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물고기는 무엇을 알고 생존하나

김영민 기자 / 2017-03-02 14:32:59
저자 '조너선 밸컴' 생물학적 관점서 통찰서
기억력 3초밖 되지 않을까 과학적 연구 제시
'물고기는 알고 있다' 서점가 주목할만 책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물고기는 알고 있다'가 출간됐다. 밋밋하고 재미없을 것같은 서적으로 분류돼 곧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출 것 같다는 예감을 뒤짚었다.

미국 등지에서 출간한 지 꽤 시간이 흘렸지만, 여전히 서점가에서 팔리고 있다.

'물고기는 알고 있다'는 어떤 매력이 담겨져 있나. 

우리는 흔히 멍청한 동물의 대명사로 꼽는 '닭 대가리', '새 대가리', '물고기 대가리'로 칭한다.

이들은 표정도 없고 고통도 못 느끼며 눈물도 흘리지 않는 공감력조차 제로의 동물, 오래전 진화를 멈춘 미개하고 원시적인 동물. 흔히 이런 표현들으로 불리는 것중 물고기도 예외는 아니다.

 

멍청한 닉네임이 따라 붙는 '물고기', 물고기들은 과연 생각을 하는 것일까. 통증을 느끼나. 기억력은 정말 3초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지은이는 이런 의문들에 대해 수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하나하나 논박하고 명쾌하게 대답하면서 우리가 물고기에 대해 가진 편견을 산산이 깨트린다.

2016년 출간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닷컴, 포브스, 선데이타임스, 내셔널포스트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불교의 대표 인물 달라이 라마의 추천까지 받을 정도다.

상상을 초월하는 물고기들의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 세계와 여느 영장류를 능가하는 물고기들의 지각력, 인간사회를 방불케 하는 물고기 사회의 역학, 특히 인간중심주의에 일격을 가하는 처절한 물고기들의 삶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몰라도 너무나 몰랐던 물고기의 흥미진진하고 내밀한 사생활이 물고기를 사랑하는 한 과학자에 의해 낱낱이 밝혀진다. 

달라이 라마는 추천서를 통해 지은이는 이 책에서 '물고기도 감정을 갖고 있으며, 다른 지각 있는 존재들과 마찬가지로 배려와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생히 증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동물은 물론 모든 생물의 존엄성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호평했다.


타임지는 "물고기의 삶에 관한 깜짝 놀랄 만한 연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평을 통해 "경쾌하고 단도직입적인 스타일로 … 흥미진진한 일화와 과학적 발견을 섞어가면서 물고기가 얼마나 복잡하고 창의적으로 행동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깜짝 놀랄 만한 사실들이 숱하게 등장한다."고 결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책을 읽으면 겸허해지고, 황홀감에 빠지며, 어안이 벙벙해질 것이다. 지은이는 그 어떤 동물보다 다양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물고기들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연민을 완전히 뜯어고칠 놀라운 연구와 입이 떡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매 페이지마다 폭로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삶을 사랑하듯 물고기들도 자기들의 삶을 사랑하며, 또 생기발랄한 감정과 지능, 그리고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물고기들이 낯선 환경에 산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에 오해가 생겼다. 이 오해를 줄이는 데 과학자들이 애를 먹어왔다. 지은이 조너선 밸컴은 이 책에서 우리의 물속에 사는 사촌이 생각만큼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함으로써 그 오해를 일소한다.

맛깔하는 '물고기는 알고 있다'(부제: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 What a Fish Knows)는 국내에는 지난달에 처음 선보였다.

책 일부 내용을 소개한다.

"물고기는,... 조용하고 무표정하고 다리가 없으며, 그저 멀뚱멀뚱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올 때 비명을 지르지도 않고 눈물도 흘리지 않는다. 항상 휘둥그렇게 뜨고 있는 눈은 물고기들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을 거라는 오해를 부풀린다. 하지만 물고기들은 물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눈꺼풀이 필요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 우리가 물고기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노는 물'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물속에 빠졌을 때 울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저작권자ⓒ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영민 기자

김영민 기자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