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저어새까지 내쫓는 현실

한영익 / 2018-05-29 11:45:15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 수하암 "준설토투기장 영향"
저어새 수하암서 번식 포기, 사람과 공사차량 등 영향
인천시, 인천해양수산청 서식지 파괴 원인 조사 촉구

 
[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인천 중구 영종대교 북쪽 수하암을 뒤덮고 있는 저어새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 모를 일입니다."

이같은 배경원인을 승기하수처리장 재건설에 따른 주변 환경에 급속도록 망쳐졌기 때문으로 저어새 서식지가 파괴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승기하수종말처리장 재건설 사업으로 멸종위기 보호종인 저어새가 서식하는 남동유수지 훼손이 우려된다며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대책을 촉구했지만 행정당국은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기하수종말처리장 이전논의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시설이 노후화된 승기하수종말처리장의 재건설 및 시설 현대화는 분명 시급한 문제"라며 "관계기관이 모인 논의에서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현실적으로 현 부지 지하화가 최적의 대안으로 공감됐음에도, 인천시, 남동구청은 무성의하게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시는 이전 대가로 남동구에 그린벨트 해제 지원, 100억원 대 개발이익금 등을 제시하는 등 저어새 서식지 보호에 대한 노력이 미흡했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측은 저어새는 전세계 3000여 마리만 살아있다. 하지만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 한곳이였던 영종대교 북쪽 수하암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영종도 제2준설토투기장 건설공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8일 인천녹색연합과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인천저어새네트워크에 따르면 저어새 서식지인 수하암은 길이 70m, 폭 25m 크기 바위지만 주변 갯벌이 넓고 갯골이 발달해 저어새가 번식지로 이용해왔다. 과거 만조 시에 최대 200마리 이상의 저어새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고 그동안 관찰한 내용을 공개했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는 2006년 영종도 주민에 의해 저어새 10쌍 이상 번식이 확인된 뒤 번식 개체 수가 2009년 25쌍, 2011년 42쌍, 2016년 51쌍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43쌍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수하암은 육지에서 1.3㎞ 이상 떨어져 사람과 위협이 되는 쥐, 수리부엉이, 너구리 등 야생동물 접근이 어려워 저어새뿐 아니라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물새들이 주로 찾고 있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제공

하지만 2013년 제2준설토투기장 해안 호안(침식을 막기 위해 비탈면에 설치하는 시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호안과 수하암 거리가 150m로 좁혀졌다. 호안에서 수하암까지 걸어서 갈 수 있게 되면서 불필요한 사람들 입도가 늘고 쥐, 큰부리까마귀 등 유입, 공사차량 이동에 따른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서 저어새가 번식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리한 공사와 사람 발길로 저어새가 더 이상 서식하는데 부적합한 수하암이 된 셈이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측은 "이 박사 조사 결과처럼 저어새가 번식을 예년처럼 했으나 실패하거나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라며 "공사차량 이동 등으로 인한 어미들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4월 2일부터 둥지를 틀고 번식을 준비하다가 쥐 유입 등으로 같은 달 18일 번식을 포기하고 이달 14일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2준설토투기장 건설 추진 당시 수하암을 비롯한 갯벌이 사라진다면 저어새 등 생존에 위협성을 우려했지만 발주처인 인천시, 인천해양수산청이 조건부로 사업이 승인됐다."라고 책임을 돌렸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지금이라도 저어새가 수하암에서 번식을 포기한 원인 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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