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수원 탈피 '수원 포트폴리오' 전환 개선 필요
국가 가뭄 대응계획, 비상 수원으로
'대기 중 물 수확(AWH) 기술' 도입 제안
섬 지역의 생활용수 공급체계를 진단한 결과, 다수의 섬이 구조적인 물 부족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섬진흥원(KIDI, 원장 조성환)에 따르면 '섬 지역 생활용수 진단체계 진단'은 2025년 정책연구과제로, 섬 주민의 안정적인 생활용수 확보와 급수 중단 위험 저감을 위해 추진됐다.
행정구역 중심의 기존 취약성 진단 방식에서 벗어나, 개별 '섬 단위'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기후변화 심화와 기존 공급체계 한계로 섬 지역 생활용수 공급의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극한기후의 빈도와 강도, 지속기간이 증가하는 가운데, 2020년 이후 가뭄 강도는 2003~2020년 평균의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섬 지역은 지형·인프라 한계로 가뭄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며, 다수의 유인섬이 광역상수도망에 연결되지 못한 채 단일수원에 의존하고 있어 고갈과 염분 침투, 시설 노후화 등 복합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기존 취약성 진단은 행정구역 평균치에 의한 측정으로 섬별 수원 특성과 공급 여건의 이질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섬 단위 정밀 진단과 정책 대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연구는 섬 단위 데이터 기반 진단체계를 구축해 생활용수 공급체계의 취약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개선안을 도출했다. 기존 행정구역 평균 기반 진단의 한계를 보완해 섬 단위의 취약성을 정밀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섬 다수가 물 부족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섬 단위 데이터 기반으로 '30년 빈도, 12개월 지속 가뭄' 시나리오를 적용해 가뭄대응능력을 수원별 용수공급가능일수로 계량화하고 노출도·민감도·보조수원능력 등을 종합 반영해 산정했다.
조사 대상은 비연륙 유인섬 372개 중 광역상수도 미급수 등 조건을 충족하는 35개 섬을 표본으로 선정했으며, 이 중 약 63%인 22개 섬이 취약등급 IV~V(높은 취약~매우 높은 취약)로 평가됐다.
특히 8개 섬은 최고 취약 등급인 V등급으로 분류돼, 장기 가뭄 시 급수 중단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시 위험' 지역으로 확인됐다. 옹진 승봉도, 완도 보길도, 진도 모도(조도)·송도·광대도·양덕도, 신안 옥도·하태도다
수원별 취약성은 운반급수, 지하수, 해수담수화, 저수지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해상·육상 물류망에 전면 의존하는 '운반급수형'섬은 기상 악화나 결항 시 급수 불확실성이 커 공급체계의 근본적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지속 가능한 물 공급을 위해 ▲수원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신기술 도입 등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보조·대체수원 활용능력이 낮을수록 취약등급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기존 단일수원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주수원과 보조·대체수원을 결합한 '수원 포트폴리오' 체계로 전환해 공급의 탄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기술 측면에 대기 중 물 수확(Atmospheric Water Harvesting, AWH, 공기 중 수증기를 응축, 흡착, 이슬 수확 등 방식 포집 기술) 기술에 주목했다. AWH는 강수나 지하수위 변동에 의존하지 않고 모듈형으로 분산 설치가 가능해, 섬 지역의 주수원을 보완할 새로운 보조수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공급체계의 실행을 위해 ▲섬 단위 용수시설 상시 조사 의무화 ▲AWH 등 신규 대체수자원 제도권 편입을 위한 법·제도 정비 등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생활용수 관리의 기본 단위를 행정구역이 아닌 ‘섬 단위’로 전환하고, 섬별 취약성 수준을 사업 우선순위와 예산 배분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 가뭄 대응계획'에 AWH 시설을 비상·보완 수원으로 포함하고, 재난 발생 시 72시간 최소 생존용수(1일 1인 15L) 확보 시나리오를 법정 계획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위한 핵심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을 맡은 김종서 부연구위원은 "기후변화로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섬 지역은 가뭄에 더욱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섬 단위 정밀 진단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수원 확보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섬 지역 생활용수 공급체계 진단'연구보고서 본문은 섬진흥원 누리집(www.kid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환경데일리 = 김정현 호남취재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