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KEI,국립공원공단 침묵속 설악산 자연보존지구 지켜야
알프스와 설악산 비교 분석 자체 넌센스, 여론몰이 그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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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데일리 |
설악산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세워야 하는 경제성, 산업적인 가치, 케이블카를 설치해 운행하게 되면 발생되는 환경의 미치는 영향까지, 당위성은 온데간데 없이 거짓 보고와 심지어 환경영향평가조차 엉터리로 여론몰이로 나서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에 됐을까. 대기업의 속성은 눈에 띄는 사업은 물불 안가리고 돈을 버는 행위가 속주다. 설악산 정상에 호텔을 세우면 좋지 않느냐 반문할 수 있다.
세계 명산 어디에서 호텔을 세워다는 근거조차 없다. 유럽국가들은 이미 환경의 중요성, 즉 자연보전이 경제성 가치에 더 많은 이익을 준다고 명시될 만큼, 경제성을 운운하면 접근하는 개발에 조금이라도 자연훼손할 사업은 처음부터 원천봉쇄해야 맞다.
환경시민단체의 주장에 티끌많은 오류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유독 우리 기업들은 전경련의 후광을 등에 업고, 산악(산지)관광 활성화, 지역경제활성화, 글로벌 수준의 관광객 유치 등 허울 좋은 기획으로 설악산에 버젓이 케이블카를 놓고, 고급 호텔을 세워 돈을 벌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경련은 정부에 핫라인을 두고 강력한 압박을 주며 스위스 체르마트 마을이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에 좋은 롤모델이라고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호들갑까지 떨었다. 체르마트 마을의 진실은 제대로 알기나 한걸까. 미친짓이다. 설악산 정상에서부터 산아래까지 수십만여종의 동식물이 나름대로 균형을 이루며 서식하고 있다.
그위에 케이블카를 공중에 띄우면, 포유류 등 발이 달린 짐승들은 어떻게 될까. 사람으로 치면 자신의 지붕위에 케이블카가 하루 종일 왔다갔다 한다면 그냥 있겠는가. 이미 생태계 균형은 일순간에 깨지게 된다.
풍력 1기를 세울려면 수십여종의 환경영향평가 테스트를 걸치고, 공사를 위한 멀쩡한 산정상까지 깎고 헐고 파내 진압로 확보한다. 형식적으로 주변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펼쳐 경제적 타당성을 따지게 된다. 물론 지역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물며, 자연보전지구 대한민국 3대 명산 설악산에 사람 편리주의에 이를 이용한 돈벌이용으로 케이블카 건설, 호텔 등 위락시설을 지으면 어떻게 될까.
상식밖의 주장들을 안밖으로 설악산을 조이고 흔들고 있다. 정말 미친 것이다.
전경련과 회원사 대기업들은 여러처례 걸쳐 세미나 등을 통해 알프스와 록키산맥에 케이블카가 있는데 왜 설악산만 환경을 훼손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퍼부었다.
알프스, 록키산맥에 정말 가보고 하는 말일까. 알프스, 록키산맥이 우리 설악산과 같은 조건이던가.
모 대기업 총수다운 환경에 무지에서 오는 실언은 폭소를 자아냈다. 한마디로 권력을 이용한 돈벌이용으로 우리 국민들 수준을 얕잡아본 행태다. 그들의 내건 청사진을 보면, 한폭의 그림처럼 스쳐간다.
설악산 정상에 별넷급 최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지어 산지관광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발상, 강원도민들을 우습게 봐도 한참을 우습게 봤다. 그동안 골프장건설에 사회적 비용까지 수십조원을 날려 진통을 겪은 강원도민들을 또 한번 희롱한 처사와 비슷하다.
그들 주장에는 경제에 힘을 실어주고 대한민국 관광산업에 크게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도했다. 국립공원은 누구의 공원이며 설악산이 부자동네 평창동 뒷동산이라도 되는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를 함부로 훼손하거나 채취해선 안되는 우리의 산 금수강산중 하나다.
