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수천억 투자와 충전소 확충으로 전기차 시대 선도: 에너지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
고용철 기자
korocamia@naver.com | 2026-04-09 17:45:56
- 지정학적 위기 속 ‘에너지 자립’ 목표, 2030년까지 9,000개 충전소 추가 구축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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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에너지 전환의 파고 속에서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규모 자본과 인프라를 투입하며 모빌리티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6년 현재, 카탈루냐는 1억 5천만 유로(한화 약 2,2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며 스페인 내 전기차 보급의 전초기지 역할을 굳건히 하고 있다.
예산 목표 초과 달성, 공격적인 투자 행보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이번 '전기차 추진 계획'은 초기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계획된 예산은 1억 300만 유로였으나, 실제 집행된 금액은 1억 5,100만 유로에 달한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해당 재원의 상당 부분은 스페인 중앙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책인 'Moves III' 프로그램(약 1억 3,200만 유로)에서 확보되었으며, 나머지는 자치정부 자체 예산으로 충당되었다. 이러한 집중적인 투자는 인프라 부족이라는 전기차 보급의 최대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프라 확충: 충전 접근성 대폭 개선
지난 1년간 카탈루냐 전역에는 2,588개의 신규 충전 포인트가 설치되었다. 이 중 대부분은 공공 접근이 가능한 시설로, 현재 카탈루냐 내 총 충전 인프라는 공공과 민간을 합쳐 11,588개소에 이른다.
자치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5-2030 전기차 추진 계획'에 따라 향후 수년 내 9,000개의 충전 포인트를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한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11개 민간 기업과 협력을 논의 중이며, 이는 장거리 주행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 급등, 소비자 인식의 변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시장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 카탈루냐 내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B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전동화 모델의 비중은 기존 14.3%에서 24%로 급격히 상승했다. 신차 4대 중 1대가 전동화 차량인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환경 보호 의식을 넘어,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경제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켈 삼페르(Miquel Sàmper) 카탈루냐 자치정부 비즈니스·노동부 장관은 "중동 분쟁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외부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절박함을 키웠다"며, "전기차 전환은 이제 환경 전략을 넘어 국가적 에너지 안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솔선수범과 민관 협력 모델
자치정부는 정책 추진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공공 부문의 전동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900대의 관용차를 전기차로 교체했으며, 바르셀로나 시의회와 협력하여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행정 구역 간 장벽을 허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35개의 공공 충전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민간 부문의 참여를 유도하는 '민관 협력 모델(PPP)'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공공의 안정적인 부지 제공과 민간의 효율적인 운영 능력을 결합하여 서비스 질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2030년을 향한 비전: 유럽 모빌리티의 허브
카탈루냐의 목표는 명확하다. 2030년까지 견고한 충전 네트워크를 완성하여 스페인을 넘어 유럽 전체에서 모빌리티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탈루냐의 이번 성과가 타 자치주에도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예산 투입과 인프라 확충, 그리고 우호적인 시장 반응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카탈루냐는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친환경 모빌리티 시대로의 구조적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전기차는 더 이상 미래의 대안이 아니라, 오늘날 카탈루냐 경제와 환경을 지탱하는 실질적인 축이 되고 있다." 카탈루냐의 이번 행보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지방 정부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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