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 진짜 친환경기업인가?

김영민 기자 / 2023-04-13 10:16:34
폐기물량만 늘려선 친환경기업 될 수 없어
종합환경기업 표방 2년, 폐기물 사용량 증가
국가 탄소중립 실현 낙제, 오염 저감 '저조'
폐기물시멘트 정보공개와 SCR 설치 나서야
시민단체 가짜 ESG 포장 말라 진정성'보여야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친환경 기업인 것 처럼 포장된 기업은 퇴출돼야 합니다."


쌍용C&E가 종합환경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사명을 변경한 지 2년이 됐다. 이상한 점은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폐기물의 양은 늘고 어떤 폐기물이 얼마만큼 들어가는지 제대로 된 정보조차 공개가 안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철저하게 감추면서, 국토부 산업부의 비호 속에 마치 친환경기업 ESG경영을 잘하는 것처럼 과대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무엇보다도 오염물질 배출기준 강화 등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미 드러난 것처럼 이 회사는 자사 시멘트 공장내 독성물질이 함유된 폐기물을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의혹으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쌍용C&E가 환경파괴 주범이 아닌 진정한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길 주문했다. 특히 감춰진 폐기물 시멘트 정보공개와 질소산화물 저감설비인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회사는 21년 3월 26일, 주력품목인 시멘트 사업을 환경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회를 선도하는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그린2030'(Green2030) 비전을 발표하고, ESG 경영도 천명했다. 한 마디로 퍼포먼스만 요란했고 빈깡통 같은 울리기만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한 모 언론으로부터 소속된 시멘트협회가 친환경경영이 매우 잘한다고 대상을 연속해서 상을 받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한 발 나아가 2025년까지 환경사업의 비중을 전체 이익(EBITDA)의 50% 수준까지 확대해 탈석탄을 실현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다. 실제 지난 2년간 쌍용C&E의 폐기물처리 매출액은 매년 1000억 원을 넘을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2021년에는 직전 해 710억 원이던 매출액이 1211억 원으로 70.6% 증가했고, 2022년은 17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3% 넘게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말할 것도 없다.

2022년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이 공개되지 않는 상태다. 이 회사는 2021년 영월과 동해공장에서 사용한 폐기물 241.5만 톤보다 상당히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2019년 265.1만 톤을 처리해 46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0년에 232.4만 톤으로 32.7만 톤이 줄어들었음에도 70.6%가 증가한 710억 원의 매출이 나왔다.

이같은 수치는 폐기물의 처리 과정의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는 증거다. 몇 년이 지났지만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 현지 공장 인근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로부터 지탄을 받은 건 같은 기간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 등 환경오염 노력은 매우 저조한 점이다.

급기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쌍용C&E의 사명 변경 이후 2년간(21년~22년) 'ESG 경영'선언 이후 실질적으로 경영이 변화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폈다.

눈여겨 본 대목은 주요투자계획 보도자료를 분석이다. 이 자료를 근거로 70.8%(2800억 원)가 폐기물 연료 시설 확충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순환자원 연료 보관시설과 이송라인을 증설에 집중했다. 주요 내용으로, 순환자원을 대체연료로 활용할 때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해주는 설비 시설 확충에 통 크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측은 이같은 투자는 결국 쌍용C&E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매우 인식한 반환경적인 행위는 더 크게 표출됐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방지시설 유지보수 등 발암물질, 초미세먼지(PM2.5), 질소산화물 등 저감설비는 투자 예산 중 9.1%인 359억 원에 불과하다.

결국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진정에 견디지 못한 감사원은 칼을 빼들었다. 2020년 감사원은 '미세먼지 관리대책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는 이 회사의 현주소가 들쳐줬다. 국내에서 현재 가동 중인 시멘트 소성로 37기에 SCR를 설치할 경우, 설치비 및 운영비로 5년간 1조139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기준으로 보수적 계산을 해보면, 소성로 1기당 설치비와 5년 운영비 총액은 308억 원이고, 매년 61억5800만 원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 금액이 차이는 있겠지만, 10기의 소성로를 가동하고 있는 쌍용C&E가 SCR을 모두 설치한다면 'ESG 경영' 관련 투자계획으로 밝힌 3,952억 원이면 충분하다. 이 회사는 실질적인 환경개선 노력 없이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설비 투자를 집중했다는 의견이다. 전형적인 동종업계에서 퇴출돼야 할 '그린워싱' 기업이 친환경 기업인 것 처럼 국민들과 시민들을 눈속임한 셈이다.

환경부는 의성쓰레기산 사태에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처럼, 생활폐기물, 산업폐기물들이 시멘트 소성로 연료화로 불을 지폈다. 현재 시멘트 업체는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 대체로 톤당 5만 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받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오염물질 저감설비는 '나몰라라' 하고 더 큰 수익을 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에 투자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시멘트업체는 폐기물을 사용함으로써 석탄 사용량에 해당하는 만큼의 탄소 배출량을 줄여 국가 탄소저감 로드맵에 기여한다고 호도했다. 시민회의측은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 없이 탄소 저감에 나서는 것은 되레 국민안전과 환경을 내팽개치는 꼴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더 큰 문제도 있다. 시멘트 제품 자체에서 나오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의 인체유해성 논란이다. 이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시멘트 공장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은 만성 기관지염, 폐렴, 폐출혈, 폐수종의 발병원이다.

배출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결합이다. 국내 대부분의 시멘트 공장 설비는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 이상된 기존 플랜트가 오래된 시설이 많다. 이 설비조건에서는 주민들과 주변지역에 막대한 건강권을 해치고 자연생태계까지 파괴 훼손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3일 성명을 통해 쌍용C&E는 말로만 '친환경'을 떠들면서 폐기물 사용량만 늘릴 것이 아니라, SCR 투자에 서둘려야 한다고 했다. 줄기차게 지적해온 폐기물의 종류, 사용량, 성분함량 등에 대한 제대로된 정보를 시민들에게 공개 촉구했다.

시민회의는 그래야 이 회사가 선포한 종합환경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진정성'이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환경부가 뒤늦게 질소산화물 배출기준 270ppm을 신설 시멘트사 기준인 80ppm 이하로 강화를 언급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가 새로운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방안과 시멘트 내 함유된 중금속 문제를 선도적으로 개선하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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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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