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국가균형발전 걸림돌 대물림 고리

고용철 기자

korocamia@hotmail.com | 2026-02-13 11:52:29

지역간 인구이동과 세대간 경제력 대물림
'인서울(In seoul) 줄 잇고 지방은 텅텅 비어
직업 의식도 왜곡, 빈자리 외국인들이 차지
저출산 고령화 균형비까지 기울려 더 심화
비수도권 거점대학 획기적 과감 투자 절실
지역별 비례선발제' 서울 대학 진학 확대
대물림 정도 RRS 측정서 뚜렷 양극화 나와
한국은행 정민수, 이다혜, OECD Volker 분석
노숙자로 살아도 서울이 낫다.  한달 총 생활비에서 차이가 난다. 1인 기준 서울 약 216만 원, 지방 약 128만 원으로, 약 88만 원이 더 든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자식 세대의 지위가 부모보다 월등히 나아지는 극적인 계층이동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왔다.

세월 변화 속도에 국가 지속가능한 전략은 느리거나 멈춰 있다. 사실상 고장난 브레이크로 돌변하면서 세대간 계층이동의 역동성이 이전에 비해 약화됐다.

사회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경고의 신호를 꾸준히 보냈다.

해양수산부가 내륙 행정타운인 세종시에서 제2의 수도 부산시로 내려갔다. 과거 해수부 산하 연구기관조차 수도권에 집중돼, 인턴직원을 채용해도 수십여 명이 몰렸는데, 부산이전이후 서너 명으로 지역 인력의 기반이 취약성을 드러냈다.

국제항구도시 조차 이런 악순환으로 아파트 미분양될 정도로, 청년 인구는 '인서울(In seoul)는 줄을 잇고 지역 대학은 미달이 반복되고 중소기업 일자리는 외국인들이 빈자리를 채우는 실정이다.

아주 고단하다는 인식으로 평배한 직업관때문인지, 어업, 조선, 항만 분야 청년층은 턱걸이 수준으로 대책이 시급하다고 아우성이다. 반대로 고령자는 더 늘었고 도시의 속도는 더 느려지고 있다. 걸음 보폭이 슬로우되는 상황에서 역동성을 발산하는 청년들의 의식은 존경의 풍토까지 왜곡되고 있다.

즉 지역간 격차는 거주지역의 대물림과 맞물려 세대간 경제력의 대물림을 확산돼, 인구의 절반가량이 수도권과 도청소재지 광역시로 몰리고 있다. 탈출생지역 현상은 국가전략산업에도 크게 역효과를 낳게 된다.

'지역별 계층간 부익부 빈익빈'이 개인의 문제가 국가 존립조차 흔들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균형비까지 기울려 지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된 자녀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어져, 결국 부동산 과잉공급과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형태로 역주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정민수, 이다혜, OECD Volker Ziemann은 우리나라에서 세대간 경제력 대물림의 양상이 변화했는지를, 거주지역 이주의 대물림 영향을 분석했다.

서울 수도권 편입은 기회의 제공이 많은 사회 경제 문화적 구조를 안고 있다. 

분석 근거는 대물림 정도를 측정하는 소득백분위 기울기(RRS rank-rank slope)가 0.25로 추정, 이는 부모의 소득순위가 100명중 10위 상승하면 자녀의 소득순위는 2.5위 상승한다는 의미이다. RRS가 1에 가까울수록 대물림이 심하다.

