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육상 생물 종 보금자리 훼손 생물다양성 감소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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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윤동혁 기자] 숲은 우리의 일상에 우리가 평소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목재 제품이나 종이뿐만 아니라 아침에 마시는 커피나 음식, 연료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많은 부분이 산림이 제공하는 자연자본과 깊은 연관이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인 FAO는 생계와 생존이 산림과 직결된 최빈층 3억5000만을 포함 20억 이상의 인구가 산림 생태계에서 거주지, 생계유지 수단, 물, 연료, 식량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FAO, 2012a).
하지만 우리는 산림이 제공하는 원료들로 만들어지는 제품과 서비스가 산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산림 원자재의 생산, 가공, 유통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 중 하나로 설립된 세계산림책임관리회(FSC, Forest Stewardship Council)에 대해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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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파괴는 크게 다음 세 가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산림이 손상됨에 따라 많은 육상 생물 종의 보금자리가 훼손되고 이는 생물다양성의 감소로 이어진다. 산림 손실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위기종 중에는 오랑우탄이 있다.
농업(팜유 생산) 및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의 불법 벌목, 도로와 광산 개발 등으로 인한 산림 손실은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해 큰 위협을 준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현재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세계에서 유일하게 오랑우탄이 야생에서 서식하는 곳)에서 오랑우탄 서식지 보호 지역을 정해 FSC와 RSPO(지속가능한팜유생산을위한협의회) 인증을 독려하고, 동물 거래 금지를 지원하는 등 오랑우탄 보전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70% 이상의 오랑우탄이 지정 보호구역 밖에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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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흡수 역량 저하, 숲은 바다 다음으로 탄소를 가장 많이 저장하는 창고다. 산림의 면적이 줄어듦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를 안정시키는 기능이 저하돼 지구 온난화를 더욱 심각하게 한다.
FAO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열대 우림의 절반 정도가 이미 개간됐으며, 매년 산림 파괴로 인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12%가 산림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대기중으로 누적되고 있다.
산림 손상은 생태계 서비스의 기반인 물, 토양, 식량 등에 피해를 미친다. 벌채로 인해 지하수가 증발하지 못하면, 이를 통한 물 순환, 홍수 방지가 어려워지고 토양 침식 위험이 더욱 커진다. 이 같은 경우, 산림과 생계가 직결된 가정은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산림 손실 및 훼손은 세계 경제에 연간 2조~4조5000만 달러의 비용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ukhdev, 2010).
산림이 손상되는 생산 방식을 막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1994년 FSC가 설립됐다. '책임있는 목재류의 소비'를 목표로 지속가능한 관리 기준을 세웠고 산림에서부터 목재, 펄프, 제지, 인쇄분야에 걸쳐 기업 및 산림을 대상으로 인증 부여 및 관리를 하고 있다.
인증은 크게 산림경영인증(FM, Forest Management)과 유통관리인증(COC, Chain of Custody)으로 구분돼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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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세계자연기금)는 FSC 설립 당시 기준과 원칙을 세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인증평가도구(CAT, WWF Forest Certification Assessment Tool)를 통해 FSC 인증제도가 환경,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FSC 인증제도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FSC 인증제도가 시장에 잘 도입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2016년 WWF의 MTI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FSC 인증 재생지 생산량은 약 55%에 이르고, FSC 인증 목재는 15%로 2009년 대비 7% 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FSC 인증이 시장에서 주류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WWF는 기업들이 인증을 획득한 지역에서 생산된 원자재를 사용하거나 인증 상품을 구매하고 또 그러한 상품의 공급을 늘리도록 독려했다.
FSC 인증제도 사용의 좋은 예로는 스웨덴 유통업체 이케아(IKEA)를 들 수 있다. IKEA는 FSC 인증 목재의 세계 최대 구매자 중 하나이며 또한 산림 지역이 FSC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 10여 년간 WWF의 파트너십을 통해 FSC 인증 확대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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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41% 이상의 IKEA 목재 제품이 인증/재활용된 자원으로 생산됐고, 2017년까지 목재제품 100%를 FSC 인증/재활용 자원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FSC 인증의 다양한 해외 사례는 WWF의 'MTI 보고서: 더 나은 생산을 위한 더 많은 이들의 노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에서는 어떤 기업들이 FSC 인증을 받은 제품을 구매하고 또 판매하고 있을까? 우선 매일유업 상하목장은 국내 유업계 최초로 FSC 인증을 획득하고 자사의 무균팩 제품을 FSC 인증패키지로 전량 교체했다.
코웨이는 고객들에게 나눠지는 자사 제품의 카탈로그를 FSC 인증종이로 교체했다.
위의 기업 외에도 제지, 목재회사를 포함한 여러 국내 기업들이 FSC 인증 취득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한편, WWF-Korea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산림관리를 확대하기 위해 한국에서 더욱 많은 기업이 FSC 인증제품을 사용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향후 FSC 인증 관련 다양한 과학적 자료와 출판물들도 지속해서 만들어내고 한국에서 FSC 인증 시장의 규모도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소비자들 또한 FSC 인증 목재와 제지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호하고 보전하는 책임을 함께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