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유니슨 생태계 훼손 드러나

고용철 기자 / 2023-08-21 11:03:33
경북 오미산 풍력발전단지 불법 산림 훼손
국내 대표적 산림생태계 우수 보전지역
녹색연합,모범 돼야 공기업 불법 저질러
남부발전, 유니슨 풍력단지조성 공동사업
신한금융 신한그린뉴딜펀드 1600억 투자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 훼손않게 명시


[환경데일리 고용철 기자]신재생에너지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면서 오히려 산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의 현장은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오미산 정상에 풍력발전단지를 대규모로 공사하면서 불법으로 산을 훼손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곳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법 훼손이 올해 두 차례 적발된 곳이다. 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는 상황을 인지하고 산림보호법에 의거해 불법 산림 훼손에 대한 수사 중이다.

훼손은 풍력발전의 송전을 위한 강관주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보내기 위한 송배전시설 설치를 위해 계곡부와 능선부의 국유림을 길이 2km, 폭 3~4m가량 훼손한 것.

 
애초 사업자는 강관주를 헬기 등을 이용해 훼손을 최소화해 설치하기로 했으나 실제 공사 과정에서 지켜지지 않았다.

공사과정에서 강관주를 설치하며 마구잡이로 진입로를 내는 등의 대규모 산림 훼손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산지 전용 허가를 받기 전 공사를 진행하는 불법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풍력발전단지 내에서도 허가 면적 이외의 국유림을 훼손했다. 문제가 확산되자. 훼손이 확인 된 일부 지역은 산림당국의 복구 명령 후 복구가 진행 중이다.

훼손을 저지른 에너지 기업은 한국남부발전과 유니슨이다. 두 기업은 산림청 허가 협의가 이뤄진 사업 부지 내부와 인접한 곳에서 보란 듯이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발전단지는 남부발전과 유니슨이 1600억 원을 투입해 공동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위해 금융사는 신한금융그룹 신한그린뉴딜펀드에서 투자했다. 발전단지는 4.3MW급 풍력터빈 14기를 설치해 모두 60.2MW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며, 올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미산 풍력발전단지의 불법을 자행도 문제지만 해발고도 1000m 가까이 되는 산림을 훼손해 산사태 위험도 높아진 상태다. 더욱이 해당 지역은 고도가 높은 지대라 훼손지에 대한 산림복원도 상당한 예산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오미산 불법 훼손 현장은 고도가 높아 식생을 비롯한 생태계 민감지역이다. 복원을 추진하려면 오랜 시간과 많은 예산이 소요되어야 하며, 여러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

훼손 지역 주변의 정밀한 생태계 조사를 기반으로 고도, 입지, 경사도, 토양 등을 고려한 생태복원 방안을 마련하고, 식물, 동물, 토양, 산지사방 등의 전문가가 전 과정에 참여해 복원을 진행해야 제대로 된 생태계 회복이 가능하다.

단지 사업 부지는 산림청 소유의 국유림이다. 더욱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생태축이 인접한 곳이다. 멸종위기종인 산양,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이 서식하는 국내 대표적인 산림생태계 우수 보전지역이다.

오미산은 식생이 극상림에 가깝게 유지된 지역으로 금강소나무, 굴참나무, 물박달나무, 거제수나무 등의 안정적 서식지다. 오미산 일대는 태백산국립공원과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역의 생태축 선상에 있는 곳이다.

발전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생태지역으로 풍력발전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협의가 이뤄진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더욱 신중했어야 할 사업자는 환경저감대책을 마련하고 개발로 인한 훼손 복구복원을 적정하게 하지 않았다. 지난해 공사 과정에서 훼손과 산사태 위험이 지적됐고,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남부발전과 유니슨이 불법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산림생태계를 훼손해도 벌금으로 해결하고 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모범이 돼야 할 공기업과 대표 중견 기업이 공동 추진한 현장에서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업이 가능한 구조가 남아있다는 것"이라며 "관리감독을 해야 할 환경부의 수수방관한 점도 문제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곳 현장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거치고 사후환경영향조사 단계에 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불법으로 산림생태계가 훼손된 셈이다. 오미산 풍력발전단지의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에도 '협의를 받지 않은 곳이 공사로 인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환경부 대구유역지방환경청은 현장 확인과 조치가 이뤄져야 하고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부는 오미산 풍력발전사업을 즉각 중지시키고 훼손된 산림생태계가 다시 복원되도록 행정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풍력발전은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앞으로 발전단지 개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오미산 사태는 생태계 훼손과 복원에 나쁜 선례가 남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줄 것으로 촉구했다.

아울러 ESG 경영을 역행한 남부발전과 유니슨은 불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물론 법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3월 9일 김민수 남부발전 신성장사업단장이 직접 봉화 오미산 풍력 건설현장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단장은 "초심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안전한 발전설비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현장은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하고, 산사태 위험까지 내몰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녹색연합은 이들 두 기업은 녹색펀드투자까지 지원받으면서 정작 지켜야 할 생태계 보호에는 소홀한 점을 명백하고 중대한 범죄행위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훼손지를 제대로 복원하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사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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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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