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농협, 너무 늦은 혁신 선언 배경

윤경환 선임 기자 / 2025-11-11 07:00:02
농협중앙회, 전면 인적 쇄신 환골탈태
청렴, 도덕, 전문 최우선 엄중 인사
외부전문 영입, 대대적 물갈이 예고
신뢰 회복 고강도 개혁 방안 발표
식량안보 역군 농민 5중고 외면
농업협동정신 퇴색, 이자 장사 치중
"단위농협, 금융 업무서 농민 중심"
농업 중심 본연 기능 회복 한 목소리
농촌 인구 감소, 고령화, 소득 정체

"농협의 정신인 '협동'은 사라졌다.", "오래전 내부로부터 고질병이 있었지만 수수방관하며 방치돼 왔다.", "일부에서는 농협이 금융업종으로만 집중하다보니 끊임없이 잡음이 나왔던 농민이 주인은 없고 객들이 농협을 장악해 부조리가 반복돼 왔다.", "농협은 삼성그룹처럼 대기업의 흉내에만 집중한다." 등 다양한 볼멘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뒤늦게 농협중앙회가 최대 위기 속에 역대급(?) 혁신의 칼을 빼들겠다고 선언했다.

창립 64주년을 맞은 중앙회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범농협의 신뢰회복과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의 핵심은 전면적인 '범농협 임원 인적 쇄신방안'이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올해를 넘기지 않기 위해 12월 내부 인사부터 즉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강도 높은 혁신 요구에 부응하고 책임경영 체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전략적 개편이다. 농협은 강력한 인적 쇄신으로 경영위기 극복은 물론 국민 신뢰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의지를 선언했다.

그간 계열사 공급횡령, 시스템 오류, 각 지역본부 방만한 경영, 과도한 성과급, 금융업 치중, 일부 지역본부 조합장 비리 등에 자유롭지 못했다.

농협중앙회는 혁신 범위는 전방위로 경영성과와 전문성을 중심으로 한 임원 인사 원칙을 확립도 밝혔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에 성과·책임 중심의 경영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적 쇄신 적용 대상은 중앙회를 비롯한 전 계열사의 대표, 전무 등 상근 임원과 집행간부들을 대상이다.

이미 임직원들이 자발적인 사퇴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한 중앙회 전면적인 조직개편으로 부서간 통폐합으로 조직 슬림화는 내부 비용을 줄여서 조합원과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구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부부터 경영성과가 부진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임원들을 대대적인 물갈이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신규 임원 선임 시에 내부승진자 및 외부전문가 영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최근 논란이 됐던 퇴직 후 경력단절자에 대한 재취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담겨져 있다.

전 지역 조합장 출신은 "중앙회장 선거부터 막대한 선거자금이 뿌려지고 사전 선거운동은 물론, 선거운동 공로에 따라 보이지 않는 혜택을 오고갔다."라면서 "시쳇말로 수십억 원 뿌리면 당선되는 일은 뜬소문이 아니였다."고 주장도 나왔다.

한 노조원은 "농협중앙회 본사만 가도 지나치게 폐쇄적인 조직을 로비에서부터 위압감을 받는게 조합원들이 한 목소리"라면서 "이젠 중앙회장의 개인화에서 모두 조합원으로 공간으로 돌려줄 때"라고 어필했다. 

또 다른 임원은 "중앙회장 선출 방식부터 더 공정하게 해야 하고, 전국 조합원들이 현장을 목소리를 담는 창구역할이 부족해 노사갈등은 물론 문제개선에 귀담아 듣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였다."고 폭로했다.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

지주사와 계열사간의 칸막이도 높아, 범농협의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도 고질적인 병폐라고 비판했다.

NH농협은행 지점장은 "자신들이 이익과 연결된 부분에 대해 편리를 봐주는 관행은 멈추지 않고 창의적이고 비전을 제시하는 부분이 없다보니 폐쇄적인 조직문화가 컸다."고 고충도 전하면서 농협중앙회가 품고 있는 제살 깎아 먹는 농민신문 등 언론 매각해 결별하는 조치도 혁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많은 단위농협들이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손실에 힘들어 하고 있다. 쌀소비량이 줄고 기후위기시대 식량안보 현장에 농가는 병해충, 가뭄과 냉해, 폭염, 폭우, 신품종 등으로 5중고를 겪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본관 

특히 일부 농민단체는 벼농사 짓는 농가의 영농비용 보조의 구조속에서 정부정책적 지원문제까지 엮여서 쉽지 않은 과제라는 반론이 나왔다.

단위농협들 경영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분야에 치중하다보니 조합원 상대로 보험, 대출 등으로 본질을 벗어난 있다는 목소리다. 

단위농협조합장은 "최소한 단위농협은 금융이 우선업무가 아닌 농민상호부조지원 등 농민지원에  중점을 둬야 하는데, 대부분 손쉬운 금융업에 집중돼, 부동산 매입 등 본질이 왜곡돼 직원들이 경쟁적으로 금융수익이 매몰돼 농협을 유지해 주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인적 쇄신 방안과 공정하고 청렴한 고강도 개혁 방안을 추가로 내 놓을 예정이다. 또 관료주의 타파한 지배구조 선진화, 부정부패.사고발생 제로화, 합병을 통한 농축협 규모화, 농업인 부채탕감 계획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군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교수는 급격한 농촌 인구 감소, 고령화, 농업 소득 정체, 조합 간 불균형 등에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농업 중심의 본연 기능 강화, 디지털 및 ESG 혁신, 청년·여성 조합원 활성화, 지역균형 및 협동 네트워크 강화 4개항을 선도적인 뽑아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환경데일리 = 윤경환 선임기자/ 문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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