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초월 쓰레기 처리 500명 이상 참여 환경운동으로 자리
미세 플라스틱 흡수 생명체 먹이사슬에 사람 건강에도 영향
[환경데일리 유혜리 기자]6월 27일, 젊은 인도 변호사 아프로즈 샤(Afroz Shah)와 그의 친구 하르바나쉬 마투르(Harbanash Mathur)는 뭄바이의 가장 큰 바닷가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모래사장은 정강이 높이까지 쌓인 플라스틱 봉지, 시멘트 컨테이너, 유리병, 옷가지와 수많은 폐기물들로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30살의 아프로즈 샤와 84살이 된 그의 친구 하르바나쉬 마투르는 환상의 콤비를 자랑한다. 그들은 의연하게 소매를 걷어 올린 채 해안가 주변에 널린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그들의 작은 움직임은 나비효과가 되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 정화활동으로 변모했다.
아프로즈 샤는 베르소바 해변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플라스틱이 버려진 것을 목격한 후 해양정화활동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아프로즈 샤는 바닷가에 버려진 플라스틱 양에 대해서 "직접 보지 않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참혹하고 불편한 광경"이라는 말을 전하며, "지금이라도 정화활동을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아프로즈와 하르바나쉬는 정화활동을 시작한 2015년 10월부터 지금까지 2.5km 길이의 바닷가에서 약 200만kg의 폐기물을 제거했다. 이는 약 1000대의 SUV 자동차 무게와 맘먹는 거대한 양이다.
해양 폐기물은 어업활동에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시킨다.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요 물질 중 하나는 '미세 플라스틱'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아주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로 위생용품에 함유돼 있거나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기 때문에 홍합과 물고기 등 해양 동식물들이 쉽게 흡입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미세 플라스틱을 흡수한 생명체들은 먹이사슬에 의해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결국 사람의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에릭 솔하임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우리의 환경과 먹이사슬, 그리고 건강을 해치고 있다. 그러나, 해변 정화 활동을 통해 사람들은 해양 폐기물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의 의지에서 시작된 활동은 현재 5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운동으로 자리잡았으며, 종교, 직업, 나이를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바다에 희망을 불어 넣고 있다. 봉사자들은 지난 43주 동안 인도의 찌는듯한 태양 아래에서 주말 시간을 이용해 해양 정화활동을 했다. 채굴기와 트럭, 그리고 그들의 맨 손을 이용하여 해변에서 버려진 온갖 해양 폐기물들을 걷어냈다. 대부분의 폐기물은 플라스틱 봉지와 버려진 옷가지들이었다.
아프로즈 샤는 지역주민과 어부들에게 해양 폐기물의 영향을 설명하는 일 뿐만 아니라 폐기물이 개울가를 통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맹그로브 숲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맹그로브 숲은 폭풍과 해일로부터 중요한 자연 방패 역할을 한다. 샤는 이 활동들을 통해 인도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세계인들에게 영감을 주길 원한다. 유명 수영선수이자 유엔환경계획 해양 홍보대사인 루이스 퓨(Lewis Pugh)는 샤에게 영감을 받고 지난 주말 해양 환경정화 활동에 동참했다.
루이스 퓨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안 정화활동은 그 어떤 도전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이 활동이 인도, 동남아시아, 그리고 전세계 그 어떤 곳에서 앞으로 이루어나갈 수 있는 것에 대한 훌륭한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프로즈 샤는 "해변에 쌓인 쓰레기는 매우 충격적이었지만, 해변가는 쓰레기를 걷어내는 망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양 정화활동을 기회로 삼아 플라스틱이 해류에 의해 심해로 쓸려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아프로즈 샤는 그의 친구이자 '베르소바 주민 봉사자들'의 공동 창시자인 마투르를 암으로 세상을 떠나 보냈다. 마투르의 아들은 아버지가 바다에 귀속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그토록 사랑한 바다에 아버지의 잿가루를 뿌리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힌두교의 오랜 전통을 깼다. 한편, 베르소바 바닷가에는 정화활동을 위해 봉사자들이 계속해서 모일 것이다.
에릭 솔하임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세계 협약만큼이나 그것을 실현하자고 하는 개개인의 의지와 행동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보여준다"라고 전하며, "당신이 줍는 쓰레기 하나가 베르소바 해안가를 넘어 지구 반대편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해양 폐기물 문제를 위해 일한 두 사람의 비전에 경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