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들도 불안 불안 줄줄이 정지

김영민 기자 / 2020-09-23 12:29:49
신용평가 무디스도 미 원전 침수와 폭염 취약 경고
원안위 '후쿠시마 후속안전대책',전문가 검증 필요
"기후위기는 원전안전을 지속적으로 위협 가능높아"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원전 바닥이 바닷물 유입으로 부실의 우려가 있다. 지난 마이삭과 하이선 태풍으로 고리원전 4기, 월성원전 2기가 정지됐다.

이 사건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이후 정부의 국내원전에 대한 후속안전조치가 무색할 정도로 국내 원전이 기후위기에 준비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이미 2003년 태풍 '매미'에 의해 고리원전 4기가 정지한 바 있으나, 당시 한수원과 안전규제기관인 과학기술부는 원인을 '송전선로 고장'으로 발표하며 책임을 한전에게 떠넘겼다.

 
이번 고리원전 4기 정지사고를 두고 초기에 한수원은 '송전선로 고장'을 원인으로 제시했으나, 전문가들은 방수처리됐어야 할 원전시설이 바닷물로 인해 고장났음을 뒤늦게 드러났다. 건설된 지 10년이 채 안되는 신고리 1,2호기 전력설비 조차 염분 침투로 고장을 일으켰다면, 단순 노후화가 아닌 부실시공, 불량부품이 의심된다.

지난 해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최대 원전보유국인 미국 내의 원전 54기가 기후변화가 심화되며 발생할 침수위험에 준비돼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8월 18일,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기후변화의 심화로 원전 37기가와트(GW)는 침수위험에, 48기가와트는 폭염과 그에 따른 냉각수의 온도상승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실제로 플로리다주의 터키포인트(Turkey Point) 원전 4호기는 7월 5일 호우로 터빈발전기와 원전이 불시정지된 바 있다. 이어서 9월 8일 미국의 안전규제기관인 핵규제위원회(NRC)가 공개한 이 원전의 사고보고서는 터빈발전기의 방수처리 결함과 발전기 코일의 습기노출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밝히고 있다. 앞서 8월 10일 아이오와주의 듀안 아놀드(Duane Arnold) 원전은 폭풍에 냉각탑이 파손되고 외부전원이 차단되며 원전이 정지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아직 이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분석보고서는 제출되지 않았으나, 기후변화가 심화되며 빈번해진 폭우와 강풍에 미국 원전들도 과거에 겪지 못했던 새로운 위기에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녹색연합은 더 큰 문제는 사회적 불안감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정확한 진실을 사전에 알려 사고를 미리 막자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이 원전, 탈원전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데, 이는 사후약방문격으로 만약의 원전사고 경우수를 폭 넓게 찾아서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모두의 의무이자 책임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극한기상이 곧바로 거대 원전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하지만 평상시 드러나지 않는 부실시공· 불량부품 문제와 결합시 예상을 뛰어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망각해선 안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11년 후쿠시마 사고이후 침수대책을 포함 후속안전대책을 요란스럽게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사태처럼 전력설비의 염분침투와 고장은 그 대책이 부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안위는 또다시 책임모면에 급급해 요식적인 대책을 남발하지 말고, 국민이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도록 외부전문가들에 의한 '후속안전대책'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다.

녹색연합은 핵발전소의 경제성, 안전성을 우수하다고 주장과 달리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위협성을 더 귀를 기울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원전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안전관리에 부실시공,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 노출에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는 발전이다.

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 더욱 더 빈번해진 태풍과 폭우는 핵발전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경고하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가중될 수록 탈핵의 시기는 앞당겨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아울러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한 면밀한 안전대책 및 검증에 만전을 기울일 필요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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