자산을 기준으로 한 자산백분위 기울기는 그보다 큰 0.38로, 소득에 비해 자산의 대물림이 더 강하게 나왔다. 세대별로 소득과 자산 최근 세대에서 대물림 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70년대생 자녀의 소득RRS 0.11, 자산RRS 0.28 → 80년대생 0.32, 0.42. 이는 계층이동 사다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과도 궤를 같이한다. 일반적으로 자녀가 부모 품을 떠나 타지역으로 이주시 교육환경, 직장 등 경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함께 변화하므로 경제력이 개선되고 나아가 세대간 대물림을 완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주한 자녀의 평균 소득백분위는 부모보다 6.5%p 상승한 반면 비이주 자녀는 오히려 2.6%p 하락했다. 또한 이주 자녀 집단의 소득 및 자산 RRS(0.13, 0.26)는 비이주 집단(0.33, 0.46)보다 뚝 떨어져 이주집단에서 세대간 대물림이 덜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주로 인한 자녀 세대의 소득계층 상승효과, 즉 이주효과가 출생지와 이주지에 따라 다르다는 점. 수도권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수도권 권역 내에서 이주했을 때, 특히 저소득층 자녀를 중심으로 계층 상향이동이 이뤄지고 있었다.

비수도권 출생 자녀들은 수도권으로 이주할 경우 경제력 개선폭이 커졌지만, 광역권역 내부에서 시도간 이주시에는 그 효과가 과거에 비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자리를 채울 빈자리는 미래 세대의 온기를 전하기는 불안한 사회, 정치 혼란, 대학의 불균형, 경제적 편중까지 겹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과거 세대(현재 50대)는 비수도권에서 태어나 거점도시 대학을 졸업한 집단과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한 집단의 평균 소득백분위가 각각 61.7%, 62.3%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근 30대 수도권 대학 졸업 집단의 평균 소득(61.8%)이지역 거점도시 대학 졸업 집단(53.3%)을 크게 상회했다. 이러한 변화는 거점도시 대학의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비수도권 전반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구조적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비수도권에서 광역권을 벗어나지 않는 이주가 경제력 향상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는 점은 저소득층 자녀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저소득층은 주거비 부담 때문에 서울·수도권으로 이주를 포기하고 인근 거점도시 등 권역 내 이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모자산이 하위25%에 속한 자녀는 상위25% 자녀보다 수도권 이주
확률이 43%p나 낮았다. 기회의 불평등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대물림 심화에 기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비수도권에서 태어나 고향에 남은 자녀들은 '가난의 대물림'을 겪고 있다. 그들 중 부모소득이 하위50%인 자녀의 소득이 여전히 하위50%에 머무는 비율은 과거(71~85년생) 50% 후반에서 86~90년생 80%를 넘어섰다.

반대로 소득 상위25%로의 진입 비율은 13%에서 4%로 하락했다.

개인 입장에서 비수도권 출생 자녀는 수도권으로 이주할 유인이, 수도권 출생 자녀는 수도권 내 잔류할 유인이 매우 크다. 이는 그간 청년층의 일방적인 수도권 집중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왔다.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국가 전체로는 지역간 양극화와 사회통합 저해, 나아가 초저출산에 이르기까지 큰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출생 및 거주지역과 맞물려 경제력 대물림이 심화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용이 될 재목이 강으로'가는 것을 돕는 이동성 강화 정책과 더불어, 보다 근본적으로 지역의 '작은 개천을 큰 강으로 탈바꿈'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원특별자치도 도민 1000여 명이 국회의사당으로 상경했다. 이들은 지역 차별을 없애기 위한 강원특별법을 즉각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강원도민 인구수 역시 타지방과 엇비슷해 인구가 감소추세다. 현재 30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교육시스템과 공공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먼저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의
이동성 강화를 위해 '지역별 비례선발제' 등을 통해 서울 상위권 대학으로의 진학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비수도권 거점대학의 교육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과감한 투자가 필
요하다. 소수의 거점대학이 특정 분야에서라도 서울 상위권 대학에 준하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선택과 집중'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향후 인구 감소와 재정여력 축소를 감안하면 비수도권의 산업기반 및 일자리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은 거점도시에 대한 집중 투자가 절실하다. 거점도시 중심의 지역 성장은 비수도권 내에서 지역간 이동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세대간 대물림을 완화하는 근본
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행정구역 통합 및 광역권 거버넌스 개편도 거점도시의 위상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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