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탓? 인공위성 제대로 활용 못했다?

김영민 기자 / 2020-10-07 15:55:23
조명희 의원, 과기정통부 21대 국감서 지적
산사태 피해 지역 12곳중 9곳 위성영상 없어
촬영된 3곳조차 구름 때문에 모두 식별 불가
조 의원 "재해재난 상황 위성영상 대응 없나"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한반도 상공에 떠 있는 인공위성이 애물단지가 된다?

 

대규모 예산을 들여 개발한 인공위성이 올해 장마 피해 당시 위성영상을 활용한 대응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조명희 의원(국민의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은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지역 가운데 올여름 장마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12곳에 대해 현재 운용되고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의 촬영 기록을 확인한 결과, 9곳에서 영상이 한 건도 찍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 재해재난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영상을 신속하게 제공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데 기여해야 할 인공위성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고 조 의원은 강하게 질책했다.

조 의원은 위성영상 촬영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경북 성주군과 고령군, 전북 남원시, 충남 금산군, 충북 제천시 등 전국 12곳의 산사태 피해 지역에 대해 올여름 장마 전후의 아리랑 3호와 3A호의 촬영 자료를 요청했다. 그런데 12곳 중 9곳에서 현재까지 아무런 영상이 찍히지 않았다. 나머지 3곳은 피해 지역 인근을 촬영하다 영상이 찍히긴 했지만, 그마저도 구름에 가려 피해 상황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항우연 측은 재해관리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등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해당 지역을 촬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항우연은 다른 부처나 기관 등의 요청이 있어야 촬영 계획을 잡는다는 것이다. 조 의원이 한국항공우주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1월부터 올 8월까지 행안부는 아리랑 1, 2, 3, 5, 3A호를 통틀어 단 7건의 영상만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희 의원은 "3조4조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위성이 재해재난 등 대국민 서비스 제공에 제대로 활용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과기정통부가 위성개발 주무 부처이기 때문에, 재해재난 등 국가위기상황에서 위성영상을 활용한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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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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