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시장, 고령자 타깃 식품 개발 전쟁 돌입

김영민 기자 / 2017-04-06 13:41:55
농식품부, 고령친화식품 시장 규모 5년 사이 54.8% 증가
CJ제일제당, SPC그룹 삼립, 동원F&B, 대상, 신세계푸드 치열
이마트, 오뚜기, 농협, 오리온, 빙그레 까지 생산 채비 마쳐
간편식 시장 고령자 식품 시장과 직결, 유기농 식자재확보 돌입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유혜리 기자]고령화사회 또 하나의 고민거리는 먹거리 확보다.

 

내년이면 고령화 사회 비중이 14%를 넘는다. 이에 따른 식품에서 영유아 식품 분류가 활성화돼 있듯이, 고령인구에 대한 고령친화식품 분류가 체계화해야 한다는 식품업체의 움직임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오리온 이경재 대표이사는 지난해 연말 농협의 합작 식품가공공장 건립과 관련해 "최근 자연의 건강한 맛과 기능을 그대로 살리고, 가공을 최소화한 원물 가공식품이 전세계적인 트렌드다."라며 "쌀 이외에도 곡물·과일·채소 등 다양한 우리농산물을 활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원물 가공식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사업 다변화을 밝혔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자체 분석자료를 통해 2015년 국내 1인 가구는 506만가구였다. 전체 가수수 대비 2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4분의 1 이상이 1인 가구다. 2020년에는 508만 가구,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너무 빠른 속도다. 향후 20년내 지금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고령자 계층에 돌입하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벌써부터 이들을 소비자로 낙점해 공략 채비를 갖추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고령친화식품 시장에 대한 시장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령화는 통계수치에서 그대로 나타나 있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2017년 말 또는 2018년 초에 고령화 비중이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고령화 단계 기준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 7% 이상(고령화사회), 14% 이상(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산업 각 분야에서 고령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고령자 층의 수요에 대응한 제품, 서비스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고령자는 고령화에 따라 씹는 기능, 소화기능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식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건강증진, 노후생활의 질까지 떨어져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식품산업에서도 고령자 대상 제품에 대한 많은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고령친화산업 진흥법 시행령 제2조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을 '고령친화제품등'의 하나로 '노인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급식 서비스'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고령친화식품 주요 연관 품목의 출하액에 주민등록인구상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적용해 시장 규모를 추정했다.

고령친화식품 주요 연관 품목 선정 방법도 나와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고령친화식 전략품목인 건강기능식품, 특수용도식품(영유아 및 임산·수유부용 식품 제외), 두부류 및 묵류, 발효식품(장류, 김치류, 젓갈류, 절임식품)으로 나누고 있다.

진흥원은 자체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반영해 인삼 홍삼류 건강기능식품 외에 고령자들의 소비가 많은 인삼 홍삼제품(음료, 차, 당절임)을 추가했다. 특수용도식품에서 고령친화식품과 관련이 적은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은 제외됐다.

고령친화식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예상될까.

불과 2년 전 2015년 출하액 기준 7903억원 규모였고, 6년 전인 11년은 5104억원에서 5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식품시장(15년 출하액 기준 52조 63억원)에서 고령친화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이다.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고령친화식품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영양공급'라는 응답이 48.8%로 가장 많았고 소화 용이(26.5%), 저작 연하 용이(2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령친화식품으로 생각되는 제품으로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응답이 10.1%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특수용도식품(9.1%), 인삼·홍삼제품(8.8%), 청국장(8.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에 진입하는 연령대인 60세 이상 응답자를 세분해 조사한 결과 60세 이후 소비가 늘어난 품목은 건강기능식품(12.9%), 인삼·홍삼제품(12.2%), 두부(10.8%), 청국장(9.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식습관 변화로는 '일반 식사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과일 견과류와 같은 건강한 간식을 챙겨먹는 비중이 늘었다.'는 응답이 31.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영양보다는 소화가 잘 되는 쪽의 식품 소비가 늘었다'는 응답(22.2%)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인 가구의 월평균 식품비는 2인 이상 가구의 74.4%에 불과했지만, 엥겔계수는 29.2%로 2인 이상 가구보다 높았다. 특히 즉석동결식품에 대한 지출액은 2인 이상 가구를 100으로 봤을때 119.4에 달했다. 그만큼 1인 가구의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품업체들은 1인 가구일수록 간편하게 완성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국내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2010년 7700억원 규모였던 국내 HMR 시장은 올해 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고령친화식품과 비슷한 개념으로 '개호식품(介護食品, Care Food)'이 발달했다. 2016년부터 저작, 소화작용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자 중심의 개호식품 개념을 넘어, 저영양 예방까지 대상을 넓혀 '스마일케어식(Smile care foods)'을 제도화했다.

일 야노경제연구소는 일본의 개호가공식품 시장규모가 2013년 1258억엔(1조 3453억원)에서 2017년 1480억엔(1조5827억원)으로 17.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지속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개호식품의 종류 및 품목이 증가하고 급식서비스나 택배서비스 등의 새로운 사업이 활발해짐에 따라 2020년까지 연평균 3%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는 간편식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편의점 시장에 날로 확대되면서, 일명 혼밥을 먹는 젊은층, 노인층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다양한 식품들이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다.

▲간편식 시장 확대는 곧 고령자 중심으로 식품 트렌드가 바뀔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국내 식품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특히 소화

력과 건강까지 제공하는 유기농 식자재를 확보해 가격대비 우수한 고령자 식품 생산이 향후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각 회사별 프랜차이즈 매장별로 가맹점에는 빵류, 밥, 발효식품, 건강음료도 고령자들이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를 착수하거나 진행단계다.

CJ제일제당, SPC그룹 삼립, 동원F&B, 대상, 신세계푸드, 이마트, 오뚜기가 채비를 갖추고 있다.

뒤늦게 농협은 오리온과 함께 간편식에 도전장을 냈다. 빙그레도 빙과류의 대명사 답게 자사 유통망을 활용해 간편식 생산 라인업을 구축, 시장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 기업 대부분이 유기농 식자재를 기본 재료로 간편식을 건강의 대명사로 전환하는 것이 생산 기본 골격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가공식품업계간)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우리 경우 전국 곳곳에 분포된 가맹점을 중심으로 간편식에 대한 준비를 어느 정도 갖춘 상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고령친화식품의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관련 협의체 구축, 표준 마련, R&D 투자 확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식품연구원 등과 협업으로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한국산업표준(KS)을 연내 마련 업계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박병홍 식품산업정책관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어르신들의 식생활의 질 개선과 건강 증진 및 향후 시장 확대 등을 고려하면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고령친화식품시장을 중점 육성할 분야라고 생각하고 R&D 투자 등을 통해 국내시장의 확대를 도모하고, 일본 홍콩 등 고령화가 진행 중인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시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정의 및 범위, 시장규모, 소비자 조사결과 등 정부 3.0 맞춤형 정보는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게재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고령친화식품 시장)을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동원F&B 식품기획 분석 관계자는 "식품이 고령자 중심에서 비중도 두고 있지만, 젊은층과 더불어 함께 먹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수산물, 농산물과 잘 조화로운 먹거리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국내 식품업계는 간편식이 고령자 식품을 위한 개발 전초전으로 돌입된 1라운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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