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플라스틱 팬데믹 특별법 촉구
고용철 기자
korocamia@naver.com | 2026-03-27 13:54:03
환경오염 종식 국가 정책 국회 컨퍼런스
국내 인증 EL724 넘어 국제 표준 재정립
2027년 제한 생분해 제품 인증 등 규제
국회 정부, "현장 목소리에 응답할 때"
'규제의 칼날' 아닌 '혁신의 발판' 마련
'미세플라스틱 특별법'제정 시급 건의
박희승,김소희,박정,김주영,정진욱의원
'분리배출'이라는 국민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6개 중 1개만이 다시 자원이 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노위, 산자위, 보건복지위 소속 5명의 국회의원이 협력한 가운데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가 정책 전환 컨퍼런스'에서 실질 재활용률의 한계와 미세플라스틱 위협에 대한 과학적 진단 쏟아져 생분해 기술 실증, 규제 프리존 지정 및 범정부 컨트롤타워 구축을 제언이 나왔다.
생존을 위협하는 플라스틱은 '팬데믹' 단계에 진입했다는 이미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27일 의원회관에서 '플라스틱 팬데믹 환경 오염 종식을 위한 국가 정책 전환 컨퍼런스'가 박희승 의원을 중심으로, 김소희, 박정, 김주영,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의원들과 UN NGO FLML(국제녹색휴머니티기구)이 공동 주최했다. 후원은 (사)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이사장 김동진), (사)한국발포플라스틱재활용공제조합(이사장 강병부)이 참여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의원들은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사후 관리'차원을 넘어, 생산부터 폐기, 재탄생에 이르는 '전주기적(Life-cycle) 관점'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 환경 오염 넘어 생존 문제… '8300만 년 경고'
컨퍼런스의 포문을 연 박희승 의원은 충격적인 지표를 제시했다.
박 의원은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10% 미만에 불과하며,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플라스틱으로 인한 누적 건강 피해가 장애보정생존년수(DALY) 기준 8300만 년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자료를 제시했다.
박 의원은 "플라스틱 오염이 심미적 불편이나 해양 생태계 파괴를 넘어, 인체 건강과 직결된 '신비로운 과제'이자 시급한 생존 결단을 세울 때"라고 강조했다.
'재활용의 역설'을 강하게 질타했다.
전문가들은 공식 통계상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70%를 상회하나, 에너지 회수(소각)를 제외한 실질적 물질 재활용률은 20%대에 머물고 있으며 생활 폐기물은 16%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과학적 근거 기반 '기술 선도형 행정' 절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이덕희 박사(소비자안전위원장)는 정책 수립에 있어 '과학적 합리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박사는 과거 탈리도마이드 사건과 DDT 사례를 언급하며, "선진국의 규제를 맹목적 답습하기보다 독자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미세플라스틱 특별법'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독성 기전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규제는 정책적 오류를 낳을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 박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게 우리 손으로 위해성을 규명하고 규제 기준을 세우는 '기술 선도형 행정'으로의 전환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설립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건의했다.
■글로벌 전문가 제언, "규제·기술·금융의 삼각 조화"
화상 강연으로 참여한 미국의 폐자원 기술 권위자 로버트 웨버(Robert Weber)는 정책 성공의 핵심으로 규제, 기술, 금융의 조화를 꼽았다.
그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강화하되, 단순한 규제를 넘어 투자자들에게 확실성을 제공하는 '성과 표준'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코브라 효과(Cobra Effect)'를 언급하며, 인센티브 설계의 치밀함을 강조했다.
재생 원료 사용 기업은 세액 공제 등의 보너스를,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 생산자에게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정교한 체계의 필요하다는 주장했다. 그는 "폐기물 에너지화(WTE) 기술이 독성 배출물이라는 또 다른 환경 부담을 주지 않도록 국가 시스템 내에서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명규 위원장, '판타스틱 이니셔티브' 질서 재편 강조
30년 내에 기후위기와 생태계 붕괴, 건강 위협이 결합된 '플라스틱 팬데믹'이라는 비가역적 재난에 직면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가 나왔다.
김명규 FLML 플라스틱환경개선위원장은 "현행 사후 관리 중심의 정책으로는 일상에 침투한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막기에 역부족하다."며 국가 정책의 패러다임 대전환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팬데믹 이후의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판타스틱 이니셔티브(Fantastic Initiatives)'를 통해 비효율적 관행을 제거하고 인류 공동의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금융 시스템의 역할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감정 처리 조절 등 미래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단순한 효율성 추구를 넘어 사회적 다양성과 평등을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 구축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동시에 자본의 축적을 넘어 '인류애 관리(Manage humanity)' 차원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국가적 역량을 펼 때라고주장했다.
