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불로 인한 송전선로 고장 59건 발생
30개 노선에서 500시간 이상 선로 정지 발생
송전선로 부지 선정시 산불 위험 검토 의무화
▲이용선 의원 |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미 주정부 산불 따른 정전 방지 정책 펴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초고압송전선로에 대한 산불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올해 연이어 발생한 대형산불로 송전선로 30개 노선에서 고장이 발생하며 전력계통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상기후로 태풍, 산불, 폭우 등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전력망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력거래소 '전력설비 정지통계'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초고압송전선로에서 발생한 501건의 고장 중 46.7%인 234건이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기업위 소속 이용선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 2월부터 5월까지 전국 대형산불로 인한 정전 발생의 위험성읗 손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30개 송전선로에서 59건의 고장이 발생했고 500여 시간 동안 선로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울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송전선로가 훼손돼 9기의 발전소에서 344시간동안 출력감발이 발생하면서 한전은 약 190억의 보상금을 발전사에 지불해야하는 상황이다.
또한 울진변전소에 연결된 송전선로가 동시에 기능을 상실하며 전면 정전이 2차례 발생했고, 한울6호기에 전력공급이 중단돼 비상발전기까지 가동됐다. 이후 4월에는 서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765kv 선로가 피해를 입어 당진화력발전소 3,4,6호기의 전력이 차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전은 2025년까지 강원 경북지역 226km 구간에 송전탑 440기를 설치하는 '신한울-신가평 500kv 송전선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업예정지 중 울진~봉화를 지나는 동부1, 2구간은 올해 발생한 울진산불 피해지를 관통한다. 전체 44km 구간 중 15.98km 구간이 소나무림과 산불 취약지에 인접해 산불 피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전의 전력영향평가에 따르면 송전선로 입지 선정 기준에 산불 위험성은 고려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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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2025년까지 강원 경북지역 226km 구간에 송전탑 440기를 설치하는 '신한울-신가평 500kv 송전선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
이 의원은 "앞으로 송전선로 부지 선정시 '산불 및 자연재해 위험성'을 의무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송전선로 인근 지역의 산불 위험성을 예측 분석 시스템을 갖추는 등 선제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불 발생횟수는 1.4배, 피해면적은 5.9배까지 증가했다. 올 2월, UN에서 발표한 산불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산불 피해 면적이 최대 14%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 캘리포니아주정부는 2020년 대형산불 등 잦은 산불에 따른 대비를 해왔다. 앞서 대규모 정전과 전력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산불 안전운영센터를 설립하는 등 선제적 산불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전력은 산불로 인해 정전방지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매년 25억에서 35억의 예산을 투입해 산불 대비를 위해 선로 인근 수목 벌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실질적인 해결책은 되고 있지 않다.
현실적으로 송전선로 77% 이상이 산지를 지나고 27%가 산불에 취약한 강원ㆍ경북지역에 설치돼 있는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