실제로 언제부터인지 아웃도어 업계들이 국내 등산객들을 현혹시켰다. 아웃도어웨어는 생산단계부터 막대한 화학물질 범벅으로 만들어 진다. 이런 고가의 옷들을 입고, 북한산, 관악산, 지리산 등을 오른다. 등산객들은 마치 히말리야 최고봉을 오를 허세로 무장한 채 등산로를 맘대로 훼손하고 돌푸리, 나무가지 하나 함부로 대한다.
이런 못된 습성을 대기업이 배웠던지 아님 교묘하게 악용하는지 모르겠다.
그럼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로 가져다 줄 우리의 산을 지키는 문화의식을 충분히 학습하고 숙지하고 자연보호에 대한 인식은 있을까. 미안하지만 아니다. 등산장비 도구만 진화했을 뿐, 산악인이나 일반인들이 설악산 등반을 당일코스로 갈수 있다며 대기업들의 사탕발림에 지금 환상속에 빠져 있다.
특히 산정상에 오르게 위해 방법중 하나로 쉽게 케이블카 쯤 설치하면 산지관광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만큼 좋은 것이 또 있겠냐고 반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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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와 호텔을 짓겠다는 이들의 주장처럼 스위스 알프스처럼 우리와 산특성 자체가 같다면 어느 정도 이해하겠다. 알프스산에 산양이 있던가, 희귀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서식하고 있던가. 삵이 있던가. 제대로 설악산 터를 잡고 사는 각종 동식물들의 생태계는 조사를 했던가.
설악산에 케이블카 놓은 그 순간부터 설악산은 설악산이 아닌 서울 남산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등산의 개념을 바뀌지 않는 이상, 산지관광목적으로 건설하겠다는 의도는 설악산 생태계를 파괴한 원흉이 될 것이다.
최근 이승철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전경련 부회장)은 "강원도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차별화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개념인 산업(山業)단지 조성을 제안했다. 그는 "정작 국토 64%를 차지하는 산지는 종합계획이 없다"며 종합계획 기반의 산업단지를 강원도에 시범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설악산은 숙박·레져·체험이 동시에 가능한 종합관광 단지, 가파른 지형의 가리왕산은 겨울 스키와 여름 MTB를 사계절 즐기는 레포츠 단지, 산악 밀리터리 테마파크는 실전 밀리터리 체험이 가능한 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거창하다. 자칫 도심지 개발이 설악산으로 파고 들 기세다.
또한 이를 추진하기 위해 범국민 산악관광 추진 위원회을 구성 규제완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건의했다.
즐길거리 부족하고 풍부한 산림자원에도 불구하고 산지 대부분이 규제 지대로 지정돼 산을 즐기는 방식이 '걸어서 정상등반'위주에 관광의 모순이 있다고 지적이다.
어떻게 친환경적 산림개발을 할수 있을까. 설악산 케이블카를 놓게 되면 몇십미터 간격으로 연결 구조물을 세우게 되고, 하루에 수백여대가 오르라 내리라 할때, 그 아래 동식물들은 그 자리에서 머물어 살수 있을까. 비상식적인 범죄행위다.
더 큰 문제는 환경부와 KEI다. 이들이 누구를 위한 조직인지, 전경련 부설기관인 듯 착각이 들 정도다.
설악산의 경우 보전산지로 지정돼 산지관리법 제1조에 따라 산지경영목적외 개발 이용이 엄격히 규제돼 있다.
솔깃한 주장도 있다. 대기업들은 보호위주의 포지티브(Positive) 규제방식 보전과 개발식의 이분법 접근으로 산지활용을 기본적으로 금지해 다양한 친환경사업 모델을 저해한다는 입장이다. 10년째 표류중인 설악산 케이블카에 목을 걸고 있을 만큼, 군침을 흘리는데 이미 손익계산서를 쥐고 있다. 속칭 로또사업이다.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케이블카 건립이 이뤄지면 다른 건설은 저절로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관광산업은 스위스 GDP의 5%를 차지하고 관광경쟁력 1위국로 환경평가지수까지 1위의 청정국이다. 마치 알프스가 스위스 산지관광을 통째로 먹여살린다는 볼멘소리는 어불성설이다.
