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뒤늦게 자연환경보전법 등 규정 참고 예정
가로수시민연대, 가로수 가치치기 법적 규정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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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조용할 날이 없다. 최근 도로 확장을 목적으로 제주시 제성마을에 있는 멀쩡한 왕벚나무를 베어버 렸다. 아래 사진은 도로 확장 이후 잘려나간 왕벚나무들 사진제공 제주참여환경연대 |
[환경데일리 장수익 제주취재본부 기자/ 김영민 기자]지자체는 물론 도로변 건물주들이 가로수를 함부로 훼손하고, 무분별하게 가지를 쳐서 사회적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도시 자동차도로변 가로수는 매연 등 저감을 주는 영향을 주지만, 한편으로 건물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만으로 흉물처럼 마구잡이식으로 모든 가지를 베어냈다.
시민단체인 가로수시민연대측은 지금까지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가로수 가지 치기는 것을 막기 위해 활동을 펴왔다. 이들은 그동안 상상 이상으로 가로수를 괴롭했는데, 몸통만 남기고 모든 가지는 다 쳐내는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자행했다고 했다.
경기도 부천시 영업용 택시 기사 이근택씨는 "매년 빠른 봄이면 도로변 가로수 가지솎아내기에 몰두하고 멀쩡한 가로수를 괴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미안할 정도였다."고 혀를 찼다. 그는 "그간 부천시, 인천시 등에 이런 가로수를 볼 때마다 시에 민원을 넣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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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일산서구 주엽역 앞 기업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건물마다 공통점은 은행 앞 가로수는 똑같이 잘려나가 있다. |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8일 앞으로 지자체 및 관계 부처에서 생물다양성 증진을 고려해 가로수, 공원 산책로 등의 녹지공간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올해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최근 나무 몸통만 남기는 지나친 가지치기가 미관을 해친다는 의견이 많고, 가로수가 생물다양성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추진되는 것.
도시의 가로수는 중요한 역할을 보이지 않게 크다.가로수와 함께 조성된 녹지공간은 새, 곤충 등의 서식지이자 도시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무더위 속 그늘 역할과 한 여름 열섬효과까지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도로변 가로수는 대기오염물질 정화기능을 비롯해 온실가스 흡수, 아스팔트 열기와 건물과 자동차에서 내뿜는 열기까지 흡수한다. 푸른 도시를 유지하는데 쾌적한 경관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가로수 훼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뒤늦게 '자연환경보전법',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의 규정을 참고해 이번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4일 제주시청 앞에는 가로수 잘라낸 사태가 벌어져 주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문제의 발단은 제주시가 신광교차로~도두 간 도로구조 개선사업 과정에서 40년 이상의 왕벚나무 4그루를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절단했다. 이 왕벚나무는 제성마을 주민들이 40여년 전 심어 누구보다 애정이 많은 나무였다.
주민들은 분개했고 임시총회를 열고 제주시에 보존을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염원과 달리 3월15일 또다시 8그루의 왕벚나무가 잘려냈다.

주민들은 "개발의 혜택을 누린 사람들이 마을의 희생에 감사를 전하지는 못할망정 또 눈물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제주시장 사과와 도로 확장 철회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환경운동연합도 제주시의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도로를 넓히기 위해 나무를 자르는 무개념 행정을 언제까지 할 지 개탄스럽고 도로를 넓히려고 나무를 자르는 도시에 미래가 보이겠는가. 또한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푸른 제주를 원하지 넓은 도로를 원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주민들은 17일 다시 모여 공동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