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포항상성 유지 사멸않고 과다 증식
혈장 및 스테로이드제도 치료 성과 거둘 수 있어
면역 반응 시기 필요한 약 달라, 임상이 포인트
정부 주도하는 완치자 헌혈 국가적 캠페인 필요
노인 경우 증명안된 치료법 적용 조심 접근해야
[환경데일리 추호용 기자]코로나19 사태가 멈추지 않고 있다. 보편적으로 누구나 위험하고 누구에게나 걸릴 수 있다는 공포감도 식지 않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인의 고통도 길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생활 방역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를 휘감아서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
문제는 팬데믹의 근본적인 종료를 위해서는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이다. 불행스럽게 백신은 안전성을 고려하자면 단기간에 개발되기 어렵다는 우려다. 치료제 개발과 사용은 환자 치료를 위해 현재 진행형인 문제다. 3월 11일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고 반년이 지난 현재 시점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은 어떨까.
지난달 25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COVID-19 치료제의 개발 현황'을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단 박사 |
첫 발제로 나선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단 박사가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위한 SARS CoV-2 특성'을 주제에서 "코로나19는 단일 가닥의 포지티브 센스 RNA(single-stranded positive-sense RNA) 바이러스로, 수용체인 Human ACE2(hACE2)를 인식해서 세포 내로 들어간다."면서 "최근 TMPRSS2 효소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할 때 공동 수용체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감염 특성과 관련 "코로나19는 세포 사멸을 일으키지 않고 왕성한 증식을 한다."면서 "감염 후 계속해서 증식이 이뤄지는 세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세포도 있다."면서 "hACE2와 TMPRSS2라는 2개의 유전자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나는데, 이 둘이 같이 발현되면 증식 감염력이 올라간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세포에서 세포 사멸이 일어나는지 여부에 대해 "코로나19가 들어가면 세포 병변 효과에 의해 세포 사멸은 잘 일어나지 않고 과다한 증식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세포가 증식하는 동안 세포가 죽지 않는 것은 세포항상성이 유지되기 때문으로 코로나19는 세포 분열은 차단시키고 미토콘드리아 융합은 촉진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기본적인 세포 특성을 중심으로 1600종의 FDA 승인 약물들을 두 차례 살펴본 결과, 22종에 대해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어떤 화합물들은 최근 사용된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농도에 효과가 우수해 실제 치료제로 도입될 수 있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환자에게 투입됐을 때 질병군에 독성이 나타나는지 면밀하게 관찰한 후에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약물들은 동물 실험 모델을 통해 검증된다. 현재 질병관리청과 한국화학연구원은 공동으로 hACE2 유전자 변형쥐(hACE2 transgenic mouse)를 개발 중이다.
▲강철인 성균관의대 감염내과 교수 |
두 번째 발제는 강철인 성균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처음 감염됐을 때 증상은 경미하지만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 수치는 높게 나온다."면서 "초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후기에는 항염증 치료를 해야 효과적으로 질병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바이러스제에 대해 "팬데믹 이후 처음 약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의 약을 꺼내 쓰는 노력을 해왔다."면서 "RNA 바이러스에 작용했던 약 중 칼레트라(Kaletra), 파비비라비브(Favipiravir), 리바비린(Ribavrin) 등이 실험 쪽으로 억제 효과가 있어서 처음에 사용했고, 클로로퀸(Chloroquine) 등 말라리아 치료제로 수십 년 간 써온 약도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나 기존의 다른 약들은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부작용만 늘어서 더 이상 안 쓰게 됐다."면서 "진정한 의미의 신약은 렘데시비르로, 임상 연구에서 어느 정도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유럽과 미국의 환자가 늘면서 541명의 렘데시비르 투여군과 522명의 플라시보 투여군을 비교해 봤더니, 렘데시비르 투여 환자들의 회복 기간이 11일로 플라시보 투여환자(15일)보다 4일 정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인공호흡기를 달 정도로 중환자일 경우 임상적 회복 효과는 있었지만 사망률에 미치는 효과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19 감염 원숭이에게 12시간 후 렘데시비르를 투여해봤더니 발병 전 예방 효과가 있었다. 렘데시비르를 투여할 것이라면 최대한 빨리 써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다만 초기에 중증 진행 여부를 알 수 없어서 비싸고 귀한 약을 마구 쓸 수가 없다. 초기 모든 환자에게 투여하기에는 자원의 문제가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 환자에 대한 투여는 네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만 이뤄지고 있다. ▲CXR 혹은 CT 상 폐렴 소견 ▲산소 공급 안 받았을 때 산소 포화도 94% 이하 ▲산소 치료 시행 환자 ▲증상 발생 후 10일이 경과되지 않은 환자 등이다.
강 교수는 "코로나19가 다양한 상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 바이러스 양에 따라 적절한 때에 치료제를 쓸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최준용 연세의대 감염내과 교수 |
최준용 연세의대 감염내과 교수가 "코로나19의 치명률은 50대 미만은 낮지만 50대 이상에서 높아지고 80대 이상일 경우 27%까지도 올라간다."면서 "혈장 치료제나 스테로이드 등 보조 치료제는 폐렴이 있거나 산소 치료가 필요한 일부 중증인 환자가 사용 대상"이라고 말했다.
혈장 치료는 1918년 스페인 독감, 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 유행 당시에도 시도한 바 있다. 최 교수는 "혈장 치료는 급성기 질병을 앓고 나서 회복한 사람의 혈액 속 중화항체를 이용하는 치료법으로, 회복한 사람의 혈액을 성분헌혈이라는 방법으로 뽑아서 혈구 세포를 제거한 혈장 성분 내의 중화항체를 급성기 환자에 투여함으로써 치료 내지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초기에 한해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면서 "미국에서 혈장을 수혈했던 5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안전성의 우려가 크지 않아 FDA가 긴급 승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은 대한백신학회장인 황응수 서울의대 교수, 신형식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장, 이승우(Paul Lee) 한국길리아드 대표, 이재우 녹십자 박사가 참석했다.
먼저 황응수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완전한 치료제 개발까지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며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시기마다 적용하는 약이 달라져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구분을 어떻게 잘 하느냐가 임상 의사들의 적용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형식 회장은 "혈장 치료의 경우 항체들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가볍게 앓고 넘어갈 수 있는 어린 아이들이나 청장년층에게 오히려 부적절한 치료법일 수 있다."면서 "노인의 경우에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은 치료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우 대표는 렘데시비르 공급과 관련 "초기에 물량 공급이 어려웠지만 연말까지 200만 명의 치료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우 박사는 "완치 전 혈장을 사용해서 고면역 글로불린(Globulin) 제재를 개발 중"이라면서 "고면역 글로불린은 예측 효능이 확실하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어 당장 사용 가능한 유일한 치료 대안"이라면서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완치자 헌혈에 대한 국가적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