■김종상 부원장 "국내 시험기관-SGS 협업 해외 원정 인증 불편"
국내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제 수준의 '적합성 평가 및 인증 체계'마련을 주장됐다.
김종상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부원장은 "국제 표준(ISO, ASTM 등)과 일치하지 않는 기술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과거 국내 인증(EL724)에 머물렀던 정책을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기술 규정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은 국내 시험기관인 KCL과 글로벌 인증기관 SGS 간의 협력을 통해, 국내 시험 결과만으로도 국제 공인 인증서를 발급받는 상호인정(MRA) 체계 구축 성과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고질적인 '해외 원정 인증'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끝으로 "유럽 등 선진국의 인증 장벽을 넘기 위해 정부의 선제적인 인프라 구축과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장의 비명… "제주의 청정 역설과 규제의 벽"
현장의 목소리는 더 절박했다. 라정임 제주ESG경영협회 이사장은 제주의 김녕 해변 미세플라스틱 밀도가 전국 평균의 4배에 달하는 현실을 고발하며 '청정의 역설'을 지적했다.
그는 "16년간 생분해성 기술 상용화에 매진했으나 과거에 머물러 있는 규제 탓에 혁신 기술이 사장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라 이사장은 제주를 '글로벌 탄소중립 실증 특구(규제 프리존)'로 지정해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이 식물의 뿌리를 통해 식용 부위까지 흡수된다는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플라스틱 생애주기 전체를 추적 관리하는 정책안 수립을 촉구했다.
■산업계 고충, "생산 규제보다 고부가가치 전환 지원을"
심도용 한국화학산업협회 실장은 무조건적인 생산 규제가 국가 기간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4위의 에틸렌 생산국인 한국이 중국발 공급 과잉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량 감축보다는 저탄소 공정 및 에코 디자인 전환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이 선행을 언급했다. LG화학과 SK그룹 등이 수천억 원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나 대외 여건 악화로 고전하는 만큼, 정부의 현실적인 '탈플라스틱 로드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순환경제' 리더 도약할 골든타임
원영길 선진이노텍 대표는 재활용만으로는 폭증하는 신재 플라스틱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음을 경고했다. 원 대표는 "2027년으로 제한된 생분해 제품 인증 기간 등 규제의 불확실성이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며 대통령 직속의 민관 산학 합동 TF'구성을 제안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플라스틱 문제를 단순히 '쓰레기 처리' 문제로 보던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기술과 정책, 금융이 결합된 '통합 배치 전략'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공표하는 자리가 됐다. 대한민국이 메모리 반도체와 조선업에서 글로벌 리더인 것처럼, 이제는 그 기술적 역량을 플라스틱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에 집중해야 할 때다.
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생산은 줄이고, 디자인은 혁신하며, 폐기물은 반드시 회수하는 전주기적 관리 체계를 법제화하는 것이다. 국회와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응답해 '규제의 칼날'이 아닌 '혁신의 발판'을 마련해 줄 때, 비로소 플라스틱 팬데믹의 종식은 현실이 될 수 있을 것.
■플라스틱 팬데믹, 전주기로 선회해야 종식
인류의 일상을 잠식한 플라스틱 오염이 환경 문제를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팬데믹' 단계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단편적인 사후 관리 중심 정책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경고했다.
통계상 재활용률에 가려진 '실질 재활용'의 저조함과 토양·해양을 가리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의 비가역적 피해는 더 이상 '분리배출'이라는 시민의 선의에만 기댈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국가 정책은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전주기적 대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플라스틱을 악(惡)으로 규정해 생산을 억제하기보단,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과 생분해를 고려하는 '기술 선도형 행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제주와 같은 오염 최전선을 '규제 프리존'으로 지정해 혁신 기술을 실증하고, 2027년 인증 만료 등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다.
플라스틱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자, 대한민국이 메모리 반도체와 조선업에 이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부 등 특정 부처의 칸막이를 허물고, 대통령 직속의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통해 기술과 정책, 금융을 유기적으로 '플라스틱 없는 세상'은 정교한 정책 설계와 과감한 제도적 결단을 발제와 패널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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