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향 작가, 나무의 순간 초대전 메시지

김영민 기자 / 2022-03-25 17:03:00
국회 아트갤러리 31일까지 10여 점 선보여
나무 소재로 추상적 거친 자연 원색 압도
"인간의 시선 아닌 자연의 시선"작품세계
"누군가 입 다물어야지 평화롭냐 아니다"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일단은 제가 하는 모든 작업의 과정을 다 노출시키고 싶었어요."


"밑에부터 올라오잖아요. 제일 처음에 할 땐 첫 단계에서 이렇게 하고 나면 두 번째 단계에서 다시 원점이에요. 항상 원점 원점 원점 이러면서 올라오는데, 10단계까지 쯤 되면 끝이 나는데 10단계가 다 성공할 수가 없잖아요." 이렇게 조미향 작가의 기법을 표현했다.

조미향 작가는 대구지역에서 전업주부이자, 화가의 직업으로 살다. 정치의 일번지, 국회에서 초청됐다.


시대의 기류가 요동치는 시점에서 언뜻 한 폭의 특유한 유화터치감을 원색적으로 표출한 작품들이 말해주는 듯 했다.


조 작가는 "우리 사회가 한 가지 가치로만 가는 분위기 같다. 전 그냥 풀어놓고 모두가 모든 말을 하는 평화라는 게 있지 않겠나 싶지만 누군 입 닫고 누구는 조용히 하고 이런 가시적인 평화 말고 겉으로 조용한데 안에 보면 누가 참아야 하는 이 출발은 제가 주부였기 때문에 공감하면 돼요." 그래서 그림에 더 쎄게(?), 더 거칠게 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입을 다물어야지 평화롭냐 이거예요. 다 자기 말하고 모두가 그대로 서 있는 단계가 진짜 평화인데..",

조 작가는 "평화 균형 이런 것들이 도달하고 싶은 지점인데 출발은 여성으로서의 분노에서 출발했는데 '네' 하다 보니까 참 '니 인생도 한 표네 인생도 한 표잖아요."라고 중얼거리고 된다고 했다.


말을 이어갔다. "여기에 꼭 노란색이라야 되는가. 판단을 내가 왜 할까 생각을 해보니까. 이게 왜 꽃을 탁 놓으면 어울린다는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인데, 근원이 어디냐는 거예요."

"어떤 날은 이럴 때가 있었어요. ", 조 작가는 "이 색이라야 한다 하고 막 칠하고 창문을 열었는데 똑같은 색의 나무가 하나 서 있었던거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그의 구어체적 바람에 나뭇잎처럼 펄렁거렸다.

진짜 내 속에서 했는데 제가 창 밖에 저러고 있었다고 했다.

 
조 작가는 "그러다가 형이 기형이라고 써놓으니까 피겨 오리지널 써놓으니까 사람들이 질문을 안 해요."며 이번 제목을 바꾸게 된 변심을 꺼냈다.

'나무의 순간' 제목으로 국회 초대전은 면밀하게 보면 나무가지마다 자기 목소리를 다 낸 것처럼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함께 담고 싶어서라고 의도를 밝혔다.

"사람이 자르지 않는 한 나무 스스로가 그걸 배제하거나 소외시키거나 안 하잖아요. 그렇습니다. 절대 그림 소재를 나무로 그리는 건 아니였다."는 그는 나무가 팔을 뻗듯이 한번 뻗어보고 싶어서 화폭에 담게 된 배경을 거듭 강조했다.

조미향 작가는 "그런 심정으로 내 속에서 손이 쑥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나무 볼 때마다 엄청 부럽지만 제가 절대로 보고는 안 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반칙은 안 하고 싶다."라면서 "사물을 볼 때 현실적으로 보는 거 아니거든요. 저 뒤에 다 있잖아요. 근데 이렇게 보라고 자꾸 강요 당하는 건 아닌지 화면에서 쑥 지나가는 사람도 넘어가기도 하고 이러잖아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갤러리 벽에 걸린 작품들은 짙노란, 짙는 녹색, 더 강한 파란색의 붓터치한 원색들이 압도했다.


이번 '나무의 순간, Moment of Tree' 초대전은 의원회관에서 3월말까지 총 10점을 만날 수 있다. 한무경 의원이 후원했다. 그는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20여 회를 열어 색감과 이상을 화폭으로 알려왔다.

추상적이지만, 명확한 뜻이 내포된 작품 세계는 창문을 열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지마다 잎사귀가 손을 흔들고, 혹은 먼 산에서 타고 오는 자연의 소재로 고스란히 실었다.

조 작가는 "저는 그림에서 불협화음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색채와 선에 그들끼리는 조화롭지 못해 보여도 사실은 인간의 시선이 아닌 자연의 시선"이라고 꼭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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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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