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1% 사회적 상생 기부, 협력사 복지와 사회공헌활동 활용
10년 지속 1인1후원계좌 노사 합의 제도,회사 매칭 그랜트 추가
근로자 역량/생산성과 생애주기 기반한 SK식 임금체계 도입 합의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SK이노베이션 노사는 미래 지향적이고 혁신적인 노사 관계를 골자로 하는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교섭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73.5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지난 8일 늦은 밤까지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4월 말 임단협 교섭을 시작해 8월 25일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 낸 바 있다.
2017년 임단협 조인식은 오는 12일, SK 서린사옥에서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노사가 물가에 연동한 임금 상승, 역량/생산성과 생애주기를 고려한 임금체계 및 사회적 상생이라는 노사 관계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SK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가 발전돼 딥 체인지 2.0을 성공에 필요한 획기적인 기틀을 마련하게 됐고, 기업가치 30조를 넘어 50조, 100조의 새로운 딥 체인지를 위한 훌륭한 추진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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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SK빌딩 본사에서 열린 2017년 임단협 상견례 모습(좌로 부터)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 SK에너지 울산CLX 이양수 총괄, SK 이노베이션 노동조합 이정묵 위원장 |
우선 매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한국은행 발표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와 연동되도록 하는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매년 관행처럼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까지 걸리던 교섭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됐다.
이 같은 임금협상 방식이 국내 기업에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인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발전적 노사 관계로 진화할 수 있는 '한국형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임금인상률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한다. 이 같은 방식은 올해부터 적용됨에 따라 올해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노사는 이번 임단협을 통해 소모적 관행적인 임금 협상을 없애고, 상호 간 신뢰에 기반한 임금 교섭 프레임을 도입함으로써 노사 갈등으로 부작용을 일시에 해소했다. 이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노사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임단협에서 회사의 발전이 구성원 뿐 아니라 협력사 및 사회적인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데에 합의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노사가 공동으로 나서서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문화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노사는 3월 주총을 통해 개정된 정관에 반영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경영철학을 이번 임단협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에 대해 합의한 것.
SK이노베이션 전 구성원이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해 오던 '1인 1후원계좌' 기부를 노사가 합의해 제도화한 것으로, 구성원이 기본급의 1%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기부액만큼 회사도 매칭 그랜드(Matching Grant)로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10월 1일부터 실시된다.
이정묵 노조 위원장은 "이번 임단협은 조합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대기업 노조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한 결과"라며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은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이 구성원 및 사회의 행복과 직결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가 자발적으로 기부한 기본급 1%와 회사가 적립한 매칭 그랜트는 협력업체 구성원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기금과 기존 1인 1후원 계좌를 통해 지원해 오던 소외계층 지원 사회공헌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 근로자 임금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데도 합의했다. 입사부터 퇴직까지 연차에 따라 임금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기존의 임금체계를 '근로자의 역량/생산성의 향상도 및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차별 상승폭을 조절하는 임금구조'로 개선했다.
이는 임금 최고점을 조정하고 생산성에 따른 합리적 구조로 변경해 근로자 생애 주기에 맞춘 'SK식 임금체계'로써 SK이노베이션 노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양극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책임감 있게 나서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임단협 결과 관련,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은 "선례가 없는 혁신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하는 이번 투표에 노조원의 90% 이상이 참여 73.57%라는 높은 찬성률을 보인 것은 회사와 구성원, 사회가 공동 발전해야 한다는 새로운 한 마음 한 뜻이 모아진 결과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