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목숨걸고 지켜줄게"

김영민 기자 / 2017-07-31 13:47:00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고양시 시차원 묘책 찾기 고심
부모연대 고양지회, 활동지원 추가 등 8대 요구 촉구
활동지원 추가 70시간 수준서 135시간 이상 확대 요구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지하철을 타다보면, 10대에서 20대로 보이는 남자 아이들이 객차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소리를 지르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들은 반복적인 소리와 행동에 승객들은 깜짝깜짝 놀래서 자리를 피하거나 쳐다보는 것이 다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부산에서 40대 경찰관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이 발달장애가 있는 스무 살 아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유서에서 "지쳤다."고 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이런 아이들이 편히 쉴 곳이나 체계적인 관리와 치료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5년 11월 20일에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너 때문에 너와 내가 함꼐 이 세상을 버려야겠다."는 모진 말을 하는 발달장애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많다.


발달장애인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해서는 살 곳과 일할 곳이 있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고양지회가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시청 로비앞에서 "엄마가 목숨을 걸고 지켜줄게" 글씨가 새겨진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70여명 학부모들은 "우리는 이 사회에서 우리 아이가 배제당하지 않고 존중받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기를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언제까지 목 놓아 부르짖어야 하는 현실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거주권과 노동권이 담보되지 않으면 발달장애 가족은 해체 될 수 밖에 없다."며 "혹여나 아이들이 시설에 수용하게 되면 인권침해 등 사각지대로 놓이기 된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김경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고양지회장은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이 갈 곳은 살 곳은 어디입니까."라며 "우리 사회는 이 물음에 여전히 답이 없다."고 성토했다.


김 회장은 "발당장애인 아이가 성인이 됐어도 죽을 때까지 부모 밑에서 미성년자인 채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 벗어날 대책마련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찾아갈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인 중증장애인 주간보호센터의 실태가 굉장히 열악하다."며, "주간활동서비스 시간 확대와 더불어 최우선적으로 예산과 인력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경화 고양지회 부회장은 "최성 고양시장은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기회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혜숙 고양시특수학교 학부모 대표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함꼐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느 환경을 마련하길 고양시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앞서 10일 장애인부모연대는 구체적인 요구 사항, 관련 법규 등 '고양시 발달장애인 정책제안'을 시에 제출했다.
이어서 이들은 24일부터 발달장애인 생존권 정책 요구를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고양지회는 고양시에 발달장애인 생존권이 담긴 8대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들의 요구안은 ▲Day 서비스 이용 발달장애인을 위한 활동지원 추가 시간 제공(현 70시간 수준서 135시간 이상으로 확대)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치 및 운영 ▲현장 중심 발달장애인 직업 지원 체계 도입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중심 주거 모델 개발 및 시범 사업 운영 ▲발달장애인 재활 및 의료 지원 체계 ▲발달장애인 자립생활 및 권익옹호 지원 구축 ▲발달장애인 행정지원 체계 구축 ▲발달장애인법 실효성 제고 위한 정책 제안 등이다.

이번 요구중 '프로젝트 서치(Search)'도 포함됐다. 이는 취업을 앞두고 있는 발달장애학생이 기업체, 기관 등에서 직업훈련을 받고 다양한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현장 중심 직업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 최성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날 고양지회 회원들은 "장애인부모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우리 가족들은 고양시민이다. 아이들을 방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배수용 고양시 제2부시장과 윤홍구 시민복지국장을 비롯 장애인복지과 공무원들은 장애인부모연대 대표들을 만나 제안서 내용을 듣고 요구사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며 "시 입장에서 경기도, 보건복지부와 의견을 나눠 현명한 답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고양시민은 104만명으로 현재 등록된 장애인은 모두 3만800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발달장애인은 377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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