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구상나무 완전 멸종까지 몇 년?

장수익 제주취재본부 / 2023-04-05 23:06:43
자생지 집단고사 멈추지 않는 '구상나무'
아비에스 코리아나, 세계 유일 한국 자생
2027년 지리산, 한라산 집단 자생지 소멸?
환경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변화' 역행

[환경데일리 장수익 제주취재본부 기자]극단적으로 '멸종위기종의 날'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야생동식물들이 자급자족할 수 없는 자연생태계가 닥친다면 어떤 세상이 올지 상상은 그 이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했다.

4월 1일은 멸종위기종의 날, 5일은 식목일이다. 

앞서 1987년 환경부는 국내에서 낯선 법하나를 만들었다. 바로 '환경보전법'이다. 이 법은 특정 야생동식물에 대한 법적 보호를 명문화를 위해서 제정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1급과 2급으로 분류하고 5년마다 새롭게 법정보호종의 목록을 개정중이다. 2022년 12월 9일 282종의 멸종위기종 목록이 개정돼 공포됐다.

가장 눈길이 가는 식물은 자생지 집단고사를 멈추지 않는 '구상나무'다. 학명이 '아비에스 코리아나(Abies Koreana)'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나무다. 

구상나무의 학명에 붙은 코리아나(Koreana)는 한국을 뜻한다. 구상나무는 1900년대 제주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프랑스 신부 위르뱅 포리에 의해 발견, 1920년 영국 식물학자 어니스트 윌슨 박사가 학계에 'Abies Koreana'로 보고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후 구상나무는 품종개량을 거쳐 전세계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장 많이 쓰이는 나무가 사랑을 듬뿍받은 축복의 은혜로운 나무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불행은 빠르게 찾아왔다. 2013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IUCN은 1994년부터 적색 목록 발표해오면서 구상나무는 1998년에 위기근접종으로 지정됐다가 2013년에 멸종위기종으로 급선회했다. 15년만에 두 단계나 껑충 뛰어 넘었다.

▲지리산 천왕봉 구상나무 서식지가 황폐화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2016년부터 꾸준히 구상나무의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 지정을 요청해왔지만 최근 개정에서도 멸종위기종 지정에서 제외된 채 관찰종으로 지정됐다. 

앞날을 내다 본다면, 다음 개정은 2027년에 이뤄질 예정인데 그 맘때 쯤이면 지리산과 한라산의 구상나무 집단 자생지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출 수 있는 전문가들이 진단이다.

집단 고사가 이뤄진 밀집 서식지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 대형산불과 장마철의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구상나무를 비롯한 침엽수의 고사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스트레스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사회는 10년 전부터 기후변화에 취약한 침엽수에 대응하기 위해 IUCN에 침엽수위원회를 두고 활발한 조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위기론이 팽창하고 있는데, 정작 최종 책임 부처인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의한 생물다양성의 변화'에 촉각을 세운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구상나무는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다양성 악화에 표본이 되고 있고 그 속도는 고장난 자동차 브레이크처럼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녹색연합측은 환경부가 야생 동식물의 법정 보호를 명문화한 멸종위기종의 날, 말뿐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인간에 의해 대멸종을 겪고 있는 생명종을 위해 무엇을 명확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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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익 제주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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