해수유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담수화를 전제로 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한다면 한 치 앞도 못 보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업이 될 것이다고 반기를 들었다.
전북녹색연합은 전북도와 정부에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의 실패를 인정하고, 지금당장 해수유통을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 해수유통 결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새만금사업은 표류하고,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는 것은 물론, 전북도민은 고통으로 내몰 수 밖에 없다고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