해외 유명 관광지 가이드를 해온 이 모 씨는 "체르마트 인근을 트레킹하는 산악인으로 체르마트의 진실은 맞는 부분과 틀린부분이 있다"며 "체르마트나 샤모니, 사스피 등 알프스의 산악휴양 마을은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 이는 여름에는 트레커들과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고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주 많은 산장이 있는데 이 대부분은 개인이 관광객이나 트레커등에게 숙소와 음식을 제공한다"면서 "핵심은 마터호른 정상 부위에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것은 우리나라 산과 알프스 산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었다.
또다른 생태계 전문가는 "자연보호란 측면에서 수렴동계곡과 천불동도 등의 탐방로와 바꾸고 폐쇄된 탐방로도 오픈해 탐방객들을 분산해야 할 것"이라며 "탐방로 철계단, 나무계단 등도 철거하고 자연 그대로 복원되도록 해 케이블카 건립은 생태계 훼손은 불보듯 뻔하다"고 반대의사를 내비췄다.
케이블 건립 반대한 생태학자는 "스위스의 산들과 우리나라 산들은 많이 다르다. 양분이 별로 없는 토양에는 나무보다 벤트그라스 같은 잔디가 알맞고 풀어놓은 양들이 적당히 뜯어먹은 자리에서 골프가 어울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골프가 나무로 울창한 우리나라에 맞지 않듯이 눈과 빙하, 바위, 낮은 초목으로 이루어진 스위스의 산들을 국립공원 설악산과 비교해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환경운동연합 정재연 대표는 제안했다. 오색 지역을 차량 통행을 금지하는 마을로 바꾸고, 양양에서 오색 사이에 도로 위로 케이블카를 놓거나 무공해 셔틀기차 노선을 놓는다. 두 번째로 한계령과 미시령 등 설악산 생태계를 단절시킨 도로들의 차량통행을 금지시키고, 다시 자연화해서 관광객이 트래킹을 하며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조망하게 한다. 트래킹 코스는 겨울철에 천연 눈썰매장으로도 활용한다. 이들 코스를 연결 설악산을 멀리 한바퀴 도는 올레길을 만든다. 한계령에 있는 휴게소를 개조, 등산객이나 트래킹족이 사용할 수 있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으로 만든다. 오색지역을 산악활동의 전진기지이며 동시에 체류형 휴양에 적합한 마을로 탈바꿈시킨다.
전경련이 극심하게 왜곡한 체르마트 마을은 차량통행을 금지시키고, 알프스의 환경적 가치를 잘 보존해 인간과 자연이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전세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유명 관광지의 공통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제주 올레길 등 국제적으로 성공한 거의 모든 관광지는 환경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 곳. 수백 년 된 나무들을 베어내고, 천연기념물 서식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주능선에 호텔을 건설한다면, 강원도는 환경파괴의 현장이 될 뿐이다.
산을 관광자원화 하더라도, 오를 능력이 있는 사람만 오르게 하는 것은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이다.
설악에는 농주목·분비나무·노랑갈퀴·대미풀·금강초롱 등과 같은 희귀식물을 총 822종이 넘게 산다. 만약 케이블카 건설될 경우 그 아래는 활엽수와 상록침엽수가 원시림을 이루고, 대청봉 부근에 바람꽃·꽃쥐손이·등대시호 등을 비롯한 각종 고산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어느 산도 없는 지빵나무·눈잣나무·노랑만병초 등과 같은 식물의 남한계지대(南限界地帶)가 되고, 때죽나무·사람주나무·설설고사리 등의 북한계지대가 되고 있다.
더 중요한 동물들 크낙새·산양·사향노루·까막딱따구리·반달곰 등과 같은 희귀동물 총 1590종이 살고 있다. 그리고 백담천(百潭川)에는 냉수성 어족인 열목어와 버들치가 서식하고 있다.
더 늦게 전에 환경부를 비롯 국립공원공단, KEI는 정신 똑바로 차려야 겠다.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