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과 산지, 현대화 세계화 박차
1∼2인 가구 대세 소량·간편포장 선호 맞춰
루마니아와 공동연구 신품종 체계적 육성
저품위 사과 수매지원 가격 안정화도 기여
2022년까지 50억 수출 목표 발전계획 수립
[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백설공주가 사랑했다는 문경사과, 신라 제3대 유리왕때의 임금의 칭호인 경주 이사금 사과. 주사골 꿀잼이 들어있어 더욱 단 영양 사과 등이 사과잔치가 한판 벌어졌다.
이번 경북지역 모든 사과가 한 자리에 모인 2018 경북애플페스티벌이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시청 광장에서 'The 착한 맛, The 착한 가격, The 착한 품질'로 가을사과 아삭아삭 꿀맛의 진수를 서울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사과 주산지로 유명한 '손안에 작은 사과'의 품종도 다양하다. '루비에스', '홍옥', '황옥', '양광', '파크닉', '시나노스위트', '알프스오토메', '후지(부사)', '홍로', '시나노골드', '핑크레이디', '유메야끼오', 다시 생소하지만 36개종에 달한다.
이들 사과는 빨간색에서 부터 황금색깔을 띄는데 당도는 평균 13~16브릭스까지 달고 식감이 좋다.
이번 축제에는 경상북도 사과 주산지로 꼽는 포항시를 비롯, 경주, 김천, 안동, 영주, 영천, 상주, 문경, 군위,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예천, 봉화군에 사과농부들이 들고 나왔다.
사과 홍보전에 특이한 소비트렌드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경북도청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사과 주산지가 북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30년 이후면 경북에서 귤재배가 가능할 지 모를 일"라고 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0.74℃ 올랐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2배가량 많은 1.5℃나 상승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마지노선에 서 있다.
농촌진흥청은 연평균 온도가 3℃ 상승하면 사과 재배면적은 1만7000㏊까지(현재 3만4000㏊) 감소한다고 보고 있다.
경북도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고온에서 착색이 용이한 아리수, 황옥, 홍로 등 기후 적응형 품종을 개발 보급했다.
현재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신품종 육성을 위해 루마니아와 공동연구 중이다.
국내 사과 재배 면적· 생산량· 품질· 유통 인프라 등 경북도 15곳 지자체에 휩쓸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품종과 당도가 높은 과즙, 소비자 마케팅까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경북 지역사과는 2017년 기준 전국 생산량의 62%를 차지했다. 농업총생산액 48조1700억원 중 사과 품종 하나만으로 1조1103억원으로 실적을 올렸다.
이런 배경에는 2004년부터 시행한 과수고품질생산시설 현대화사업(FTA기금) 추진과 1996년 도입된 신경북형 사과원(키낮은 사과재배) 조성 등으로 주효했다.
특히 경북 사과는 친환경먹거리를 찾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농가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코드를 맞춘 것도 경북사과산업발전에 기여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농식품 소비트렌드에 발맞췄다. 혼술 혼밥 시대를 사과 소비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이는 재활용, 자원낭비에게 영향을 미친 셈이다. 소량 간편 소비가 늘면서 사과의 경우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011년 7.6㎏에서 2016년 11.2㎏으로 증가했다. 20개들이 한 박스 판매가 아닌 10개 5개 간편포장이 더 잘 팔린다는 것이 증명됐다.
농진청이 2010~17년 수도권 거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마다 조사한 결과 2인가구 사과 소비액은 5~6인가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런 변화가 소포장 판매가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이고 박스처리 문제나 유통문제, 사과 소비도 더 촉진하는 증거다. 이러니 사과 농가에는 이에 따라 소과 위주의 품종 보급이 확대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
경북도는 2년 전부터 김천시 증산면 일대에 10㏊ 규모 작은사과 '황옥' 전문생산 시범단지를 구축했다.
처음에는 사과농사꾼들 조차 반신반의했다고 했다. 경북도, 김천시가 탄생시킨 제품이 바로 작은사과 전용 브랜드 '스마플(smarple)’을 개발이다.
스마플은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체계적 품질관리로 과수통합 브랜드 데일리(daily)를 개발해 통합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 트렌드 성향에 빅데이터를 작동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 간편성, 유통안전성, 합리적인 가격, 건강관심, 소량판매에 맞췄다.
경북도는 각 지자체 사과농가 영농조합들과 머리를 맞대 건강유지,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과학적인 근거로 마케팅에 주력했다.
이러니 전국 각지 사과는 명절때만 팔리는 과일이 아닌 사시사철 언제든지 신선하게 소량으로 살 수 있다는 입소문에 경북 사과의 국내외 인지도를 껑충 뛰었다.
경북도는 사과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지난해부터 ‘저품위 사과수매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소비지향적 생산·유통 혁신을 통한 세계적 과수산업 선진지역 도약을 위해 ‘2018~2022년 경북도 과수산업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세부 추진과제로 ▲소비지향적 생산기반 확충 ▲산지조직 시장대응력 제고 ▲지속적 소비창출 위한 시스템 구축 ▲수출 전담조직 육성 통한 경북과실 수출 확대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이다.
경북도내 20개 시군 61개 농협과 조합공동법인, 영농조합법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경북연합마케팅추진단'은 주품목 5개 과일과 부품목인 배와 체리의 취급량을 2022년까지 18만톤(4000억원)으로 확대 목표다.
이번 홍보전에 나선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사과 품종만으로 수출액을 5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라며 "올해부터 5년간 6098억원을 투입해 과수 고품질 시설 현대화·과수 생력화 장비 지원· 통합마케팅 조직 육성· 농산물 상품화·위생시설 지원· 기금 조성 등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김학동 예천군수 겸 사과주산지시장군수협의회장은 "고품질, 친환경먹거리 사과이 경북 농가에 새로운 명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민관협력으로 안전적인 생산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라며 "기후변화에 따른 품종개량과 당도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과홍보전에서 낱개판매되는 비닐봉지 사용은 최소한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사과를 활용한 가공식품 한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