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의 추억만, 비뜰어진 화천 산천어축제

김영민 기자 / 2024-01-08 22:15:54
39개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열려
6일, 화천군청 39개 시민사회 퍼포먼스
화천군 무응답, 적반하장, 무변화 일관
축제기간 쓸 23일간 산천어만 60만 마리
화천천 축제 위해 막고 갈아엎는 반생태
양식업 가두고 항생제 등 화학약품 사용
생물다양성재단, 생태계 진실성 돌아봐야
▲하천이 자연 정화기능이나 수생태계 기능을 하지 못한 대표적인 화천천, 한 겨울 반짝 지역향토축제로 돈벌이만에 집중할 뿐 그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산천어축제 현장, 사진 출처 화천군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화천 산천어축제 동물 학대 중단하라!"

강원도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 잡은 화천군에 직접 펴고 있는 산천어 축제가 환경문제와 동물에 대한 생명경시에 대한 시선이 날카롭다.

 
동물시민사회단체는 화천을 찾아온 100만 명에게 순간 즐길 거리가 살생의 추억을 가득 안길 수 밖에 없다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그뿐만 아니라 그 끝에 황폐하고 오염된 강만을 남기는 행사. 다양한 쓰레기, 오명투척, 자동차 대기가스 배출 등으로 얼룩진 슬픈 산천어 축제다.


이들은 외지에서 생산한 산천어로 자립하는 지역경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허상이다. 코카콜라를 수입해 화천코카콜라축제를 열어 자립하겠다는 말과 같다고 비판 수위까지 등장했다.


회천군에서 주장한 '축제 하나로 먹고 산다'는 말은 이 축제 하나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만든 화천 행정의 무책임과 무능한 행정의 극치를 보여준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비판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생명 경시로 서서히 몰락하는 축제를 눈뜨고 지켜보거나, 변화하는 시대를 받아들이고 최고의 축제로 거듭나거나, 화천군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6일 화천군청 정문, 전국 39개 시민사회단체가 화천산천어축제 개막식을 맞아 축제를 찾은 시민들에게 축제의 문제점을 알리는 1인 시위를 곳곳에서 진행했다. 이들의 주장한 건 '축제를 빌미로, 무개념의 동물 학대 프로그램을 규탄했다.

기자회견에서 '생태적 축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3년 전에도 똑같이 화천군에 '고통을 느끼는 어류를 윤리적으로 대우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화천군은 무응답, 적반하장, 무변화로 일관해왔다.

39개 시민단체는 ▲맨손잡기 프로그램 즉각 중단 ▲양식어류 사용 얼음낚시 프로그램 점진적 폐쇄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 및 생태적 축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매년 화천 산천어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로 불리고 있다. 그 이면에는 동물에게 과도한 고통을 가하는 프로그램으로 비판받아왔다. 축제기간에 쓸 23일 동안 산천어만 60만 마리가 넘는다. 양식인 산천어는 전국 양식장 계약을 통해 인공번식해오고 있다.


시민단체는 인공 양식장은 밀집 사육, 축제 전 강제 굶김, 운반 시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축제장에서 산천어는 ▲맨손잡기 ▲얼음낚시 등 오락프로그램에 이용되며, 이 과정에서 생명 존중, 동물에 대한 인도적 대우는 찾아볼 수 없다.


새벽이생추어리 비질모임 신은성 활동가는 "화천 산천어축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학대, 감금, 착취했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산천어를 한 곳에 가둬 도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산천어 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는 살아있는 산천어 잡기다. 사진 출처 화천군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활동가는 "동물은 오락의 도구가 아니다."며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지역 살림 문제에 공감하지만, 생태계를 해치며 동물을 이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식에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리적인 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는 동물 학대 프로그램으로 즉각 멈추고, 생태적 축제로의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하나의 문제도 있다. 산천어 축제는 화천천의 토종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상수원보호구역이지만, 길이 2km에 달하는 단단한 얼음판을 설치하기 위해 사전에 '수중 제초'와 '물막이 공사'가 대대적으로 자행된다.

생명다양성재단 김산하 대표는 "고유한 생태계가 있는 화천천을 1년의 한 번 열리는 축제를 위해 막고 갈아엎는 것은 생태가 보전되지 못하게 한다."고 말하며 축제의 반생태적 모습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역 생계를 하나의 축제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지적하며, 지속가능한 축제로의 변화가 절실함을 밝혔다.

시셰퍼드코리아 김민선 활동가는 "외지에서 산천어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강과 바다는 황폐화된다."며 화천산천어축제가 바다와도 연관이 적지 않음을 강조했다.

그는 "양식업은 많은 어류를 좁은 곳에 가둬 키우는 과정에서 각종 항생제 등 화학약품들을 사용해 해양 오염을 야기하며, 어업으로 잡은 치어를 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남획을 가속화시킨다."고 발언했다.


37개 시민사회단체는 화천군에 전달하고자 '화천산천어축제 맨손잡기 프로그램 중단 1만명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1일부터 일주일간 모인 서명은 876개에 달한다.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은 "가족, 친구들의 행복과 아동의 교육, 지역문화의 발전을 살육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은 문명의 수치다. 무심코 즐기던 일이 자연과 생태계를 훼손하는 일. 반성한다, 가족과 연인들이 즐길 자연친화적 축제가 되길"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특히, 서울 수도권, 충청권 등지에서 가족 친구 등 단위로 자가용, 자동차편으로 화천에 몰리기 때문에 막대한 미세먼지 배출, 축제장 안팎의 쓰레기 범람, 오폐수 발생량은 화천군민들이 일년에 쓰고 버리는 양을 웃든다.


산천어축제와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비판받았던 ▲인제빙어축제 ▲평창송어축제 ▲양평빙어축제는 전국적인 이상기온으로 잇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장사항 오징어 맨손잡기 축제는 몇 해 전부터 어획 부진으로 오징어가 귀해지며 2020년부터 열리지 못하고 있다.

산천어축제 반환경적인 반대의 행동에 함께한 단체는 강원녹색당 동물권위원회, 곰보금자리프로젝트,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녹색당, 녹색당 동물권 위원회, 동물교회, 동물권행동 카라다.


또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동물을 위한 행동,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멸종반란, 멸종반란가톨릭, 물푸레생태교육센터,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불교환경연대가 동참하고 있다.


(사)환경교육센터, 살처분 폐지 연대, 새벽이생추어리, 새벽이생추어리 비질모임, 생명다양성재단,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생태보전시민모임, 서울환경연합, 시민환경연구소, 시셰퍼드 코리아, 여성환경연대도 참가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인천녹색당, 정치하는엄마들, 제주동물권연구소, 제주동물권행동 나우, 제주환경운동연합, 청년기후긴급행동, 충남동물행복권연구소, 핫핑크돌핀스,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도 피켓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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